밀라노 한복판에서 길을 잃다 밀라노 한복판 최근 대리석을 청소했다는 듀오모 성당이 기세등등하게 서있다. 마끼아또를 씹으며 아름다운 대리석 조각들의 면면을 음미하는 인파 속에 묻혀 뜨거운 햇살을 피해 들이키는 시원한 라거 한잔이 갈증을 달랜다. 거대한 성당 전체를 빽빽이 덮고 있는 수많은 인물상, 멋드러진 스토리를 담고 있을 그들 하나하나가 왠지 징그럽게 낯설다. 살아움직이는 듯 볼륨감있는 그들 하나하나의 육체와는 판이하게, 그들은 그저 광장을 메우는 인파처럼 의미없는 돌조각일뿐. 패션의 도시답게 흠잡을데 없는 옷차림의 남녀들이 유유히 광장을 걷는다. 시골스런 미국인들과는 달리, 타인을 보는 눈빛과 태도에서 이탈리언들은 도회적 이미지를 풍긴다. 광장은 수많은 여행객들로도 붐빈다. 불어, 독일어, 스페인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