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362

기자면 다냐고? 무례한 기자는 몇 퍼센트 쯤 될까?

어느 집단에나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겠다. 그러나 연거푸 나쁜 사람들을 만나면 그 집단이 죄다 나쁜 놈들처럼 생각된다. 우리나라 기자들, 어떨까? 한국에 온 후로 기자들한테 전화가 가끔 온다. 도대체 어디서 내 핸드폰 번호를 알아냈는지, 어김없이 핸드폰으로 전화가 온다. 물론 과학관련된 내용을 묻기 위해 오는 전화들이다. 예의바르고 정중하게 자문을 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가 더 흔하다. 금요일 저녁 7시쯤 된 시간, 퇴근해서 쉬면서 아내와 저녁을 먹으려 하는데 전화가 왔다. 어느 일간지 기자라고 한다. 3대 일간지 기자라고 하면 전화받는 사람이 고분고분 답해주리라 기대하는걸까? 그도 그럴 것이 언론의 덕을 좀 보려면 기자들에게 잘 보여야겠지. 그래서일까 어느 신문사 기자라고 밝히고는 마..

적응 중, 모르면 바보

요즘 15-20분 걸리는 출퇴근길을 걷고 있다. 날도 풀려가고 있으니 새학기에는 버스를 타거나 운전을 하는 것 보다 주로 걸어서 출퇴근을 하려고 한다. 오늘도 열심히 걸어 갔다 걸어 왔는데 목감기에 걸린 듯 목이 꽤나 칼칼하다. 앗, 알고 보니 오늘 황사주의보가 내렸다. 음... 이런 날에 황사 공기를 팍팍 마시며 열심히 걷는게 아니었는데.... 쩝 어제 오후 쯤인가 연구실에서 열심히 논문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가 밖에서 싸이렌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 소방차가 지나가나 싶었는데 계속 들리는 싸이렌 소리를 주의깊에 들어보니 이건 차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학교 전체에 울리는 싸이렌 소리다. 뭔 일이 생겼나 보다, 즉시 포털 싸이트들을 열었지만 별 속보가 보이지 않는다. 음... 계속되는 싸이렌 소리에 연구실..

서울장신대, 과학과 신앙 강의를 다녀와서

밤새 소복이 내린 눈으로 곤지암으로 내려가는 길이 너무 아름다웠다. 눈길을 염려해서인지 길에는 차들도 적었고 속도를 내는 차들도 많지 않아, 눈꽃이 만발한 경치에 바이올린 소리를 벗삼아 드라이브를 하는 기분이 무척이나 유쾌했다. 특강 강사로 초청을 받고 약간 놀라기도 했다. 춘계신앙수양회에 과학과 신앙을 주제로 한 특강이라... 그러나 최근에 과학적 무신론이 유행을 탔던 시기가 있어서 크리스천 대학생들의 과학과 신앙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짐작을 해 볼수 있었다. 이 문제는 크리스천 학생들이 많이 고민하고 있는 내용이었고 사실 어느방향으로 가야할 지 몰라 매우 갈팡질팡하고 있는 상황으로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 이번 학기도 여러 곳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기회가 생겼다. 그러나 한편 신..

금요일 늦은 오후, 잡념

5시가 넘었다. 새 학기 두번째 주가 후다닥 가버렸다. 오늘 정오까지 마감인 Subaru 망원경의 프로포잘을 내느라 어제 늦게 잠자리에 들었더니 몸이 피곤하다. 이번 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빡빡하게 수업과 연구와 프로포잘과 강연등이 진행되었다. 수업을 통해 뭔가 학생들에게 가르친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즐거움이고 (물론 준비과정은 고통이다^^) 연말에 낸 논문에 대한 심사위원의 평에 답해서 다시 논문을 낸 일도 큰 성과라면 성과다. 대학생들에게 신앙과 과학에 대한 강연도 했고 그 후에는 교수님들과 긴 대담시간도 가졌다. 그 얘기 다시 한번 하자. 오늘 오후에 학생들과 짧게 그룹 미팅도 하고 주말까지 일본에 보낼 서류가 대충 작성이 끝나자 피곤이 몰려온다. 내일은 서점에 가서 책이나 잔뜩 읽고 싶다. 날..

과학의 시대에 기독교 신앙은 유효한가

라는 제목으로 대학생들 대상으로 두시간 특강을 한다. 5백명쯤 되는 청중이라 눈빛과 표정을 보며 친밀하게 진행하긴 어려울 듯 하다. 그래도 대형강의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기를. 신앙수련회에, 과학과 신앙의 주제로 어떤 부흥이 있을수 있을까? 진정한 부흥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 하나님의 창조계를 아는 지식에서 온다면 나름 가능하리라. 기도해 주시라.

3월 1일의 캠퍼스

관악의 높은 자락엔 어젯밤 눈이 내렸다. 안개인듯 구름인듯 흘러가는 짙은 구름덩어리들 사이로 하얗게 덧칠해진 산새가 아름답다. 어느 겨울날 태백 역에 내려 보았던 그 산새와 낮은 하늘과 흐린 날씨가 떠올랐다. 차분한 캠퍼스에는 서서히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겨울이 길어도 좋은 건 그만큼 기다려진 봄이 있기 때문일 듯. 겨울 끝에 캠퍼스에는 졸업식이 있었고 차려입은 사람들이 잔디를 누볐으며 이제 3월을 시작하는 잔잔한 휴일을 맞고 있다. 사람없는 휴일의 캠퍼스를 좋아하던 괴벽은 스르륵 부활하여 연구실 청소니 강의 준비니 등에 오후 한 때를 쏟고 새학기를 기다리는 기대와 부담이 교차하는 내 마음은 저 산새처럼 뭐라 말하기 쉽지 않다.

눈 내린 캠퍼스

눈 내린 캠퍼스, 징그럽게 아름답다. 어제 밤늦게 까지 허블망원경 프로포잘 쓰고 오늘 하루는 일본이 쏠 SPICA 미션에 대해 종일 논하다. 저녁을 먹으며 한국이 리드할 FPC라는 기기의 사이언스 케이스를 담당할 덤탱이를 쓰고 2018년에 쏘아올릴 새로운 사이언스 미션과 한국의 천문학 미래를 논하며 취하다. 창밖에 눈길 줄 시간도 없었지만 점심/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에 부딪힌 눈꽃 핀 산새에 함빡 반하다. 5년 만에 보는 눈, 역시 계절의 여왕은 겨울이어라.

맘몬과 대형교회

우리교회, 아니 아직 등록을 안했으니 우리교회라고 하면 안될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출장 때문에 몇주 빠지다가 올해 처음 참석한 오늘 예배에서 우리 교회의 2010년 목표 중의 하나가 맘몬의 실체를 파악하고 그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맥락에서 오늘 설교말씀 중에 사랑의 교회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최근 2천억이 넘는 예산으로 건물을 짓는다는 소식때문에 다양한 비판과 염려가 나오고 있다. 설교에서 언급된 내용은 그랬다. 만일 사랑의 교회가 지역사회와 한국교회에는 미안하지만 성도들이 늘어 건물이 필요하고 우리 수준이 이것밖에 안되어 건물을 지을수 밖에 없다라는 자세를 취한다면 이해하고 기도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라 그렇게 물질적으로 커져가는 교회의 모습을 통해 한국교회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