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362

인천공항에 올때마다

인천공항에 올때마다 지친다.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일까? 두시간 쯤 걸리는 공항까지의 여행(?)이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하면 과장일까? 뉴헤이븐에 살던 초기에 JFK까지 가는데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려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것도 너댓번 지나자 익숙해졌었지. 낙성대에서 인천공항가는 여정도 이제 곧 익숙해지리라 기대한다. 좋은 데이타를 얻고 돌아왔음 한다.

Collaborating with God

...... Nature is divine creation; culture is human cultivation. God invites us to share in his work. Indeed, our work becomes a privilege when we see it as collaboration with God. John Stott, Through the Bible Through the Year 한국에서 보내는 며칠, 눈코뜰새 없이 시간이 지나간다. 귀찮고 짜증나는 일들을 해야할 때 확 내팽겨치고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꼭 든다. 특히 중요한 관측을 앞두고 맘에 부담이 있을때면 더더욱. 존 스토트의 묵상을 읽고 새힘을 얻다.

비극과 코메디

우리 인생에는 비극과 코메디가 부조리하게 조화된다 아이티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덮혀있고 한국에서는 웃음을 참지못하게 하는 사건들이 벌어진다. 강기갑의원의 무죄판결을 놓고 검찰과 여당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는데 판결의 핵심내용들이 궁금하여 뒤져보았다. 내용을 살펴보니 거참, 웃음을 참을수가 없다. 웃어야 할 사안이 아닌데도 자꾸 웃음이 나는 것이 슬프다.

연구 중

산타 바바라에 와서 벌써 며칠째 연구에만 집중하고 있으니 맘이 편하고 좋다. 동료들과 토론도 하고 연구결과들도 비교하고 앞으로 할 연구계획도 세우고 또 몇가지 막혀있는 문제들을 함께 해결하기도 하고... 오늘은 스펙트럼을 분석하는 작은 코드를 하나 짜서 지금 돌리고 있는데 랩탑으로 돌리니 벅벅 거리면서 아직도 돌아가고 있다. 저녁먹으러 갔다오면 결과가 나와있을지 모르겠다. 오늘 오후 콜로퀴엄이 끝나고 세미나 스피커가 보여주었던 내용중에 한가지를 다시 해볼 필요가 있을듯 해서 오늘 밤에 논문들을 뒤져보고 내일 다시 얘기하기로 했다. 쌈빡하게 여러 일이 진행되는걸 보니 자주 이곳으로 피신와서 연구하다가 돌아가야 겠다. ^^ 살던 곳이라 그런지 서울보다도 더 익숙하다. 남가주의 날씨는 기가막히게 맑고 해변에서..

산타 바바라

내 좋아하던 북극성 커피점 창밖 벤치에 70은 가까이 되어 보이는 두 남녀가 손을 꼭잡고 있다. 스테이트 거리를 천천히 걷다가 아마도 잠시 숨을 돌리는 듯. 꼭 잡은 두손이 마치 그들의 인생여정을 보여주는 듯 하다. 여행객처럼 보이는 그들은 다시 일어나서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눈부신 바다위에 surfer들이 유유히 출렁인다. 큰 파도를 기다리는 그들의 마음은 바다의 작은 일렁거림에는 아랑곳도 하지 않는다. 남쪽으로 드리워진 강한 햇살이 물결위로 반사된다. 아름답다. surfer들을 지켜보는 한 할머니는 젊은 시절 생각이라도 하는걸까? 아침에 잠시 드리웠던 구름이 걷히고 눈부히 산타 바바라의 날씨가 펼쳐진다. 조깅과 워킹 그리고 싸이클링을 하는 자들이 유유히 굴러가는 자동차들과 더불어 한폭의 그림을 그린..

미팅이 끝나고

택시를 나눠타고 오느라 둘레스 공항에 일찍 도착했습니다. 워크삽까지 5일간의 미팅이 끝났군요. 4천명이 모인 최대의 미팅이었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오늘쯤 되니 시차가 약간 적응되는듯 하는데 다시 서부로 날아갑니다. 둘레스 공항은 약 1년만에 오는 듯 합니다. 승객들을 각 터미날로 실어나르는 재미있는 생김새와 큰 바퀴를 가진 거대한 버스가 여전히 공항을 돌아다니고 있군요. 제 동료들이 거의 오지 않은 미팅이었는데 그래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인사도 하고 한국에 들어간 것도 알리고 한국천문학을 선전도 하고 했습니다. 물론 누가 어디로 옮겨갔고 누구는 어떤 새로운 연구를 시작했는지 보고 듣는 것도 재미있었고 여러 분야의 흐름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대략 파악해 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세션과 포스터들을 돌..

DC에서

워싱턴 DC에서 미국천문학회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켈리포니아에서 관측을 하고 와서 그런지, 한국에서 미국으로 학회참석하러 온 것이 처음이어서 그런지 몹시 피곤합니다. 동서부의 3시간 시차에다가 며칠전 밤에 관측을 했던것 그리고 한국과 서부의 시차 등등 몸이 정신을 못차릴 만도 합니다. 수많은 학회를 다녔지만 이번 학회처럼 피곤하게 느껴지는 학회는 없었는데 나이 탓이 아니라고 애써 부정해 봅니다. 며칠새 많은 아이디어들을 얻었습니다. 갑자기 해야할 일들이 쌓이는 군요.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을 다시 만나고 새로 만나면서 사이언스 얘기를 하는 것이 참 즐겁습니다. 아마도 사이언스를 하는 것이 천직인가 봅니다. 에너지 레벨이 50-60프로 밖에 안되서 아쉽지만 그래도 풍요로운 지적환경에 푸욱 잠기는 것은 가끔씩..

팔로마 천문대에서 새해를 맞이하다

팔로마 천문대에 관측을 왔다. 남켈리포니아의 햇살이 포근하다. 그럭저럭 좋은 날씨에 좋은 데이타를 얻다. 중간쯤에 집채만한 텔레스콥을 돌리는 모터에 문제가 생겨 스태프들이 망원경 안으로 들어갔다. 일생의 기회다싶어 따라 들어갔는데 망원경 왼쪽에 달린 west-arm 내부로 문을 열고 들어갔고 거기에 있는 오일 밸브들을 풀고 잠그고 펌프질을 했다. 오~ 상당히 쿨하다.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세계최대 구경을 자랑하던 팔로마 5미터 망원경이니 이런 일도 가능하다. 요즘 만들어진 10미터급 망원경과 달리 예전에는 망원경을 덮고 있는 돔도 엄청나게 컸고 망원경의 덩치도 무척 컸다. 그러니 망원경 내부로 들어가는 것도 가능하지. 작업을 끝내고 시계를 보니 바늘이 자정을 가르키고 있었다. 해피 뉴이어 서로들 한바탕..

까칠한 대한항공 카운터 직원

인천공항에서 긴 시간을 기다려 카운터로 나가 여권을 제시했더니 대한항공 직원이 이티켓을 달란다. 이 무슨 소리인가? 종이 티켓도 아니고 이티켓을 달라니. 전자티켓인테 뭘 달라냐고 했더니 그 다음에는 목적지가 어디냐고 묻는다. LA라고 했더니 미국입국할때 이티켓이 필요한데 지금 어디서 프린트를 할 거냐고 한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못알아들어서 약간 당황했는데 잘 생각해 보니 이거 이 직원이 까칠하게 나오는 거다. 수속할 생각은 안하고 미국입국수속할 때 보여달라고 할수도 있는데 지금 어떻게 출력을 할거냐는 거다. 그러니까 이테켓을 출력해서 갖고 오지 않았다고 구박하는거다. 완전 협박이다. 옛날 종이 티켓을 사용할때는 그런일이 있었지만 지금 전자시대에 그러니까 컴퓨터로 금방 확인이 되는 시대에 누가 이티켓을..

2009년 성탄

태안과 세상 - 손문상 화백 오랜만에 한국에서 성탄절을 맞았다. 서울구석 캠퍼스에서 살다보니까 소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별로 느낄수 없었다. 다행이었을까. 해마다 성탄절이면 어떻게하면 정말 성탄절답게 보낼수 있을까 고민한다. 한껏 차려입고 쇼핑몰과 젊음의 거리를 활보하던 철없던 시절은 이제 지났고 상업주의에 물든 돈쓰는 크리스마스를 비판하던 시절도 지났다. 화려해야할 것만 같은 크리스마스에 진정 주님은 어디에 계신걸까? 여기저기 무늬는 있는데 왜 주인공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을까? 성탄절에 교회에 갔더니 용산참사 현장에서 드리는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예배'에 공식행사로 참여한다고 한다. 안그래도 가보지 못해 빚진 마음이 구석에 있었는데 좋은 기회다 싶었다. 이름이야 어떻게 붙였든 어떤 이유로 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