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362

첫학기가 끝나다

교수로서 첫학기를 보냈다. 대학원생들을 가르치는 일에는 많은 시간이 들어갔지만 재미있고 유익한 경험이었다.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고 학생들과 만날 기회를 갖는 것도 좋았다. 물론 강의는 항상 부담되는 일이고 가르치는 것은 은퇴할 때까지 해야하는 일이라는 것도 실감했다. 그래도 한과목을 가르친 첫 학기는 적응과정으로서는 잘 한것이라는 자평을 해본다. 학과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그리고 연구비 사용이라든가 학생지도 등등 다양한 것들을 새로 배우는 과정이라 산만하고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한 학기였다. 그러다보니 막상 연구에 사용한 시간은 비교적 적었다는 생각이 든다. 박사과정을 마치고 PhD Candidate된 이후 지난 8여년의 기간 중에서 연구의 양이 가장 적었던 학기가 아니었을까. 그..

웨슬리가 다녀가다

한국에 온지 벌써 넉달이 다 되어 가지만 오늘에야 비로소 웨슬리를 만났다. 웨슬리 웬트워스는 80이 다 되어가는 그러나 아직도 열정적인 은퇴한 문서선교사, 한국 기독지성계를 위해 평생 일해온 한국을 사랑하는 총각, 그리고 나의 오랜 친구이다. 집에서 함께 칼국수로 저녁을 먹고 Christian Scholarship에 대하여 IVP와 IVF, 학사운동에 대하여 그리고 대학원생 사역과 기독교 교육에 대하여 한국의 기독교대학들에 대하여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어김없이 책 한권을 선물로 주면서 그 책의 내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려달라는 숙제를 주었다. 벌써 6,7년 전에 예일에 있을때 뉴헤이븐의 우리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함께 엠허스트로 올라갔던 기억이 난다. 그때도 이미 일흔 정도되는 나이였으니..

보는 것, 시력, 비젼

요즘 연구에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이 있다면 그 중 하나는 나의 약해진 시력이다. 소위 노안이라고 하는 별로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와 돋보기를 쓰기 시작한 것이 벌써 3년 가까이 되는데 평소에는 그래도 참고 논문이나 책을 읽을수 있다가도 피곤해지면 영 글자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안경이 꼭 필요하게 되었다. 직업상 하루 종일 컴퓨터 스크린을 들여다 보고 있으니 눈이 나빠질만도 한데 안과의사의 말로는 가까운 곳을 보기 위해 눈을 조절해줄 근육의 힘이 너무 많이 필요하게 된 것이란다. 그것이 원시라고. 눈이 피곤해져서 뭔가를 들여다보기가 싫어지면 말그대로 아무일도 할수가 없다. 결국 시"력"은 단순히 눈이 좋은 것 뿐만 아니라 보는 상태를 유지할수 있는 능력도 포함되겠다. 그 시력이 요즘 많이 나빠지는 ..

아, 한국사회

일본 출장을 다녀왔다. 바쁜 현실로 들어오니, 학회갔다와서 사람들과 토론한 내용들을 맘놓고(?) 파보던 포스닥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1월 한달 정도는 미국에 있을 예정인데 이제 한달 정도 밖에 안남았다. 한국에 들어온것이 조금씩 알려지나 보다. 동창들이 전화를 해와서 오랜만에 반가운 목소리들도 들었다. 여기저기서 강의와 원고청탁도 들어온다. 아, 한국사회, 정말 할일이 많다.

히라이즈미에서

오랜만에, 아니 3-4개월 만에 일본에 왔다. 도쿄 밖으로는 처음이다. 센다이 공항에서 내려 신간센을 타고 이키노세키를 거쳐 히라이즈미라는 작은 동네에 왔다. 다다미가 깔린 전통식 룍강에 묵는다. 1000여년 전, 히라이즈미는 일본 북부 쪽의 수도였다고 한다. 금광 때문에. 역사적인 도시에서 며칠 학회로 머무룬다. 한국 시골마을을 생각나게 하는 작은 동네. 며칠 도 닦고 갈 듯하다.

Snow Leopard 가 들어오다. 그의 이름은 Veritas

내 연구실의 새로운 식구, Snow Leopard가 들어오다. 기다렸던 만큼 기분이 좋다. Leopard보다 훨씬 빠르다더니 아직 구체적 테스트는 못했지만 갖가지 소프트웨어들을 인스톨하는 시간이 왠지 빠르게 느껴진다. 본체는 8 core니 메모리 8개를 깔고, 2TB짜리 타임켑슐을 준비해서 자동으로 타임머신으로 백업이 되게 설계했다. 큼지막한 모니터도 산뜻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디스플레이에서 나오는 선이 맥북이랑 쉽게 연결되게 디자인된 것은 좋은데 맥프로 본체로 연결하기에는 길이가 짧다. 책상 가운데 선이 빠질수 있는 구멍을 새로 냈다. 그래도 본체를 다리 옆에 둘수 밖에 없다. 그래 전자파를 다 마시자. 오랜만에 맥을 셋업하는 작업을 하니 시간이 꽤 걸린다. scisoft라는 패키지가 왠만큼 해결을..

발성법 세미나

지난 금요일에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마련한 발성법 세미나에 다녀왔습니다. 우지은 아나운서라는 분이 와서 2시간 동안 세미나를 진행해 주었고 참석한 20명의 교수들이 열심히 배웠습니다. 호흡, 발성, 발음 이 세가지가 각각 중요한데 그중에서도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나름 허스키한 목소리에 약간의 컴플렉스가 있어서 좋은 목소리를 만드는 노력을 해보겠다는 생각은 오랫동안 하고 있었는데 마침 기회가 왔습니다. 다양한 내용을 배우고 그리고 익히고 (두시간 동안 ^^)... 가장 기억에 남는 메세지는 목소리는 변할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의 경우도 아나운서 생활을 한지 3년만에 원하는 목소리를 갖게되었다는군요. 아, 노력없이 되는 것은 없다라고 먼산을 힘들게 볼수도 있겠지만, 노력하면 안되는 것이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