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362

귀국 준비

귀국준비라면 이제 곧 한국에서 새롭게 시작할 삶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준비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해야할일들을 마무리하느라 그리고 이사, 여행 관련해서 세부적인 것들을 준비하느라 막상 차분히 앉아서 삶에 대해서 생각할 겨를이 별로없다. 박사학위를 받고 서부로 이사올때, 그리고 산타바바라에서 LA로 이사올때는 그 즈음하여 지난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내다보며, 강을 건너는 과정 중 나는 어디쯤 와있는지를 오랫동안 묵상했었다. 내가 내디뎠던 징검다리들이랑, 그리고 바로 앞에 딱 하나 덩그러니 보이는 징검다리 돌 하나를 내다보며 삶과 인생에 대해 막무가내로 생각하고 곱씹었던 시간들이 있었다. 한 주동안 낮에는 블랙홀들의 질량을 재고 밤에는 박스 짐을 싸고 있다. 이제 짐은 거의 마무리된 ..

바쁘게 하루가 갑니다

마무리해야 할 연구들을 마무리하고 싶은데 시간과 집중력이 딸립니다. 아무래도 큰 이사를 앞두고 마음이 산만합니다. 뭔가 희망적인 예측이 보여 종일 코드를 돌리며 데이타 값을 보고 있었더니 벌써 퇴근시간이 가까와 옵니다. 무빙세일에 열심인 아내에게 하나씩 하나씩 더, 팔 물건을 더해주고 있었는데 이제 이삿짐 정리도 어느정도 되었습니다. 이사때면 직접 무빙세일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아내가 다 맡아주니 맘이 편합니다. 오늘 저녁엔 그릇과 부엌용품을 싸고 오늘 하던 한가지 프로젝트를 마무리해야 겠습니다.

코스타를 다녀와서...

2000년 부터 인연을 맺은 코스타에 올해도 참석하고 돌아왔습니다.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시는지를 목격하는 일은 항상 헷갈리는 일입니다. 내가 기대하는 대로 세상을 바꾸시지는 않고 불만과 불평이 한가득 나올만한 세상을 그대로 두시는 것 같기도 하지만 전혀 예측치 못하고 알지도 못했던 방법들로 세상 가운데 일하시는 것을 분명히 보게 됩니다. 이번에도 몇몇 코스탄들을 상담하고 조별 만남을 가지면서 순수하고 열정있는 청년들을 보았고 아주 작은 문제들에 가로막혀있던 길들이 뻥하니 뚫리는 것들을 보며 기쁨과 감사가 있었습니다. 신앙과 과학에 대한 강의를 하면서 느낀 점들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나누기로 하지요. 이제 곧 한국을 들어가게 되니 내년부터 코스타에 참석할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그래서인지 지난..

시간이 후다닥...

그래, 시간이 후다닥 지나가고 있다. 09년도의 절반에 서서 앞뒤를 슬쩍 돌아본다. 여독이 풀리기 전에 또 다른 여행이 있고 여행경비를 청구해서 받아내기 무섭게 다음 여행 경비가 지출된다. 프로포잘을 힘겹게 써내면 다음 프로포잘 마감일이 다가오고 코멘트를 달아 이메일을 보내고 나면 다음 논문 드래프들이 기다리고 있다. 방해받지 않는 시간, 잠자리에 누우면 아이디어들과 새로운 계획들이 머리속에서 트래픽 잼을 일으키고 말똥말똥해지는 정신을 짓누르며 잠을 청하는 노력은 대략 허사가 된다. 다음 학기 관측일정이 나왔다. 5개 다른 프로젝트에 열셋 밤의 관측 일정이 잡혔고, 두개 망원경의 스케쥴이 겹친 날짜를 조절하는 중이다. 이 중에서 3개 프로젝트는 내가 리드해야 하는 관측이고 2개는 동료연구자들이 해 줄것 ..

코모에서

시차 때문에 매일 서너시쯤 잠이 깨서 그런지 몹시 몸이 피곤하다. 이탈리언들의 삶의 정취를 맛보고자 아기자기한 와인바에서 괜찮은 와인을 마시며 수다를 떨다가 곳곳에 넓지막하게 자리잡은 트인 광장같은 공간에 붙어있는 식당의 파티오 앉아 맛깔난 음식도 먹어본다. 한국이 아시아의 이탈리아라는 농담이 있듯이 이탈리안들에게서는 왠지 모를 호감이 느껴지는데 학회에서 만나는 이탈리언들도 반갑다. 5,6년 만에 만난 사람들도 특이한 이탈리안 액센트가 담긴 영어로 반갑게 인사를 한다. 많이 배우고 또 새로운 사람들을 사귀고 그리고 첫 이탈리아 여행에 나름 흠뻑 젖어보며 한 주가 간다.

돈을 보여 달란다. 그렇게 없어 보였나.

런던 공항은 대여섯번째 인듯 한데 이번에도 흐리다. 캘리포니아에서 스포일되서 그런지 매번의 흐린 날씨가 낯설다 비행기에서 거의 잠을 못잤다. 요즘은 장거리 비행기를 타도 잠을 잘 못잔다. 나이 탓인가? 대신 논문 두편을 읽고 간단한 프로그램을 하나 짜서 데이타 분석을 했다. 패션의 도시 밀라노 공항에 내려 입국 수속을 밟았다. 역시 영어가 잘 안통한다. 장거리 비행기 여행때는 편한 옷이 좋아 허접한 옷차림을 하고 있어서 그랬는지 미국에서 잃어버린 패션감각 때문인지 열서너시간의 긴여행에 몰골이 말이 아니어서 그랬는지 혹은 드문 동양인이라 그랬는지, 컨퍼런스때문에 왔다고 했더니 호텔 예약이나 기타 서류를 보여달란다. 흠... 뒤적뒤적 호텔예약 프린트한 것을 보여 주었더니 못읽는 눈치다. 결국 갖고 있는 돈을..

언론소비자의 반격 - 조선일보에 편중광고하는 기업 불매 운동

조중동 광고중단 운동을 벌였던 언론소비자국민주권캠페인에서 반격을 시도한다. 한국사회의 근본적 문제중의 하나로 꼽히는 재벌언론의 편향성을 언론의 소비자가 직접 뜯어고칠 기회가 되지 않을까하는 바램이다. 합법적 소비자 운동에 동참하도록 운동의 방향을 설정한 언소주가 기특하다. 자, 과연 조선의 힘은 약화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