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귀국 준비

별아저씨의집 2009. 7. 24. 13:06
귀국준비라면 이제 곧 한국에서 새롭게 시작할 삶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준비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해야할일들을 마무리하느라 그리고 이사, 여행 관련해서 세부적인 것들을 준비하느라 막상 차분히 앉아서 삶에 대해서 생각할 겨를이 별로없다.

박사학위를 받고 서부로 이사올때, 그리고 산타바바라에서 LA로 이사올때는 그 즈음하여 지난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내다보며, 강을 건너는 과정 중 나는 어디쯤 와있는지를 오랫동안 묵상했었다. 내가 내디뎠던 징검다리들이랑, 그리고 바로 앞에 딱 하나 덩그러니 보이는 징검다리 돌 하나를 내다보며 삶과 인생에 대해 막무가내로 생각하고 곱씹었던 시간들이 있었다. 

한 주동안 낮에는 블랙홀들의 질량을 재고 밤에는 박스 짐을 싸고 있다. 이제 짐은 거의 마무리된 것 같고, 전기, 쎌폰, 케이블 등등 의식주 관련 얽혀있는 것들의 타래도 죄다 풀어냈다. 아내는 내일 한 끼를 남기고 남은 쌀도 처분했다. 

그래도 블로그에 끄적대면서 한국에서의 삶을 내다보고 미국에서의 삶을 돌아보고 싶다. 이민가방 4개로 시작한 미국에서의 지난 십년의 생활이 이렇게 많은 짐을 소유하게 하다니, 도대체 이 사태를 어떻게 바라봐야할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십년간 주의 은혜로 살아온 삶에 감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