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기독교 서적 26

관악북클럽 부활합니다.

"결국, 나의 믿음을 살린 것은 의심이었다." - 책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관악북클럽이라고 들어보셨나요? 6,7년쯤 전에 하바드대학 출판사에 나온 [창조론자들]이라는 제목의 벽돌책을 과신대에서 번역프로젝트로 추진해서 책이 탄생했습니다. 그런데 창조론자들의 역사를 다룬 과학사 같은 책이지만 누가 읽겠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번 모여서 같이 읽어보자고 만들었던 모임이 과신대 북클럽입니다. 페북에 포스팅을 해서 장소를 구한다고 했더니 서울대입구역 근처 여러 지역교회에서 연락을 주시고 독서모임에 사용하라고 세미나실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첫모임 때 - 아마도 여름 소나기가 오지 않았나 싶은데 - 처음 보는 분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어느 방에서 두꺼운 그 책을 앞에 놓고 자기 소개를 하며 앞으로 이 책을 몇번에 걸..

기독교는 성서의 종교가 아니다

기독교는 성서의 종교가 아니다 2020년에 읽은 가장 인상깊었던 책 중 하나가 더글라스 존 홀의 [그리스도교를 다시 묻다]입니다. 이 책을 번역한 이민희 선생님이 선물로 주신 책입니다. 주옥같은 내용들이 담겨있습니다. ‘부정 신학의 눈으로 바라본 그리스도교’라는 부제가 달려있는 이책의 각 장에 달린 부정의 제목들이 몹시 흥미롭습니다. 모태신앙부터 근본주의와 복음주의 지역교회와 선교단체를 거치며 한국기독교의 교회 문화 속에서 자라온 저의 신앙은 대학원공부와 유학생활, 그리고 과학과 신학에 대한 공부를 통해 또한 한국 사회의 현실 속에서 기독교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끝없이 던지는 긴 과정을 통해 서서히 변해왔습니다. 어쩌면 이 책의 내용은 긴 여정을 통해 현재엑 이르게 된 저의 신앙의 에센스를 보여주는 느낌..

C. S. 루이스의 판타지소설 '침묵의 행성 밖에서'

공휴일에는 책 한 권을 읽는다! 평소의 소신에 따라 책 한 권을 읽었습니다. 사실, 공휴일에 주말이 이어져 두 권을 읽기는 했습니다. C. S. 루이스의 SF 소설인 '침묵의 행성 밖에서'를 손에 들었습니다. 루이스의 책은 많이 읽은 편이지만 SF 우주 3부작이라고 알려져 있는 세 권의 책은 읽을 기회가 없었습니다. 나니아 연대기와 다르게 우주를 무대로 하기 때문에 과학판타지 소설로 분류되기도 하는 루이스의 우주 3부작. 그러나 사실 소설에 흐르는 근원적인 질문은 루이스의 다른 작품들과 비슷하다고 생각됩니다. 이 3부작은 각각 독립적인 소설로 볼 수 있는데요 1부 침묵의 행성 밖에서, 2부 페렐란드라, 그리고 3부 그 가공할 힘, 이렇게 제목이 달려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침묵의 행성 밖에서'는 주로 ..

뜻으로 본 통일 한국 - 구교형

한국기독학생회 출판부에서 이번 여름에 출간된 "뜻으로 본 통일 한국"을 읽었습니다. 월간지 '복음과상황'의 글들을 통해서 익숙한 구교형 목사의 책으로 '분단 시대를 꿈꾸는 그리스도인의 통일 교양'이라는 부제가 달려있습니다. 한국사회가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의 이면에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다는 사실은 상식일 것입니다. 물론 다른 원인들에 비해서 남북분단이 얼마나 근원적인 원인인가에 대해서는 각자의 시각에 따라 판단이 다를 것이지만, 남북분단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특수성이고 그런 면에서 통일 한국을 어떻게 내다 볼 것인가는 우리 국민이 던져야 할 중요한 질문입니다. 이 책은 함석헌 선생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와 제목이 비슷합니다. 부담은 크겠지만 한국사를 품는 기독교의 한 전통을 잇겠다..

[책] 약함이 강함입니다. - 김홍덕

오랜 만에 미국에서 맞는 추수감사절을 보냈습니다. 예전에 미국에서 살던 시절에는 주로 친구나 지인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연구년으로 미국에서 보내는 올해는 고향에 못가는 나그네처럼 그러나 여유있게 추수감사절을 보냈습니다. 김홍덕 목사가 쓰신 '약함이 강함입니다'라는 책을 밤 늦게 까지 읽었습니다. 지난 번에 동저자의 '지적장애인에게 세례를 베풀라'라는 제목의 책을 읽고 감상을 남겼지만 이번에도 많은 새로운 생각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다운증후군 딸을 키우는 목사님과 다운증후군의 아들을 키우는 전도사님의 장애인 선교와 사역을 다룬 책입니다. 다운증후군을 비롯한 여러 장애에 얽힌 일화들이 무척 재미있으면서도 장애 혹은 장애인에 관한 나의 꽉 막혔던 인식과 선입견을 보기좋게 깨뜨..

[책] 교회여 지적장애인들에게 성례를 베풀라 - 김홍덕

얼마전 참석했던 한 세미나에서 장애 신학에 관한 강의를 두번 연강으로 들은 뒤에 지적장애인들에 관해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강사였던 김홍덕 목사님이 저술하신 두 책 중에, 오늘 "교회여 지적장애인들에게 성례를 베풀라"라는 제목의 책을 읽었습니다. 세미나를 통해서 들었던 도전들을 새롭게 실감하게 됩니다. 지적장애인들에 세례와 성례를 베풀지 말아야 하는 어떤 이유가 있는 걸까요? 그들에게도 세례와 성례의 문을 열어야 합니다. 책 중에 이런 얘기가 담겨있습니다. 어느 교회에 꾸준히 출석하고 있던 24살 자폐장애인은 예배에 꾸준히 참석하고 성경공부 시간에도 내용을 곧잘 이해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질문을 받으면 항상 "노"라고 대답을 한다는 것이죠. 물론 모든 질문에 "노"라고 대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

[책] 거짓 신들의 세상 - 티머시 켈러

벌써 오래전 부터 티머시 켈러에 대해 궁금하긴 했는데 처음 읽어본다. 거짓신들의 세상 - 티머시 켈러 대학시절 읽고 충격을 받았던 하웃즈 바르트의 책, '현대, 우상, 이데올로기' 가 생각났다. 켈러는 우리가 추구하는 성과 돈, 성공과 권력을 거짓신들로 규정한다. 그러나 결국 우상은 나 자신이다. 성과 돈과 성공과 권력은 모두 나 자신을 우상화하기 위한 도구일 뿐. 예수의 도를 따르는데 가장 큰 어려움은 우리 마음 한편에 '나'라는 신이 다른 신과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신은 아무리 돈을 벌고 성공해도 그런 것들로는 만족되지 않는다. 티머시 켈러는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거짓신들을 찾아내는 방법을 4가지로 제안한다. 1. 별일 없을때 나는 무슨 생각을 하는가? 한탕해서 큰 돈 벌 생각을 한..

그 사람의 서재 - 새물결플러스

그 사람의 서재 복음과상황에서 몇 년 전에 기독 지성인들을 인터뷰하며 책 얘기를 꾸려 나갔던 '그 사람의 서재'라는 코너가 책으로 나왔다. 16명의 사람, 손봉호, 강영안, 이만열 교수님 같은 분들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젊은 학자들도 포함되었다. 이들의 책 얘기, 삶 얘기에서 배움을 얻는다. 이 분들의 대열에 함께 있다는 것이 부끄럽다

[책] 어떻게 투표할 것인가? - IVP

19대 총선 날짜가 내일모레로 다가왔습니다. IVP에서 지난 3월에 출간한 '어떻게 투표할 것인가'를 읽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 읽었던 '정치하는 그리스도인'에 이어 두번째 책입니다. 앞부분은 백종국, 김선욱, 김회권 세사람이 정치 전반에 관한 기본적인 원리들을 풀어냅니다. 한국 정치상황을 나름 정리하고 어떤 원칙 혹은 기준으로 한국 정치를 풀어가야 할지 논리적으로 전개합니다. 뒷부분은 각각 통일, 환경, 교육, 복지, 주택, 경제 정책을 다루는 6사람의 글이 이어집니다. 앞 3장을 읽었습니다. 백종국 교수의 글은 박정희 군사독재로부터 이명박 정부까지의 흐름을 짦게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인애와 공평과 정직의 원리로 그리스도인들이 정치에 참여, 투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공감되는 내용이 아..

[책] 정치하는 그리스도인

다음 주면 12대 총선 선거가 있습니다.어제 서울대입구역 봉천 사거리를 지나오다 보니 선거판이 시끄럽더군요.얼마 전 어느 정치인이 안철수 교수를 보고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거다라는 식의 멘트를 날린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정치를 정치가나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정치를 하니 정치가 이모양 이꼴입니다. 방송사들이 주욱 파업을 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고 민간인 사찰에 대한 증거들이 터지는 요즘은 도대체 어느시대인지 감이 잘 안 잡힙니다. 정치는 삶입니다. 혼자 살아가지 않는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동안 이해관계의 대립은 항상 있고 불평등과 부정의 문제는 항상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그 와중에서 의견을 조율해가며 가능하면 모두에게 바람직한 차선을 찾아가는 것이 정치이지요. 그래서 우리모두의 삶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