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돈을 보여 달란다. 그렇게 없어 보였나.

별아저씨의집 2009. 6. 21. 14:21
런던 공항은 대여섯번째 인듯 한데 이번에도 흐리다. 캘리포니아에서 스포일되서 그런지 매번의 흐린 날씨가 낯설다 

비행기에서 거의 잠을 못잤다. 요즘은 장거리 비행기를 타도 잠을 잘 못잔다. 나이 탓인가? 대신 논문 두편을 읽고 간단한 프로그램을 하나 짜서 데이타 분석을 했다.

패션의 도시 밀라노 공항에 내려 입국 수속을 밟았다. 역시 영어가 잘 안통한다. 장거리 비행기 여행때는 편한 옷이 좋아 허접한 옷차림을 하고 있어서  그랬는지 미국에서 잃어버린 패션감각 때문인지 열서너시간의 긴여행에 몰골이 말이 아니어서 그랬는지 혹은 드문 동양인이라 그랬는지, 컨퍼런스때문에 왔다고 했더니 호텔 예약이나 기타 서류를 보여달란다. 흠... 뒤적뒤적 호텔예약 프린트한 것을 보여 주었더니 못읽는 눈치다. 결국 갖고 있는 돈을 보여달란다. 이나라 저나라 여행을 해봤지만 돈을 보여달라는 질문은 처음 받는다. 흠.. 내가 불법취업하러 이태리에..? 지갑에도 달라가 얼마없었는데 지갑안의 캘리포니아 운전면허증이 눈에 띄어서 그랬는지 무뚝뚝하게 도장을 찍어준다.


알프스 근처의 코모라는 작은 도시에 도착했다. 밀라노 공항에서 여기까지 기차를 한번 갈아타고 왔는데 8유로정도 들었다. 미국에서는 공항에서 호텔까지 보통 택시비로 40-50불을 쓰는 것에 비하면 역시 대중교통은 유럽이 짱이다. 

여기도 런던처럼 날이 흐리다. 밤거리에는 잘차려입은 사람들이 붐비고 간간히 비가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