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 452

연구하는 화요일인디..

월수는 수업준비에, 수업에, 학생들과의 만남에, 목요일은 콜로퀴움에, 그리고 금요일은 주말 놀 궁리에 산만하데 비해 화요일은 조용한 편입니다. 문 잠궈 놓고 연구하는 화요일, 오늘은 손님 두분이 찾아왔습니다. 미국에서 윤여재 간사님이 반가운 얼굴로 아침 일찍 문을 두드렸습니다. 어젯밤에 갑작스레 연락이 왔고, 커피 한잔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코스타때도 매번 바쁘게 섬기는 터에 얘기할 기회가 없었는데 옛날 대학원시절 얘기도 하구... 그리곤 아내 친구 한분이 찾아왔습니다. 아내가 보험 든 것이 없어서 의료실비 보험을 들려고 요즘 인터넷을 뒤지고 연구중이었는데 마침 설계사일을 하는 친구가 있어 직접 만나 교육을 좀 받았습니다. 기존에 내 이름으로 들었던 보험들을 합해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부족한 부분..

개교기념일이랍니다.

캠퍼스는 조용하고 가을날씨 너무 좋습니다. 휴일이면 그날 어떻게 재밌게 놀아볼까라는 고민을 미리해야 하는데 그 고민을 할 여유가 없어 제대로 못놀고 있다고 핑계를 대면서... 학교에 나와 밀린 일들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어제 수요일엔 중간고사겸 리딩 숙제를 주고 한 이틀, 오랜만에 집중해서 연구를 좀 했더니 두뇌가 적응을 못하는 것 같습니다. 나른한 오후, 졸릴듯도 한데, 아마도 카페인이 필요한듯 합니다. 연구실에는 자그만 원형탁자와 의자 두개를 새로 들였습니다. 이제 팀 미팅도 할수 있다는. 연구실도 조금씩 내방같기 시작합니다.

unprofessional

복음과상황에서 나를 포함한 두사람의 대담을 기획한다고 연락이 와서 그 자리에 다녀왔다. 대담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커뮤니케이션, 진행 그리고 호칭까지 꽤나 unprofessional 했다. 부탁을 받은 뒤, 귀중한 하루저녁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글쎄 잘한 일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사실 어느 자리를 가나 기독교인들과 관련된 모임들이 무례하고 unprofessional 한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태생적 한계일까 아니면 한국적 상황일까

PC의 압력에 굴복(?)하다

한달을 버티고 PC를 샀다. Mac으로 도저히 버틸수 없는 이유는 인터넷뱅킹, 신용카드 사용등등 각종 금융관계가 죄다 액티브엑스를 기반으로 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플로러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 각종 공문이 죄다 아래한글 파일로 오기 때문이다. 스프링노트라는 싸이트에 가서 아래한글을 올리면 물론 내용을 볼수는 있다. 그러나 날마다 쉬지 않고 오는 각종 서식에 몇개 내용을 채워 푸린트하려고 하면 표들이 페이지에 잘리고 만다. 맥버젼 아래한글을 사려고 했더니 벌써 몇년전 판이 마지막 판이란다. 앞으로 안 나올거라는 얘기다. 이 모든 압박에 눌려 PC를 하나 사기로 했다. 중간사이즈의 노트북을 하나 골랐다. 언제 셋업을 시작했는데 아직도 셋업중이다. 물론 예전의 파워북이나 지금의 맥북의 산뜻..

금요일 오후 6시 5분

또 한 주가 지나갔다. 새가구들이 덩그러니 놓인 내 연구실은 여전히 낯설다. 날은 흐리고 비는 오지 않는다. 이제 급한 불들은 다 꺼졌고 사이언스를 생각해 볼 시간들이 생긴다. 그러나 그 전에 나는 이곳, 삶, 어떻게, 와 같은 문제들을 한참 생각해보아야 한다. 강물에 그대로 떠내려가기 쉽상인 이곳, 돈을 밝히는 사람이 될 것인가, 명예를 밝히는 사람이 될 것인가, 재미를 밝히는 사람이 될 것인가. 적진 한 가운데서 홀로 밤을 지새우듯, 생존에 대한 열망과 아득한 외로움이 낯선 땅의 신령한 기운들과 어울려 땅거미지듯 엄습한다.

UCLA 캠퍼스에서

오랜만(?)에 UCLA에 왔습니다. 날씨도 똑같고 분위기도 비슷합니다. 하긴 뭐 변할것이 있겠습니까. 오후부터 워크삽이 있고 8월말에 떠나면서 인사도 못한 사람들이 많아서 인사도 해야할 듯 합니다. 개강을 앞둔 캠퍼스는 조용합니다. 정들었던 오피스에 들어와보니 아직도 논문 등등 내 물건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이제 정말 떠난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진리의 길에서 떠난 자들을 위해서 기도하라

내 영혼이 잠시 쉴 예배처소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사치레나 겉으로 드러나는 인간적인 것들로부터 해방되어 지친 영혼을 잠시 달랠수 있는 잠시나마 조용히 그분께 집중할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거의 두달 가량 여행으로 그리고 세상욕심을 좇는 삶으로 지치고 메말라 있는 영혼에 한 말씀이라도 빗줄기가 내리기를 바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렇게 찾아갔던 동네교회는 대형교회들이 흔히 그렇듯 쇼 비즈니스 같은 느낌이 들어 찹찹했습니다. 그러나 말씀은 소소했지만 성가대가 부르는 성가에 담긴 구약의 말씀들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그분만이 주이시며 영광의 왕임을 고백하는 가사들은 욕심과 이기성으로 부대끼는 세상의 초라한 삶과 대조되며 찬란한 빛을 발합니다. 금송아지를 숭배하던 백성들이 하나님을 만난 ..

토요일 오후

한가한 토요일 오후, 아니 한가한듯한 기분만 드는 토요일 오후에 잠시 학교에 나와서 일을 하는 기분이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한국에 들어온지 2주쯤 되었는데 마치 한달은 지나간듯 합니다. 아직 친구들도 한명 못만났고 마감일이 줄이어 있는 프로포잘들과 강의 때문에 정신이 없지만 차등록까지 이사관련 문제는 이제 마무리된듯 합니다. 사람들 만나는 일은 한주 뒤에 미국출장을 다녀와서 조금씩 시작해야 할듯 합니다. 아직 한국에 온 기분이 들지 않는군요. 아침에 크리스체니티투데이에 들어갈 프란시스 콜린스 박사 인터뷰기사를 번역해서 보냈습니다. 한두달 전에 부탁받은것 같은데 오늘 마감일을 꽉 채워서 보냈습니다. 잡지가 나오면 한번 올려야 겠습니다. 어쨌거나 오랜만에 토요일 캠퍼스 기분을 느끼는 것이 나름 상쾌하긴 합..

새학기 첫날을 보내고

학기 첫날, 내일부터 시작될 강의 준비는 커녕, 며칠 뒤 마감인 프로포잘을 쓰느라 하루가 휘익 지나갔습니다. 새로 만든 신용카드 찾으러 은행에 갔다가 30분을 기다렸고 사무실에 가구가 들어와서 조금 시간이 들었습니다. 나머지는 죽치고 앉아 2페이지 짜리 프로포잘 내용을 만들고 다듬고 다듬고 다듬고.. 그리고 일본, 호주, 미국에서 함께 프로포잘을 내는 동료들이 보는 이메일에 틈틈히 답하고 논하면서 프로포잘을 완성시켜갑니다. 7시쯤 드래프트를 완성해서 보내고 귀가했습니다. 9월은 정말 바쁜 달입니다. 첫날부터. 저녁을 먹고 소화겸 산책을 잠깐 하고 와서 책상에 앉습니다. 지난 7월에 AKARI라는 근적외선 우주망원경 시간을 따기 위해 낸 프로포잘이 성공했다는 이메일이 와있습니다. 심사위원들의 평과 점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