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종교 이슈 320

[대담] 진화, 성경, 그리고 자연이라는 책 - 프란시스 콜린스와의 대화 (크리스채너티 투데이 한국판 2009년 10월호)

Christianity Today 에 실렸던 프란시스 콜린스 박사와의 인터뷰 기사가 이번 한국판 10월호에 실렸습니다. 번역을 부탁받고 원고를 넘겼는데 약간 편집이 되었더군요. 아무래도 프란시스 콜린스 박사의 입장이 한국교회에 부담스러운건 사실인가 봅니다. 여기 제가 번역한 원고를 올립니다. 진화, 성경, 그리고 자연이라는 책 - 프란시스 콜린스와의 대화 대담자: 칼 W. 기버슨 번역: 우종학 프란시스 콜린스는 과학사를 통틀어 가장 대담한 시도 중의 하나로 꼽히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책임자였다. 그는 최근에 바이오로고스 재단(BioLogos Foundation)을 설립하였는데 이 재단은 “자연의 영역과 영적 영역, 양자의 진리탐구를 지원하며 이 두 개의 서로 다른 관점 사이의 조화를 추구한다. 콜린스는..

창세기 1장- 물질적 창조가 아닌 기능적 창조

미국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월튼의 책, The Lost World of Genesis One - John Walton (IVP) 을 반쯤 읽었다. 창세기 1장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하는 이 책의 전반부의 중심주제는 바로 창조라는 것이 물질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기능을 부여하는 의미로 쓰였다는 것이다. 창조라는 말을 뭔가를 물질적으로 만들어 낸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럽다. 물질주의적 세계관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의 우리들은 창조라는 말을 당연히 그렇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그리고 문화를 공유하는 고대 중근동 지방의 독자들이었다면 창세기의 창조를 그런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창세기 1장의 창조는 물질적 창조를 의미하기 보다는 뭔가 기능을 부여한다는 의미로 사..

자연신학을 새롭게

알리스터 맥그라스가 자연신학을 재조명하고 있나보다. The Science of God과 The Open Secret에 이어 A Fine-tuned Universe라는 책을 냈다고 한다. 월리엄 페일리 스타일로 주로 변증에 사용되었던 방식보다는 '신앙에서 출발한 이해'를 위한 자연신학으로 자연신학의 논의 자체를 새롭게 정의하는 중인듯 하다. 그런 목적의 자연신학이라면 얼마든지 환영한다. 보다 건전한 과학과 신앙의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서 한국사회에 필요한 내용들 중에 신학에서 가져와야 할 것은 1. 창조기사와 관련된 성경신학적 이해 2. 자연신학의 한계와 자연주의-섭리(창조)의 관계에 대한 신학적 이해 라고 할 수 있겠다. 맥그라스의 저작들은 특히 2번과 관련하여 좋은 통찰력을 던져줄수 있을듯 하다.

[책] The Lost World of Genesis One - John Walton (IVP)

지난 7월 코스타가 열렸던 Wheaton college의 서점에서 책을 여러권 사왔다. 물론 신앙과 과학에 관련된 주제들의 책이 대부분이었다. 서점을 둘러보는데 휘튼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는 구약성경신학자, John Walton의 책 제목이 눈에 띄었다. The Lost World of Genesis One. 창조기사, 창세기 1장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다룬 전문가의 시각을 담은 책이다. 두주쯤 전에 도착한 이삿짐을 풀면서 책정리를 하다가 이 책을 조만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한국에 왔다는 소식을 알리려 웨슬리 웬트워쓰씨와 전화통화를 하던 중, 그가 이 책에 대한 얘기를 했다. 5월에 출판된 책이었으니 새책이라고 추천했을텐데 마침 그 책을 휘튼 서점에서 사왔던 것이 아닌가. 웨슬리 얘기를 ..

[책] Questions of Truth - Polkinghorne and Beale

지난 번 폴킹혼의 책, '쿼크, 카오스, 그리고 기독교'를 번역하면서 한국어판 서문을 받으려고 존 폴킹혼에게 연락을 취한 적이 있었는데 그를 대신해서 Nicholas Beale가 답장을 보내왔다. 그와 더불어 그는 새책 'Questions of Truth'가 2009년에 나온다면서 평을 부탁했었다. 책을 읽고 평을 해주겠노라고 답장을 한 기억이 난다. 오늘 오후시간 휘튼 칼리지 서점에 잠시 들렀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존 폴킹혼에게 던져진 51가지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책은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질문들에 한두페이지에 걸친 짧은 답글이 달리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잠시 서점에서 한 챕터를 읽어봤는데 쉽고 핵심을 잘 정리하고 있어서 유용한 책이 되지 않을까 한다. 뒤져 보니 책의 홈페이..

이안 바버와 리차드 니버

이안 바버가 예일에서 신학을 공부할때 리차드 니버 교수를 만났다는 점은 전의 글에서 살짝 언급했었는데 짐작했던대로 이안 바버의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한 4가지 유형론은 리차드 니버가 '그리스도와 문화'에서 사용한 유형론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Christian Berg에 따르면 초기에 이안 바버는 니버의 유형론을 따라서 종교와 과학의 관계를 5가지로 구분했다. 첫째, 과학과 대립하는 (against) 종교, 둘째, 과학에 속한 (under) 종교, 셋째, 과학위의 (above) 종교, 넷째, 과학과 분리된 (separate from) 종교, 다섯째, 과학을 변혁하는 (transforming) 종교이다. 그런데 이 다섯가지의 유형은 윤리적 컨텍스트에서 만들어진 유형이라고 볼 수 있는데 과학자와 그리스도인..

이안 바버의 생애

이안 바버가 자신의 80세 생일을 기념해 출간된 책에 실은 짧은 자서전을 읽었다. 아서 피콕이나 존 폴킹혼과 함께 종교-과학 분야의 거장으로 꼽히는 그의 일생은 그가 쓴 글의 제목처럼 오딧세이였다. 시카고 대학에서 물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네소타의 어느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그는 타분야 연구를 지원하는 포드 재단의 장학금을 받아 1 년간 예일 신학대학에 신학과 윤리학을 공부하러 갔다. 거기서 그는 리처드 니버를 비롯한 훌륭한 신학자들을 만나고 신학에 흥미를 느껴 휴직을 허가받아 1년 더 공부를 계속한다. 그리고나서 중대한 결정을 하는데 물리학으로만 만족하지 못하고 종교학 쪽으로 뛰어들기로 한 것이다. 그후 그는 물리학과 종교학을 반반씩 가르치는 자리를 얻게 되었고 드디어 과학-종교의 대화를 ..

오늘날 자연신학의 역할은 무엇인가? - 오웬 깅그리치

크리스천 천문학자들의 이메일에 오웬 깅그리치 교수에 대한 약간의 논란이 있길래 그의 입장을 다시 확인해 보고 싶었다. 많은 저술들을 남겼지만 설계추론과 관련해서 자연신학의 역할을 다룬 다음의 글이 그의 입장을 잘 대변해 준다고 본다. 이 글은 오래 전에 자연신학과 설계추론에 대한 다양한 크리스천 과학자들의 의견을 찾아보다가 웨슬리 웬트워스씨의 소개로 읽었던 글이다. 깅그리치 교수에 대한 설명은 그의 책, God's Universe 을 소개하며 간단히 했었다. 깅그리치 교수는 크리스쳔으로서 신의 창조와 신의 설계를 믿지만 지적설계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다. 지적설계론이 젊은 지구론으로 대변되는 창조과학과 똑같이 취급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보지만, 지적설계 이론들이 기존의 과학을 대변할 어떤 메카..

[책] 과학이 종교를 만날 때 - 이안 바버

창조-진화 논쟁과 같은 과학과 종교에 관련된 이슈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과학과 종교, 혹은 과학과 신앙/신학의 관계를 폭넓게 정리해 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물론 유형론이라는 것이 분명한 한계를 가질수 있고 현실적이지 못한 경우들도 많지만 공부하는 차원 혹은 교육하는 차원에서는 유형론 만큼 유용한 것도 없다. 과학과 종교 혹은 신앙의 관계를 유형론적 시각에서 다룬 책은 미국IVP에서 나왔고 내가 2003년에 번역한 '현대과학과 기독교의 논쟁 (살림)을 꼽을 수 있고 '무신론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IVP)에서도 간단하게 갈등론, 독립론, 상보론으로 소개한 바 있다. 이안 바버의 '과학이 종교를 만날때'는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4가지 유형으로 다룬 과학과 종교 분야의 클래식이라고 할..

[비평] 낸시 피어시의 '완전한 진리' - 첫번째: 5장 다원과 베렌스타인 곰의 만남

방명록에 오신 어느 손님이 질문을 남기시는 바람에 낸시 피어시의 책을 다시 집어들었다. 2년 전인가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들은 이유는 과학, 특히 진화론과 관련된 그녀의 입장과 그리고 지적설계론에 대한 주장을 좀더 살펴보기 위함이다. 나는 피어시가 '완전한 진리'에서 담고 있는 핵심적인 내용이라고 할수 있는 '세속적 세계관에 갇혀 있는 기독교를 탈출시켜야 한다'는 주장 자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그녀가 제시하는 구체적 분석과 대안에는 동의가 잘 안되는데 특히 과학과 관련된 내용들이 그렇다. 도대체 세속적 세계관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이 책의 상당한 부분을 할애하여 과학을 다루면서 그녀는 자연주의를 세속적 세계관의 하나로 꼽는다. 그리고 자연주의와 자연주의적 방법론에서 과학을 해방시키는 일이 요구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