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 452

2011년, 시작

짐 월리스의 '회심'을 읽으며 2011년을 시작하고 있다. 올 해는 논문도 한 10편 쯤 쓰고 한국에 정착하는 시기를 넘어 열매 맺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겠다는 생각도 하고, 2년 쯤 뒤면 교수 아파트를 나가야 하니 주거문제를 생각해 저축에 힘써야 겠다는 생각도 하고, 등등... 먹고사는 문제들을 주욱 생각하다가, '회심'이 생각났다. 특별히 날 정해놓고 부산떠는 것을 촌스럽게 생각하는 스타일지만 새해를 맞으면서, 뭔가 삶을 돌아보게 할 매개를 찾고 싶었던 듯. 반 년 쯤 전에 선물로 받아 고이 모셔둔 책을 꺼내 읽는다. 더 착하게, 더 선하게 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메세지들이 도통 눈에 안 들어오는 나의 강팍한 심령에 정말 필요한 것은, 역사와 사회의 상황, 내 삶의 자리에서 회심이 의미하는 바를 까발려..

2010년 2학기가 간다

빠르게 아주 빠르게 2010년 2학기가 지나간다. 여름의 끝에서 한 학기를 내다보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수업들은 종강을 했고 이제 거의 채점과 학점 처리만을 남겨 놓고 있다. 아, 종강 파티도 남아있다. 분주한 학기는 아니었지만 꽉 짜여진 한 학기였다. 학부생들 만난 것도 좋았고 지도하는 학생들도 연구의 진보가 있어 좋았다. 이번 학기, 특히 교육에 대해 많이 생각한 한 학기였다. 난, 어떤 교수가 되어야 할까.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등등. 크리스마스가 코앞이다. 연말에는 그리운 사람들도 만나고, 방학 동안 박찬 연구에 호흡을 가다듬어야 겠지.

난장판 국회

MB 정부 들어서 계속 예산안 처리가 상당한 잡음을 내는군요. 오늘, 여야 합의없이 날치기 통과된 예산안과 더불어 다양한 법안이 동시에 통과되었답니다. 그 중 하나, 서울대 법인화 법안도 뚝딱 통과되었군요. 상정이 어려울거라는 전망을 낳았던, 다양한 비판을 받던 법안인데 말입니다. 국회를 보변 매년 참 부끄럽습니다. 국회의원이나 보좌관들은 체력검증시험을 통해서 뽑아야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금뱃지 단 사람들, 권력은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국민들로부터 존경이나 심지어 존중도 못받는 직업군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원래 그랬다구요?

짧게 시애틀에...

미국천문학회가 열리는 시애틀에 짧게 다녀오기로 결정했다. 관측과 공동연구 등을 연결해서 가려다가 그냥 쌈빡하게 컨퍼런스만 참석하고 오기로 정했다. 늦은 발표논문초록을 받아주는 마감일이 오늘이라 막 초록을 제출했고 등록을 했다. 등록비가 500불 가량 되는군. 호텔비도 만만찮고. 미국에 있을때는 가볍게 생각했던 여행경비들인데, 이제는 한국물가랑 비교하는 것이 다시 익숙해져서 인지, 학생들, 포스닥 등 딸린 식구들을 생각해서인지 연구비 쓰는 것이 아깝다. 짠돌이가 되어가는 걸까. 어쨌거나 오랜만에 많은 천문학자들을 만나는 좋은 미팅이기를..

늦가을 금요일 오후의 나들이

인간과 우주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과천에 있는 국립과학관 천체투영관에 다녀왔다. 천체투영관을 구경하는 것이 주 목적이었는데 곁들여서 천체투영관용으로 제작된 짧은 과학영화도 볼수 있었다. 학생들이 많이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함께 나들이 온 것 같아 상쾌했다. 커피로 짧게 뒤풀이를 하고 나서 시간되는 친구들과는 저녁을 함께 했다. 수업을 넘어 보다 사적인 느낌의 자리, 학생들 관심사도 들을 수 있고 더 친해진 것도 같고, 나름 좋았다. 학기가 벌써(??) 끝나가지만 첫 교양과목 수업이라 많이 기억에 남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