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168

거대망원경과 한국천문학의 새로운 도약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한국천문연구원이 공동 주최하는 심포지움이 열린다. 거대망원경과 한국천문학의 새로운 도약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심포지움에서는 앞으로 한국이 참여하게 될 차세대 망원경 구경 25미터 짜리 거대마젤란 망원경을 통해 그동안 할수 없었던 연구들, 그러나 앞으로 가능하게 될 연구들을 살펴보는 흥미진진한 시간이 될 듯 하다. 거대블랙홀 연구는 거대마젤란 망원경 프로젝트의 주요 과학목표 중의 하나로 잡혀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이 주제와 관련해서 발표를 하게 되어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정말 오랜만에 학술대회에 가보는 셈인데 이분야의 주요 이슈들을 소개하고 최첨단 사이언스 내용들을 소개하면서 한국 천문학의 도약을 꿈꿔보는 시간이 될수 있기를 바란다. 자료집을 위해 발표내용을 보내..

과학이야기 2009.09.22

카네기에 들러서

파사디나에 있는 카네기 연구소에 들러서 잠시 시간을 보냈다. Luis Ho라는 잘 알고 지내는 staff scientist 와 두시간쯤 얘기를 나눈것 같다. 그는 여러분야에서 훌륭한 연구들을 많이했고 공동연구에 있어서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사람이기도 하다. 대학원시절 때부터의 인연, 특히 칠레의 라스 캄파나스 관측소에서 처음 만나 토론했던 것을 계기로 이어진 인연인데 그와 얘기하면 항상 많은 것을 배운다. 최근의 연구결과들에 대해 서로 소개하기도 하고 다른 연구들에 대해 토론하기도 하면서 공통관심분야인 거대블랙홀의 진화 분야에서 앞으로 이루어져야 할 주요한 연구들이 무엇일지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공동연구 주제를 물색하기도 하고 앞으로 학생을 보내 훈련시킬 가능성도 떠보고 그리고 내년 여름에 방문연구를 ..

과학이야기 2009.09.17

아름다운 저녁노을, 다 가질수는 없다.

5미터 헤일 망원경을 품고 있는 거대한 돔의 catwalk에 올라 해가 지는 모습을 본다. 해발 1700미터의 고지에 있는 거대한 돔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풍경이려니와 붉게 일그러지며 지고 있는 태양도 감동이다. 하늘엔 석양의 칼라가 분흥빛으로 물든다. 그래, 이렇게 아름다운 석양을 보는 날은 관측하기에 좋은 날이 아니다. 늦은 오후까지만 해도 맑았던 하늘에 남동쪽으로 부터 구름이 몰려왔다. 비가 올 가능성도 있단다. 해가 진지 30분 경과, 천문관측을 할 수 있는 완전히 어두워지는 시간까지는 아직 30분 이상이 남았지만 짙게 몰려온 구름탓에 돔을 열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하다. 레이다 사진과 적외선 사진 그리고 일기예보를 보니 아마도 오늘 밤 관측은 힘들 것 같다. 학생때, 그러니까 관측 초짜때 칠레에 ..

과학이야기 2009.05.22

팔로마 천문대 (Palomar Observatory)

지난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세계 최대의 망원경으로 이름을 날린 팔로마 천문대. 칼텍이 소유한 이 천문대에는 주경 5미터의 헤일 망원경을 비롯해 두개의 소형 망원경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3월에 이어 이번에도 팔로마로 관측을 간다. LA에서 두세시간이면 갈수 있는 거리라 부담도 덜한데다가 5미터급의 망원경은 아직도 상당히 큰 망원경에 속하기 때문에 좋은 기회이다. 팔로마 천문대는 천문학의 새로운 장을 연 역사적인 천문대이다. 마틴 슈미트 박사는 헤일 망원경을 이용해서 퀘이사가 먼 우주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내는 대상이라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PBS에서 방영된 팔로마 천문대의 다큐멘타리를 보면 흥미진진한 역사를 볼수 있다. 물론 유튜브를 통해 짧은 역사를 맛볼수 있다.

과학이야기 2009.05.21

레이져 빔을 밤하늘에 쏘다.

하와이에서 주말을 보내고 있다. 휴가가 아니라 출장을 온 것이라서 그리 낭만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신나는 표정의 여행객들에 묻혀 하와이에 오는 것이 그리 나쁘진 않다. 코나 공항에 내려 렌트가를 받아 와이메아로 올라왔다. 이번 관측은 이틀 밤에 걸쳐 전반부만 시간을 받았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쉬운 관측이다. 관측 프로그램에 따라 하룻밤을 반으로 나누어서 전반부(first half night)와 후반후(second half night)로 따로 배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이 바로 그런 경우다. 우리가 관측하려는 은하들이 이른 밤에만 보이기 때문에 전반부 관측이 끝나면 다음 팀에서 망원경을 넘기고 1시쯤에는 숙소로 가서 잠을 잘수 있다. 그러니까 밤을 샐 필요가 없는 만만한 관측이랄까. 물론 후반부 관측을 하게..

과학이야기 2009.05.04

한국천문연구원, 거대마젤란 프로젝트 협약에 싸인

지난 2월 6일 파다시나 소재, 카네기 연구소(the Observatories of the Carnegie Institution of Washsington)에서 한국이 거대마젤란 망원경 건설에 9개의 파트너 중 하나로 공식참여하는 협약식이 진행되었다. 사진은 협약서 서명을 한 뒤에 카네기 연구소의 웬디 프리만 박사가 한국천문연구원 원장인 박석재 박사에게 기념패를 전달하는 모습. 이날, 한국천문연구원은 한국의 천문학기관들을 대표해서 거대마젤란 망원경 프로젝트에 공식 참여했다. 거대마젤란 망원경은 지름 8.4미터의 거대한 주경(거울) 7개를 연결하여 25미터 급의 단일 주경의 효과를 가져오는 망원경으로 2010년대 후반에 완성될 예정이다. 현재 세계 정상급 광학/적외선 망원경들의 크기는 8-10미터 급으로 ..

과학이야기 2009.02.16

[내 책을 말한다] 블랙홀 교향곡

서울신문사에서 원고청탁이 들어왔습니다. 저자가 자기 책을 소개하는 '내 책을 말한다'라는 코너랍니다. 자기 책 얘기하는 것이 쑥스러워서, 출판사에서 소개글을 기고하면 좋겠다고 했더니 그보다는 저자의 글을 원한답니다. 얼마전 원고를 보냈는데 벌써 인터넷에 올라왔더군요. 내 책을 말한다. 블랙홀 교향곡 - 서울신문 (원글 가기) 어느 날 블랙홀이 내 삶의 중심에 불쑥 들어왔다. 지도교수가 떠나 방황하던 유학생 시절, 새 지도교수와 함께 블랙홀이 학위논문의 주제로 다가왔다. 오랫동안 천문학, 특히 블랙홀을 연구하면서 하고 싶은 얘기가 있었다. 박사학위를 마칠 때는 학위논문에 이런 감사의 문구도 실었다. 나처럼 천문학을 공부할 기회를 갖지 못한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한다고, 이제는 그들에게 뭔가 갚아야 할 때가 ..

블랙홀 교향곡 - 동녘사이언스 소개글

동녘사이언스의 편집자가 쓴 '블랙혹 교향곡' 책에 대한 소개 글입니다. 알라딘에 소개되었더군요. 편집자의 소개글이 낯간지럽기도 하지만 책의 내용보다 더 잘 썼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일단 저자를 대단하게 보이게 만드는 것이 전략이겠죠. 고지론적 성격이 강한 이런 전략을 앞으로도 비껴가기 어려울것 같은데 이에 대해서 마케팅을 전공하시는 ㄱ모님을 비롯해서 다른 분들의 비판이나 의견도 들어볼 만하지 않을까 합니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선정 2008 우수저작 및 출판지원 사업 당선작! 갈릴레오가 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측하기 시작한 지 400년이 지난 2009년 세계 천문의 해, 나사 허블 펠로우십에 빛나는 열혈 천문학자 우종학이 미지의 세계에 숨어 있던 블랙홀 이야기를 풀어놓다! 나사의 우주 탐사 계획을 스토..

블랙홀 교향곡

드디어 '블랙홀 교향곡'이 출간되었답니다. 출판사에서 사진을 보내주셨네요. 제 손에는 다음 주에나 올것 같은데 서점에는 곧 깔리지 않을까 합니다. 엘에이 서점에는 들어올지 모르겠습니다. 마구 서점을 들쑤셔 주어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 레이아웃과 디자인이 깔끔하게 된 것 같습니다. 표지는 뭐 그런대로. 출판사에서 재밌는 수식어를 붙였군요. 열혈천문학자랍니다. 사진도 들어갔다는데 조금 걱정이... 이 책은 최근 천문학의 결과들을 토대로 블랙홀을 가지고 독자에게 친절하게 다가가는 책입니다. 특히 그동안의 블랙홀에 관련된 번역서들이 많이 놓치고 있는 거대블랙홀들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칼라로 편집이 되어서 수록되어 있던 사진들이 볼 만할거라 생각합니다. 다들 일독을 해 보심이 어떨까요. 그런데 가격이..

한국, 대형망원경 프로젝트에 참여하다

한국이 거대 마젤란 망원경 (Great Magellan Telescope) 건설에 참여한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주관하는 이 프로젝트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심의를 거쳐 국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됨으로써 공식적으로 확정되었다. 과학선진국들의 일개대학이 소유할 정도로 작은 망원경인 1.8미터 급 망원경이 지금까지 한국이 보유한 망원경의 현실이었으나 거대마젤란 망원경의 지분을 갖게 됨으로써 한국의 천문학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할 기회가 온다. 거울의 면적이 켜야 많은 빛을 모을 수 있기 때문에 망원경의 성능은 망원경 거울 지름의 제곱에 비례한다.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망원경은 8-10미터 급의 망원경으로 한국의 1.8미터 급 망원경에 비해 20-30배의 집광력(빛을 모으는 성능)을 갖는다. 대마젤란 망원경 프로젝트는..

과학이야기 2008.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