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168

[책] 별 - 우주의 진화, 137억 년의 이야기

번역출판을 앞두고 있다는 책의 추천사를 부탁받았다. 성탄절 즈음에 썼던 글인데 최근에 책이 출판되었다. 원서 제목과는 다르지만 대중에게 쉽게 기억되는 짧은 단어로 제목을 정했다고 한다. 책 값은 비싸지만 완전 칼라판이다. 내 책도 이렇게 칼라판으로 나왔으면 좋았을거란 생각이 들 정도로 화려하다. 최종 편집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아직 확인못했는데 사진은..... 직접 보시라. 별 - 우주의 진화, 137억 년의 이야기 추천사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빛이 끊임없이 우리를 부른다. 오색찬란을 넘어, 눈에 보이지도 않는 빛들이 변화무쌍한 우주 얼굴의 베일을 벗기고는 끊임없이 손짓한다. 시시각각 터지는 우주의 불꽃놀이가 우리의 시선을 낚아챈다. 짧은 인생과 아담한 인류의 역사를 비웃기라도 하듯, 우주의..

Mac에서 X11 forward 하기

출장 가거나 집에서 내 연구실의 컴퓨터로 접속할 때 Remote Desk Top을 쓴다. 데스크탑 환경이 그대로 구현되기 때문에 내 연구실에서 사용하는 건지 원격으로 사용하는 건지 전혀 차이를 느낄 수 없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어카운트를 열어 주면서 ssh로 내 데스크탑을 로그인해서 X11을 포워드해서 쓸 수 있는지 테스트해 봤다. ssh -X을 쓰면 X11에서 구현되는 어플리케이션들이 원격 컴퓨터에 뜬다. 그런데 실제 테스트를 해 보니 IDL이라든가 IRAF등등 구현이 되지 않는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뒤져보니 /etc/sshd_config 파일에 있는 포워딩 옵션을 yes로 바꾸어주어야 한다. 즉, sudo su cd /etc 해서 sshd_config 파일을 열어 #X11Forwarding ..

과학이야기 2010.02.19

프로포잘 내고...

3년짜리 연구비를 신청하기 위해 프로포잘을 쓰느라 한동안 고생했다. 오늘 오후 늦게 신청서 접수 버튼을 클릭하고 나니 후련하긴 한데 쫌 허전허다. 한글로 써보는 첫번째 프로포잘이라 그런지 진도가 영 안 나가더니 설 연휴가 다 되어 발등에 별똥별들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글이 좀 써졌다. 하긴 뭐, 논문도 그렇고 한글로 그런 내용을 기술해 본 적이 없어 영 어색했지만 그래도 나름 선방했다. 나는 그동안 내가 쓴 수많은 프로포잘들을 몇개월 혹은 몇년 지나 읽어볼 때면 참 잘 쓴 훌륭한 연구계획이다라며 스스로 감탄한다. 이 정도면 당연히 관측시간이나 연구비 주어야 한다고. 우습지만 정말이다. ^^ 3월 부터 석사 학생 두 명을 받는다. 8명 석사신입생 중에 4명은 미리 지도교수를 정하고 지원을 했고 나머지 4명이..

과학이야기 2010.02.17

Space Command에서 레이져를 금하다

관측시작이 얼마 남지 않은 해질 무렵, Space Command에서 전화가 왔다. 이곳은 위성과 전투기 등등 국방과 관련된 일을 다루는 소위 미국의 우주사령부라고 할수 있겠다. 갑자기 전해진 메세지는 오늘 특별한 뭔가가 있어서 레이져 사용을 금한다는 것이다. 수 킬로미터 위에 있는 대기의 나트륨 층에 레이져를 쏘는 관측 방법은 지나가는 비행기 등등에 위협을 줄수가 있다. 그래서 관측자들은 하늘의 어느 영역을 관측하고 레이져를 쏠 것인지를 Space Command에 미리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행히 대부분의 관측 타겟들이 수초 정도의 closure, 그러니까 레이져를 꺼야하는 시간이 매우 짧아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전혀 레이져를 사용할수 없다는 메시지가 온 것이다. 이런 경우는 군사..

과학이야기 2010.01.28

레이저를 쏘며 관측 중

하와이에서 관측 중이다 자주 쓰던 Keck 1 망원경 대신 Keck 2 망원경을 쓰고 있다. 레이져를 이용한 관측이라 관측을 돕는 사람들이 여럿 있다. 레이져를 이용해 대기에 의해 이미지가 흐려지는 것을 보정하는 소위 laser adaptive optics라는 기술은 사용할때마다 감탄이 나온다. 켁을 사용한지도 벌써 햇수로 6년째가 되어서 그런지 관측 자체에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물론 자주 사용하던 Keck 1의 광학 분광기가 아니라 Keck 2의 소위 state of the art 에 해당하는 OSIRIS 라는 integral field unit 분광기를 사용하는 일이라 상당히 새롭지만 그래도 짠밥이 짠밥인 만큼 여유가 있나보다. 오늘 낮에는 해변에 잠시 다녀왔다. 파도소리와 그에 묻혀 휩쓸..

과학이야기 2010.01.27

블랙홀 쉐프?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블랙홀 쉐프. 블랙홀을 마구 요리한다고 붙여준 별명일까? 책으로 따듯한 세상을 만드는 교사들 (책따세) 가 2009년 겨울 추천도서를 선정했는데 '블랙홀 교향곡'이 뽑혔단다. 출판사에서 연말에 판매부수가 늘어났다면서 연락을 해왔다. 책따세의 어느 선생님이 추천글을 쓰면서 블랙홀로 맛깔난 요리를 하는 저자를 블랙홀 쉐프라고 불러야 겠다고 했다지. 별아저씨 말고 블랙홀 쉐프라는 별명이 하나 더 늘었다. 블랙홀 쉐프, 좀 으시시 하지?

블랙홀 교향곡, 2009년도 하반기 우수과학도서에 선정되다

블랙홀 교향곡이 우수과학도서에 선정되었다는 군요. 대학창작 부문에 5권이 뽑혔는데 그중에 포함되었습니다. 좋은 책이라는 얘기는 전문가들에게 많이 듣는데 판매량과 비례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함께 선정된 책들도 눈여겨 봐야겠습니다. ---------------------------------------------------------------------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최근 6개월간 국내에서 발간된 과학도서 가운데 올해 하반기 우수과학도서로 10개 부문 총 50종을 선정했다. 이번 우수 과학도서로는 ▲아동 부문 5종 ▲초등 부문 11종 ▲중·고등 부문 10종 ▲대학일반 부문 14종 등이 각각 창작과 번역 부문에서 선정됐으며 ▲만화 부문 3종 ▲시리즈 부문 7종을 포함해 10개 부문 5..

Subaru 망원경의 시간을 얻다

어제 매우 기쁜 소식이 이메일로 날아들었다. 지난 9월에 제출한 2010년 상반기 프로포잘에 대한 결과였다. Subaru는 일본 소유의 망원경으로 손가락으로 꼽을수 있는 8-10미터 급 망원경 중 하나다. 하와이 빅아일랜드에 있는 마우나 케아 정상에 켁 망원경, 제미니 망원경 등과 함께 자리를 잡고 있다. 이틀 밤의 시간이 내가 제출한 프로젝트에 할당되었다는 이메일이었다. 한국에 오자마자 썼던 프로포잘, 신임교수 오리엔테이션을 받으며 수첩에다 끄적끄적 드래프트를 쓰고 이사 등등으로 분주한 가운데 틈틈히 노트북을 두들겨가며 제출한 프로포잘이 성공이어서 상당히 기뻤다. 더군다나 책임연구자(PI)로 수바루 망원경에 처음 내 본 프로포잘이어서 더 기뻤고 미래에 한국-일본 간의 공동연구들을 할 발판이 될 듯 해서..

과학이야기 2009.12.02

신임교수 정착연구비, 그림의 떡인가

연구비는 연구활동에 중요한 밑천 중의 하나이다. 연구원이나 학생을 고용하거나 연구용 기기를 사거나 학술회의에 가거나 관측을 가는데 다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미국의 왠만한 학교에 신임교수로 가게될 때 가장 큰 이슈 중의 하나가 정착연구비 금액이다. 보통 오퍼를 받은 교수와 학교간의 협상이 이루어진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수만불에서 괜찮은 신임교수들의 경우에 몇십만불 정도의 연구비를 학교에서 지원받는다. 정착연구비가 중요한 것은 신임교수로 부임하자 마자 막상 연구비가 없기 때문이다. 프로포잘을 내고 연구비를 새로 따오는데 당연히 시간이 걸린다. 학교의 입장에서는 앞으로 많은 연구비를 따올 신임교수를 위해 그 정도 투자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서울대에서 오퍼를 받고 정착연구비에 대해 물어봤다. ..

과학이야기 2009.10.13

거대블랙홀의 비밀 풀어낼 것 - 매일경제

매일경제에 인터뷰기사가 실렸다. 거대블랙홀의 비밀 풀어낼 것 매일경제 기사 지난 주에 있었던 한림심포지움에 대한 기사가 많지 않아 한국천문학의 현재 위상을 보는것 같아 아쉬웠는데 바로 다음날 기자 한분이 찾아 오셔서 인터뷰를 했다. 여러 재미있는 얘기들을 함께 했는데 인터뷰기사가 나왔다. 내용을 보니,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간단한 형용사 (별로, 거의, 약) 들이 몇개 빠지면 뜻이 많이 달라진다는 것을 배운다. 기사는 간단해야 하기때문에 어쩔수 없는 한계도 있겠지만... 내용상 별로 틀린 내용은 없지만 앞으로 인터뷰를 한다면 더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도록 노력해야겠다. 한국에서 학자로서의 삶, 무겁다, 그러나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