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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매우 기쁜 소식이 이메일로 날아들었다.

지난 9월에 제출한 2010년 상반기 프로포잘에 대한 결과였다. Subaru는 일본 소유의 망원경으로 손가락으로 꼽을수 있는  8-10미터 급 망원경 중 하나다. 하와이 빅아일랜드에 있는 마우나 케아 정상에 켁 망원경, 제미니 망원경 등과 함께 자리를 잡고 있다. 

이틀 밤의 시간이 내가 제출한 프로젝트에 할당되었다는 이메일이었다. 한국에 오자마자 썼던 프로포잘, 신임교수 오리엔테이션을 받으며 수첩에다 끄적끄적 드래프트를 쓰고 이사 등등으로 분주한 가운데 틈틈히 노트북을 두들겨가며 제출한 프로포잘이 성공이어서 상당히 기뻤다. 더군다나 책임연구자(PI)로 수바루 망원경에 처음 내 본 프로포잘이어서 더 기뻤고 미래에 한국-일본 간의 공동연구들을 할 발판이 될 듯 해서 좋았다.

사실, 망원경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소위 instrument라고 부르는 기기들이다. 망원경에 부착하는 카메라라든가 스펙트로그래프 같은 측정장치라 생각하면 되겠다. 이번에 제안한 연구는 FMOS (Fiber Multi Object Spectrograph)라고 하는 적외선 스펙트로그래프를 사용하는 연구이다. 약 0.5 제곱 각도에 약 400개의 파이버를 위치시켜서 400개의 소스들의 스펙트럼을 동시에 얻을수 있는 놀라운 기능을 가진 이 기기는 아직 다른 8-10미터급 망원경에는 존재하지 않는 수바루 망원경의 독보적인 기기라고 할수 있다. 미국에 있는 나의 동료들은 어찌 일본이 선수를 쳤다고 개탄(?)해 한다. 현재 FMOS는 완성되어 테스트 단계에 있고 그래서 2010년 상반기 전체, 2월부터 8월까지 6개월 동안 사용가능한 것이 아니라 4월말이나 되어야 사용할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독보적 기기에 짧은 관측기간, 경쟁률이 높은것 상식이겠다. 

지난 주에 일본에서 학회를 하는 동안, FMOS를 지정한 프로포잘들은 겨우 두개 밖에 선택되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었다. 너무 기대하지 말라고 주변 분들이 이른 위로를 해주었었는데, 그 둘 중에 하나가 내 프로포잘이었다니. 수바루 망원경의 시간은 대략 10퍼센트를 외국인들에게 주고 90퍼센트를 일본 학자 혹은 일본의 대학/기관에 소속된 연구자들에게 준다. 어찌 흐믓하지 않겠는가.  NASA나 각국의 대학들이 8-10미터 급 망원경 시간을 하룻밤에 6-7만불씩 주고 산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것도 애국이 아닐까 ^^

FMOS의 PI인 오또 교수에 따르면 심지어 FMOS 기기팀이 제출한 프로포잘도 실패했다는 소문이다. 8미터 급 망원경에 선구적인 기기를 통해 영향력있는 사이언스를 한다는 것 생각만 해도 심장이 뛴다. 나 뿐만아니라 나의 동료들도 즐거워하고 있다.
Posted by 별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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