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168

[사이언스플라자] '영웅보다 다수의 과학자가 필요'

매경이 경제신문이라서 그런지 자꾸 돈 얘기만 하게 되는것 같아요. 이렇게라도 핑계를.... 매일경제 [사이언스플라자] 2011, 9. 21 대중은 영웅을 사랑한다. 어려움을 딛고 위대한 성취를 이룬 예술가나 운동선수의 성공담은 팍팍한 현실 속에서 소망과 대리만족을 준다. 위대한 지도자들에 의해 역사는 진보해왔고 한 사람의 위대한 영웅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듯하다. 그러나 영웅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뛰어난 인물은 여전히 요구되지만, 한 사람의 영웅이 복잡하고 분화된 21세기 세상을 뒤바꾸기는 어렵다. 능력 있는 대통령도 조직과 세력 없이는 나라를 꾸려갈 수 없다. 영웅의 역할이 옛날 같지 않다. 과학 혁명기였던 20세기 초에는 새로운 물리학을 탄생시킨 과학사의 영웅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과학이 고도로 ..

과학과 과학교육

과학과 과학교육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과학은 결국 과학교육을 어떻게 하느냐에 좌우될 수 밖에 없다. 경기과학고에서 4번의 강의를 하면서 고등학교 교육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대학원생들 교육/훈련, 대학생들의 교양과학 교육을 생각하기도 벅차지만 고등학생 과학교육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결론... 4번의 두 시간 짜리 강의를 통해서 우주의 진화와 거대블랙홀을 주욱 훝고 마지막 시간에는 내가 하는 연구들도 간단히 소개해 주었다. 힘찬 박수소리. 그리고 강의가 끝난 교실을 떠나지 않고 교탁 근처에 우르르 서서 질문을 던지는 아이들을 보며 한편 굶주려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과학 이야기, 과학자가 사는 이야기, 과학자가 세상을 보는 이야기 들은 앞으로 과학을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그들에게..

과학이야기 2011.08.30

[사이언스 플라자] 공정한 평가는 과학발전의 초석

이 칼럼의 독자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입니다. 너무 넓게 잡으면 별로 할 얘기가 없어지고 너무 좁게 잡으면 대중성이 떨어지고... 주제마다 넓혔다 줄였다 해야할 것 같습니다. 1800자를 훨씬 넘겨 글을 잘라냈는데 칼럼 스타일에 좀더 적응이 필요한 듯 합니다. 매경 사이언스 플라자 2011년 8월 17일 과학은 막대한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공공 분야다. 예산이 적합하게 배정되고 연구비가 효율적으로 사용되는지에 대한 철저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근대국가가 성립되기 전에는 과학의 가치를 알았던 귀족들이 과학자를 먹여살린 반면 현대에는 국가가 그 일을 대신한다. 과학자들이 다양한 연구제안서를 내놓으면 심사위원들은 국가를 대신해서 평가한다. 연구비가 많이 몰리는 분야가 발전하게 마련이다. 결국 ..

블랙홀에 빠지면 어떻게 되나요?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입니다. 블랙홀에 빠지면 어떻게 될지, 일단 걱정을 안해도 됩니다. 이미 죽은 목숨일테니까요. 그래도 그 과정이 궁금한 아이들은 여전히 질문합니다. 블랙홀에 빠지면 어떻게 되냐고. 블랙홀로 떨어지면 스파게티화 됩니다. 회전을 무시하고 블랙홀로 수직으로 떨어진다고 할 때, 블랙홀 근처로 가면 발끝에서 느끼는 중력과 머리끝에서 느끼는 중력이 크게 차이가 납니다. 그러다보니 몸이 주욱 늘어나서 국수처럼 되어버리는 것이지요. 국수처럼 길어진다고 해서 스파게티화라고 부릅니다. 물론 순식간에 일어나는 일이고 온 몸이 산산히 부서져 버릴 겁니다. 이것을 어떻게 체험할수 있도록 전시물을 만들지 걱정도 되고 궁금하기도 합니다. 국립과학관에 전시물이 완성되면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과학이야기 2011.07.17

[사이언스플라자] `먹고살기 위한 과학`만으론 부족

메일경제 신문에 한 달에 한 번 칼럼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이언스플라자 라는 코너인데 과학 관련 이야기들을 여러 저자가 돌아가면서 쓰게 되어 있나 봅니다. 짧으면서도 시사적이어야 하고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핵심적인 의견이 잘 드러나야 하는 그런 글을 쓰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독자의 공감대를 끌어내기 위해 양과 데이타로 승부할 수는 없고, 아무래도 글실력이 드러날 수 밖에 없겠군요. 잘못하면 일방적인 주장이 되기도 쉽겠다는 염려가 들면서도 해 볼만 하지 않을까 하는 의욕도 생기더군요. 어쨌거나 뭔가 생산적인 활동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이언스플라자] `먹고살기 위한 과학`만으론 부족 한국 과학경쟁력이 세계 10위권이라는 평가들이 종종 등장한다. 출판된 논문 수와 같은 양적 평가에 치우친 결과들을 ..

연구주제 오락가락…"이대론 大家 못키워"

매일경제 신문에서 기획기사를 내고 있습니다. 한국과학에 대한 진단과 더불어 젊은 과학자들의 목소리를 담아주는 좋은 기획이라 생각됩니다. 얼마전 기획기사를 위해 인터뷰 요청을 받아 1시간 정도 얘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기사에는 외국 과학자들에게 한국의 연구환경 매력도는 얼마나 될까. 한국의 젊은과학자들에게 물어보니 200명 중 48%는 `낮다`, 33%는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10명 중 8명꼴로 부정적 응답이 나온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펠로 출신인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미국 (과학자)친구들과 연락해보면 오겠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연구환경도 안 좋고 같이 연구할 (똑똑한)학생들도 없고, 월급도 작은데 누가 오겠느냐"고 했다. 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실렸습..

한국연구재단 연차실적보고서 만들다가 머리 뚜껑이 열리고 있다!!

머리 뚜껑이 마구 열리고 있다. 열받아 폭발한 에너지가, 산타바바라 대학 물리학과 건물인 브로이다 홀을 2층에서 6층까지 뚫고 마구마구 솟구칠 것 같다.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받은 3년짜리 연구비의 1년차 보고서를 만들어 접수하려는 중이다. 벌써 3일째다. 오늘은 다 된 보고서를 인터넷으로 접수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벌써 몇 시간째 실패 중이다. 그래서, 뚜껑이 열리고 있다. 처음에 연구계획서를 낼 때 썼던 내용들을 다시 다 써 넣는 등, 연차 실적보고서 자체를 만드는 것도 매우 비효율적으로 생각되었는데, 인터넷 강국이라는 한국의 보고서 접수 시스템은 나를 마구 왕짜증나게 한다. 액티브 X에 기반한 익스플로러를 사용하지 않으면 연구재단에 로그인부터가 안된다. 여기서부터 마음이 확 닫힌다. 게다가 아래한..

과학이야기 2011.06.25

내 학생의 첫 논문

박사과정 학생에게 준 프로젝트가 끝나서 논문 작업을 하고 있다. 제대로 논문을 써 보기는 처음이라 오랫동안 끌고 있던 그 학생이 드디어 논문 작업을 마무리해서 나에게 드래프트를 넘긴 것이 두 주 전이다. 역시 경험없는 학생이 쓴 논문의 드래프는 대수술을 필요로 한다. 구조와 내용, 표현 등 전체적으로 논문을 고치느라 한 1주일 공들여 작업을 했고 대대적 수정을 거쳐 지난 주에 핵심 동료들에게 보냈다. 한 주 정도가 지난 오늘 아침, 꼼꼼하기로 소문난 UC 얼바인의 교수인 Aaron Barth에게서 코멘트가 왔다. 일단, 논문의 그림 등등 데이타와 결과를 표현하는 작업이 탁월하다는 칭찬을 했고 몇가지 제안을 한 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훌륭한 작업이라 칭찬했다. 뿌듯한 코멘트다. 이번 논문은 나름 큰 의..

과학이야기 2011.05.11

허블 3D 아이맥스 영화

허블우주망원경에 대한 다큐멘타리 영화, '허블 3D'가 개봉되었다. 과학동아에서 영화평 원고청탁이 들어와서 본 영화. 시사회는 수업때문에 못가고 용산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1시간이 채 안되는 다큐 영화를 보다. 더군다나 3D영화라 안경을 쓰고 IMAX의 큰화면을 채우는 입체영화를 보는 맛이 그럴듯 했다. 몇년 전에 있었던 허블우주망원경 수리계획인 Service Mission 4를 중심으로 허블우주망원경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넓은 화면을 채우는 허블이 찍은 우주의 다양한 영상들을 보는 맛이 굉장하다. 자세한 영화평은 과학동아에서 소개하기로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