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168

카네기에서

출장 마지막 일정에 해당되는 코스로 오늘은 파사디나의 카네기 천문대를 방문했다. 물론 여기는 라스캄파나스 천문대를 운영하는 본부에 해당된다. 아침에 스타벅스에 가서 오늘 만날 사람들과 할 얘기를 한시간 정도 정리하고 그리고 카네기로 향했다. 오늘의 아젠다는 3명의 Staff Astronomer들과 논의를 하는 것. Juna Kollmeier를 먼저 만났다. 지난 가을에 아기를 출산해서 집에서 일하다가 오랜만에 연구실에 나왔단다. Eli라는 아기가 무척 귀엽다. 공동연구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결과들을 보여주고 차후 계획들을 나눴다. 그리고 3월에 낼 프로포잘 계획을 세우고 전략을 논의했다. 점심시간에는 Luis Ho를 만났다. 카네기에 들를때마다 에드윈 허블이 사용했던 연구실에서 노트북을 켜고 일을 하고 있..

과학이야기 2011.02.18

서울과학교실

이번 주에는 서울의 4개의 대학교에서 중1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과학교실이 열리고 있다. 저소득층의 중학생들을 뽑아 5개의 과학분야에 대해 대학교수들의 강의를 듣고 오후에는 직접 실험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서울의 200명의 중학생들이 지역별로 50명씩 나눠서 참여하는 중이다. 천문학 분야를 맡게 되어서 'CD 로 만드는 분광기와 우주' 라는 제목으로 학생들을 만나고 실험을 진행하는 중이다. 한양대, 서강대, 서울대를 거쳐서 내일 고려대를 마지막으로 내가 맡은 프로그램은 끝나게 된다. 어린 중1 학생들이지만 빤짝빤짝하는 눈빛과 강의 시간 내내 이어지는 질문들에 대해 골똘히 생각해 보고 자유롭게 답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 지역마다 약간 차이는 있지만 대채로 아이들의 참여율이 높다. 오후시간에는 직접 설계도 그..

Seattle, AAS 미팅이 끝나고

씨애틀에서 며칠 간의 미팅이 끝났다. 영 시차적응이 안된 미팅이었고 구두발표를 하지 않아 부담없이 편했던 오래만의 미팅이었다. 이번 미팅에 대한 감상 몇가지 적어본다. 십여년 간 미국천문학회를 다녔지만, 미팅이 열리는 컨벤션센터 근처의 호텔에 묵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마침 한국에 들어간 지인의 집을 사용할수 있게되어 도시 외곽에서 출퇴근을 했다. 그렇게 된 이유는 우선 정말 너그럽게 집과 차를 제공해준 그분들의 배려와 열린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공무원출장 규정이 아니었더라면 분명 예전처럼 가까운 호텔에 묵었을 것이다. 미팅을 앞둔 지난 11월에 대학본부에서 공문이 내려왔다. 해외출장 시, 공무원여비 규정을 꼭 지켜야 한다고. 그동안 서울대는 자체 여비규정을 적용해서 출장비를 ..

과학이야기 2011.01.14

외계생명체의 존재를 비소 박테리아에서 찾는다 - 제대로 된 실험 맞아?

며칠전, 우주생물학과 관련된 중대한 발표를 한다는 나사의 발표를 앞두고 대중매체들은 한껏 고조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막상 나사의 발표는 외계생명체의 발견이 아니라 인 대신 비소를 기반으로 한 박테리아에 관한 것이었다. 외계생명체의 존재를 나사가 발표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를 가졌던 네티즌들은 물론 왕창 실망했다. 그러나 그들을 위로라도 하듯 비소라는 원소가 인 대신 사용될 수 있다는 이번 발견 때문에 생물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한다는 식의 기사가 독자들의 눈길을 끌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사이언스 지에 한번 출판하면 와~ 하는 것은 글쎄 별로 바람직한 반응은 아니다. 과학이란 것이 뭐 그렇게 쉽게 결론을 내릴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한 연구팀이 낸 결과, 그 주장은 반드시 다른 팀들에서 의해서..

과학이야기 2010.12.09

외계인이라고라..

슈퍼 박테리아가 발견되었다는 나사의 발표 때문에 미디어가 시끄럽다. 기자들도 전화를 하고 방송국에서 인터뷰도 하잖다. 글쎄, 뭐 발견의 내용보다 너무 앞서서 들끓는것 같다. 슈퍼 박테리아에 관한 생물학적 연구도 더 진행되어야 하고 다른 과학자들에 의해 검증도 받아야 한다. 외계에서 생명체가 발견된 것도 아닌데 왜 이리 시끄럽나. 과학대중화를 위한 노력도 좋지만 가끔은 너무 오버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버도 오버지만 획일화된 목소리 밖에 내지 못하는 미디어도 못마땅하기는 마찬가지다.

과학이야기 2010.12.03

한국대학의 교수 vs. 미국대학의 교수

3일간 GMT 2010이라고 하는 워크삽이 열리고 있다. GMT라고 불리는 한국이 참여하는 거대마젤란 망원경 프로젝트의 파트너들이 모여서 GMT로 할수 있는 과학연구를 논하는 자리다. 오랜만에 보는 아리조나 대학의 한 교수와 잠시 얘기를 나누었다. 그 왈, '한국에 돌아오니 좋으니?' 나 왈, '그럼, 고향인데..' 그 왈, '학교나 과는 어떻고' 나 왈, '좋아, 재미있고..' 그 왈, '근데 너희는 수업을 잔뜩해야 하잖아' 나 왈, '응, 그건 그래. 한 학기에 두과목 가르치는 것이 기본이야' 그 왈, '그건 너무 많아. 한 학기에 한 과목 이상을 어떻게 가르치니? 미국은 2년에 3과목이 보통이야' 나 왈, '알고있어. 이번 학기 두 과목 가르치다 보니 논문 읽을 시간도 별로 없군. 그래도 대학원 학..

과학이야기 2010.10.05

우주의 목적과 우주의 종말

"사람은 어떤 일에 착수할 때, 특정한 목적을 둔다. 목적이 달성되지 않으면 그 계획은 실패한 것이다. 다른 한편, 목적이 달성되면 그 계획은 완성될 것이며, 활동은 중단될 것이다. " "만약 우주에 목적이 있고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우주가 계속 존재하는 일은 불필요하고 무의하게 된다. 그러므로 우주는 끝장이 나야 한다. 반대로 우주가 영원히 지속된다면 우주에 어떤 궁극적인 목적이 있을 수 없다." 폴 데이비스의 '마지막 3분'에서 (번역이 매끄럽지 않아 약간 수정했습니다)

과학이야기 2010.09.26

우주는 얼마나 클까? 관측 가능한 우주의 크기

빅뱅 우주론이 우주의 역사를 잘 설명해 주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우주의 크기를 알아내기는 어렵다. 교양과학 시간에 우주의 크기를 다루고 있는데 학생들의 표정이 많이 찌그러졌다. 흠... 어려운가? 빅뱅 우주론에 의하면 우주는 한 점에서 출발했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약간 잘못된 표현이다. 관측가능한 우주가 아주 작았다, 가령 포도알 만했다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이다. 관측가능한 우주란 우리가 볼수 있는 우주를 말한다. 이 말은 우주 공간이 무한히 크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볼 수 있는 우주는 한정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그것은 바로 우주의 나이가 유한하기 때문에 생기는 결과다. 우주의 나이는 137억 년으로 알려져 있다. 그것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나중에 얘기하기로 하고 일단 우주의 나이가 13..

과학이야기 2010.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