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포시 비가 내리는 창밖 너머에는 천년의 고풍을 자랑하는 더람 성과 성당이 말없이 자리하고 있다. 한 주 내내 날씨가 맑은 편이더니 학회가 끝나는 주말부터는 비가 내린다. 익숙한 날씨 인듯 아랑곳않는 사람들은 조깅을 하고 자전거를 탄다. 더람 성을 휘도는 작은 강 위에 현대적 모습의 작은 다리가 산뜻하게 걸쳐있다. 캠퍼스를 오가며 매일 건넌 다리지만 오늘따라 더람 성을 배경으로 현대의 역사가 겹쳐지는 듯 하다. 스코틀랜드의 침략을 맞아 잉글랜드 북방의 중요한 요새였던 더람이 큰 확장없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 신비롭다. 근대의 광산개발에도 불구하고 성과 성당을 두르는 더람의 중심부는 강으로 둘러싸인 크기 때문인지 옛모습을 담고 있다. 천년의 역사 동안 사람들의 삶은 변했을까? 북쪽의 침략을 막아 농민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