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 452

하루 종일 연구만 하기

어제 오늘 이틀 째 종일 연구관련된 일만 하고 있다. 학기 중에는 누려볼수 없는 럭져리 라고 할까. 동료들과 토론하고 논문 읽고 주제별로 논문 뒤져보고 새로운 그림 그리고 다른 동료들에게 이메일 보내고 답장오면 다시 토론하고 밥먹으며 새로운 결과들을 발표한 논문들 얘기하고 다시 데이타 살펴보고 이메일 보내고 스카이프로 다른 곳에 있는 동료랑 토론하고 그렇게 하루 종일 연구만 하고 있다. 방해하는 사람도 없고 산타바바라 날씨는 무척이나 쾌적하고.. 연구하기 정말 좋다. 물론 월드컵 기간이라 가만있을 수 없지.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방에서 TV로 살짝 월드컵 게임을 보고 점심시간에 학생회관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반 게임 정도를 본다. 브라질에 맞선 북한의 경기가 상당히 괜찮아 보였다. 후반전 중반으로 가면서 ..

Temple City의 평온한 아침

새들의 지저귐에 잠을 깨다. 템플 시티의 아침이 평화롭다.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워킹을 하는 동네 아저씨, 조깅을 하는 처자들, 잔디구장에서 야구를 하는 동네 아이들, 햇살과 함께 Sunday morning의 한가로움이 도심 외곽의 이 조용한 동네에 가득하다. 커피를 마시러 살짝 드라이브를 나간 거리에는 단층 집들이 이어진다. 집 앞에는 한두대의 차와 정돈된 잔디가 깍듯하게 자리하고 집안에는 아이들이 카툰을 보고 있을듯 하다. 미국 중산층들의 삶은 그렇게 남캘리포니아 날씨처럼 마일드하고 안 드라마틱할 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한적함 커피를 씹고 잠시 햇살에 취하다.

또 한 학기가 지나간다

순식간처럼 또 한 학기가 지나간다. 학생들의 수업평가 설문지도 받아보고 기말 시험 채점도 끝내고 어제는 늦게까지 성적처리를 끝내고 퇴근했다. 연구재단에 신청해야 하는 3년짜리 연구비 신청서도 마무리하여 올렸다. 빠듯하게 출장 전에 해야 할 일들을 마친 셈. 막상, 출장 준비는 비행기에서 부터 해야겠다.

수서교회에 다녀와서

문화예배라는 저녁예배에 약 100명 가량의 교우들이 모인듯 했다.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이 아닌 일반 교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라 조금 염려가 되었는데 그분들이 보인 상당한 집중도에 놀랐다. 어찌보면 창조과학이라는 개념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니까 너무 역사적 전문맥에 치중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깊이 들었다. 어쨌거나 좋은 경험이었고 콜린스 박사의 '신의 언어'를 읽으신 분들, 그리고 창조과학의 주장을 잘 알고 있는 분들도 있다는 사실이 고무적이었다. 무신론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의 후속편을 준비해야 할 때가 다가오는 듯 하다.

수서교회에 강의를 간다

하와이에서 돌아오자 마자, 연세대의 학회에 참석하고 그 다음날에는 학과의 교수 MT에 참석하고 돌아왔다. 초등 아이들에게 답장을 하나하나 쓰고 있는데 아직 다 못써서 붙이지도 못하고 내일은 수서교회라는 곳에서 과학과 신앙 강의를 한다. 대학생이나 대학원생, 혹은 교사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거의 처음에 가까운데 더군다나 1시간 강의라서 두시간 분량 중에서 어느 내용을 선택해야 할지 만만치가 않다. 더군다나 강의가 계속되면서 점점 더 살이 붙어 양이 들어나는 경향이 있는데... 어쨌거나 내일 오후 주의 일하심을 기대한다. 기도해 주시기를...

서울 흐림, 비? 그리고 공항, 낯선 사람들, 여행 설레임, 스트레스, 주절주절

2010년 5월 28일 자판을 두드려 날짜를 그려보니 마치 어린시절 읽던 공상과학소설들 생각이 난다. 거기에는 흔히 2000년이니 2010년이니 2020년이 하는 문구들이 소설 초반에 자리잡고 있었다. 범접할 수 없을 것 같던 그 미래가 어느덧 불쑥 내 눈앞에 놓여있다. 초등 때 보던 칼라백과사전에는 서울역을 입체적으로 만들어 지하 2, 3층으로는 지하철이 다니고 지하 1층은 지하도, 지상은 철도가 다니며 이층 위로는 쇼핑몰이 들어선다는 입체 그림과 설명이 있었고 그 멋진 그림을 보던 나는 신기하기도 들뜨기도 했었다. 우리집 옥상에서 내려다 보이던 서울역은 그때만 해도 일제를 생각나게 하는 오래된 건물에 철길위를 이어주는 다리가 하나 있었을 뿐. 역 그리고 공항 비까번쩍한 공항이 위세를 자랑한다. 공항에..

오늘 맛본 두 가지 유쾌함

저녁에 운동을 하다 한일전 축구를 잠시 봤다. 박지성이 때린 슛, 정말 통쾌했다. 한동안 축구를 못했는데 근질근질하다. 밤에 신문을 뒤지니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 대한 기사가 났다.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제작 지원사업 공모에 출품되었던 이 영화는 평가 점수가 낮아 선택되지 못하고 떨어졌다. 심지어 한 심사위원은 빵점을 주었단다. 이 대목에서 웃음이 터졌다. 영진위에서 탈락한 각본이 칸에서는 각본상을 받았다니. 아마도 정치적 판단이었겠지. 빵점을 준 그 심사위원, 요즘 밥이 넘어갈까?

결정적 증거라...

북한의 공산품 제조기술이 매우 좋은 것 같다. 여러 사진들을 통해 다른 부위를 보면 전반적으로 녹슨 정도가 매우 심한데 비해 1번이라는 글씨가 쓰여진 윗 부분은 마치 녹을 닦아낸 듯 보인다. 이것은 아마도 북한산 유성매직이 산화를 방지하는 매우 훌륭한 능력을 갖고 있어서 심지어 주변부까지 녹이 슬지 않게 해 준것이라는 결론의 소위 "과학적" 증거가 되겠다. 국방부의 이번 발표에 "과학적 증거"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그런 말을 사용하려면 "북한군이 발사한 어뢰의 충격파와 버블에 의한 폭발이 아닐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증이 이루어져야 하고 두 경우를 비교해서 어느 쪽이 더 합리적인가를 분석해야 한다. 그런데 그 부분은 전혀 다루고 있지 않다. 그러면서도 과학적이라고 한다. 북한군에 의한 격침 여부는 모르겠..

연세대 IVF 모임에 다녀오다

오랜만에 연대 캠퍼스에 다녀왔다. 마침 이번 주가 축제기간이라 백양로에는 장터가 들어서 있고 5월의 캠퍼스는 젊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봄, 대학, 축제, 젊음, 뭐 그런 것들 속에 어울리기에는 나는 한물간 세대가 아닌가 싶다. ^^ 그래도 스쳐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아주 잠시 기억 속의 들뜸을 맛본다. 전체모임에 가서 과학과 신앙에 관한 강의를 했다. 내가 캠퍼스에서 IVF를 하던 때보다는 훨씬 작은 규모였지만 그래도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서 열심히 듣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과학과 신앙에 관한 강의를 할수록 내용이 조금씩 보완되고 양이 많아져서 한 2시간 정도는 해야 어느 정도 하나의 스토리를 전할 수 있는데 1시간15분 정도 강의를 하고 20정도 질문을 받았다. 시간이 조금 아쉬웠지만 더 길게하면 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