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 452

[독서모임] 하나님의 나그네된 백성 - 스탠리 하우어워스

오늘 부터 약 세번에 걸쳐서 듀크대학의 스탠리 하우어워스 교수와 연합감리교 감독인 월리엄 월리몬의 공저인 '하나님의 나그네된 백성'을 읽고 독서모임을 합니다. 교회에 관련된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에 따라 추천된 책을 골랐습니다. 개혁주의 세계관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세상을 하나님의 나라로 변혁시켜야 한다는 식의 주장과, 내적치유나 개인영성을 강조하는 주장을 넘어, 세상 안의 하나님의 식민지인 교회가 바로 답이라고 주장하는 저자들의 주장은 상당히 새롭게 들립니다. 소위 세상을 잃어버린 보수적 우파와 복음을 잃어버린 진보적 좌파로 분단된 미국의 상황에서 저자들은 나그네로 살아가는 하나님의 백성들의 삶의 기초를 교회에서 찾습니다. 영어 제목이 재밌습니다. Resident Aliens. 미국에서 시민권..

[책] 한국교회 처음 이야기 - 이덕주 지음

전에 읽다 만 '한국교회 처음 이야기'를 집어 들었다. 공휴일에는 독서를 하라는 모토를 생각하며 책장을 훝어보다가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어쩌면 한국에서 다시 삶을 시작하게 될 지도 모르는 2009년이 시작하는 날, 한국교회 처음 이야기들을 읽는 것도 의미있겠다 싶었다. 책을 편집한 한수경 자매에게서 좋은 얘기를 들었던 책, 아내가 무척이나 재밌게 읽었던 책. 언제나 그렇듯 믿음의 증인들의 삶의 자취를 접하는 것은, 그것이 성경이든 혹은 다른 책이든 간에, 마음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서른 세 가지의 얘기로 개신교 첫 교회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성경, 특히 신약의 내용을 끄집어 내며 각 일화를 시작한다. 성경과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는 한국교회 이야기들은 그렇게 하나씩 보따리가 풀린다. 짧..

2009년을 맞으며

1월부터 주욱 늘어서 있는 출장계획들을 보며 꽉찬 느낌으로 새해를 맞습니다. 새 해 첫 날, 아내와 함께 히브리서를 읽었습니다. 톱에 짤리고 목이 베이고.. 고난을 당했지만 믿음을 지킨 증인들의 이야기가 주욱 이어집니다. 구름같이 허다한 예수의 증인들 있으니 모든 무거운 짐 얽매이기 쉬운 죄를 벗어 버리라. 그 찬양이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들의 이름을 주욱 나열한 후에 그들은 약속한 것을 받지 못했다라고 히브리서 기자는 기록합니다. 믿음의 사람들에 대한 얘기가 한번 더 이어지고 나서 또다시 그들은 약속한 것을 받지 못했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멀리서 그저 도래할 메시야를 내다봤던 그들. 그러나 그들은 그래도 믿음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이제 완성될 그의 나라를 내다보는 우리도 같은 ..

[독서모임] 하나님의 정치-짐 월리스, 책을 끝내고

어제 4번째 모임을 마지막으로 책을 끝냈습니다. 전쟁과 국제관계 문제를 다룬 3부와 경제정의와 가난의 문제를 다룬 4부를 거쳐 어제는 영적가치와 사회적 이슈라는 제목의 5부를 다루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내용은 대략 세가지인데 첫째가 생명윤리 (낙태와 사형제도), 둘째가 인종차별문제, 세째가 가족과 공동체가치입니다. 그리고 결론에 해당하는 6부에서는 냉소보다는 희망을 가지라는 얘기로 책이 마감됩니다. 어제도 11시 가까이 까지 열띤 토론이 있었고 여러가지 사회문제들이 엮여나오면서 뚜껑이 열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5,6부의 내용을 요약하진 않겠으나 결국 짐 윌리스는 미국의 정치상황에서 가장 주요한 주제들을 가난이라는 키워드로 뚫어가고 있습니다. 가난의 해결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지만 실천가능한 그리..

성탄절에

벤쿠버와 한국을 연이어 다녀왔더니 성탄절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동안 썰렁해진 블로그를 그래도 찾아오시는 분들께 미안한 마음이 들어 뭔가 글을 올리고 싶었지만 빠듯한 일정을 보내드라 시간적 여유가 없었을뿐 아니라 고민거리가 생겨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한국에는 갑자기 일이 있어 잠시 들어갔었는데 여러사람들을 만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뷰때문에 들어갔던거라 알아볼 것들도 알아보고 구체적인 생각들을 해 보느라 마음이 꽉 차버렸습니다. 성탄절입니다. 이제는 맑고 따듯한 캘리포니아의 성탄절이 익숙합니다. 아침에 교회가는 길에 비가 내려, 홈리스들이 걱정이 되더군요. 오늘 드리는 헌금은 혹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쓰일까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여러모로 마음이 분주합니다. 사람들이 기대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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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초겨울 날씨가 왠지 익숙합니다. 마주치는 사람들의 모습들, 밥한끼 먹으로 식당에 들어온 한 노인의 모습이나 귤을 싸주는 상점의 주인아저씨의 표정이나, 태평양 이쪽에서 살아가는 삶의 모양들이 낯설듯 하지만 왠지 익숙합니다. 역시 여긴 30년을 보낸 고향일테니까요 퇴임을 4년 앞둔 노교수님이 그러더군요. 50대가 넘어서 주변의 친구들이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보니까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노벨상을 타면 뭐하는가 삶의 다른 부분들이 망가지면. 너무 집착하지 말라는 노교수님의 조언이었을테지요. 제 중심 깊숙히 죄된 속성들을 봅니다. 주의 은혜를 갈구합니다. 어리석은 세상의 풍조들을 이겨내고 빈그룻처럼 허탄한 삶을 살지 않게.

왜 자꾸 딜레이되는건데!!

아직도 벤쿠버 공항입니다. 6시반 비행기가 40분 늦어지더니 한시간 반 더 늦어졌습니다. 캘거리 공항에서 오는 비행기가 눈폭풍 때문에 출발이 지연되었다가 드디어 떳답니다. 7시 45분 쯤 도착하면 8시 45분에는 보딩을 할 수 있다더니 8시 45분이 되니까 정비에 문제가 있다는 군요. 다른 비행기로 교체해서 11시에 출발한답니다. 그러더니 잠시 후에 다시 또 12시 50분에 출발한답니다. 우~~~~ 이거 뭐 벌써 미국 입국 심사를 했으니 다시 나갈수도 없고 공항 안의 가게는 모조리 문닫았고... 다행히 음식을 시켜준다는군요. 정말 꽝입니다. 이번에도 유나이티드로 표를 끊어서 돌아가는 비행기는 에어 캐나다인데 거참 우연이 또 겹칩니다. 어메리칸을 안타면 꼭 문제가 생긴다니까요. 지치고 배고파 할말도 안나옵..

두 교회

벤쿠버 공항에서 잠시 인터넷을 뒤지고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바로 미국으로 들어가 본 적이 없어서 입국심사를 캐나다 공항에서 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습니다. 친절한 심사관을 만나서 농담도 나누고, 아내는 비자만료가 내년 4월로 되어 있는데도 새로 받은 H1B, H4B 서류를 바탕으로 2011년까지 체류기간을 줘서 까다로운 문제들이 한 큐에 해결되었습니다. 여권도 둘다 내년 4월에 유효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체류기간을 보통 거기 맞추어 주었었는데 이 아저씨는 미국출입을 자주 안할 수도 있다는 것을 스스로 짚으면서 새로 I94를 작성하는게 어떻겠느냐고 하더군요. 내 경우에야 외국에 나갈 일들이 있으니까 새로 여권을 만들어 체류기간을 다시 받으면 되지만 아내는 일부러 출국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는데 아주 잘 되었습니..

벤쿠버에서 양승훈 교수님과

십여 년 만에 벤쿠버에 왔습니다. 세계에서 아름다운 도시로 꼽히는 벤쿠버, 그러나 12월의 날씨는 남부 켈리포니아에서 온 우리를 덜덜 떨게 합니다. 롭슨 거리에는 젊은이들이 넘쳐납니다. 이런 도시의 느낌은 맨하탄이나 뮌헨이나 도쿄나 벤쿠버나 다 같습니다. 양승훈교수님과 저녁을 함께 했습니다. 최근에 있었던 창조과학회와 관련된 얘기들도 듣고 본인이 1997년 부터 2003년 까지 겪었던 심적 부담에 대해 그리고 젊은지구론을 버린 이후 느꼈던 해방감과 하지만 아직도 창조과학회 1세대 동역자들에 대해 느끼는 짙은 동지애에 대해 들었습니다. 사실 한국의 창조과학자들 중에 양승훈 교수님만큼 공부를 한 사람은 없다고 봅니다. 예전에 웨슬리가 했던 얘기였습니다. 결국 글을 읽고 공부하는 학자는 자정능력이 있는 것입니..

[독서모임] 하나님의 정치 - 짐 월리스 1부 2부

오늘날 우리가 싸울 상대는 종교 근본주의자와 세속 근본주의자이다... 종교 근본주의자들은 불신자들에게 신정 정치의 교리를 강요하려하고, 세속 근본주의자들은 믿음에서 나오는 필수적인 도덕적, 영적 가치를 공적 영역에서 몰아내려 한다...우리는 종교와 정치 사이의 깊은 연관성을 주장하는 한편, 교회와 국가 사이의 적절한 경계선을 유지하여 종교적 혹은 비종교적 소수자들을 보호하고 국가의 종교 통제를 예방해야 한다. 1장 믿음을 되찾자 중에서... 1부에서 2부까지 6장을 읽고 첫모임을 가졌다. 짐 월리스가 주장하는 핵심적인 내용은 결국 미국의 정치 상황이 직면한 양극화의 흐름, 종교 근본주의와 세속 근본주의의 이분법을 극복하라는 것이다. 그는 현재 미국에는 세가지 입장이 있는데, 첫째 모든 면에서 보수주의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