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362

복음과상황 - 와와클럽에 다녀오다

매달 복음과상황이 마련하는 와와클럽에 다녀왔다. 홍대근처에 있는 커피밀도 처음 방문하는 것이고 와와클럽도 처음이다. 홍대근처의 젊은 분위기도 좋았고 아기자기해 보이는 커피점의 느낌도 좋았다. 15분 강의를 한 뒤 질문을 받아달라는 부탁을 받아 조금 난감했다. '종교와 과학의 근본주의를 넘어서'라는 다소 거창한 제목에 비하면 이야기의 틀을 형성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았기 때문이다. 과학과 신앙에 관련된 주제는 어느정도 밑그림을 그려주어야 질문과 토론이 가능해지는데 처음부터 질의응답으로 시작하면 내용의 흐름이 상당히 산만해 질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과학적 무신론과 젊은지구론과 같은 극단적 문자주의를 경계하는 내용을 담아 짧게 강의를 하고 참석자들과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복상의 독자들, 와와클럽에..

모순

논문쓰기 작업에, 강의준비에, 학생들 연구지도에, 콜로퀴움 담당에, 연구프로포잘 준비에, 연구비 정산과 관리에, 외부 강연에, 잡다한 글쓰기에, 출장준비와 출장과 출장보고에, 행정 업무에.... 바쁘다. 그러면서도 바닥 없는 나락을 떨어지듯 한없이 외로울 때가 있다. 아마도 너무 바빠서 외로운 것일까? 이건 말이 되는 얘길까?

대학은 교육기관이다

출장을 다녀왔더니 그간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또 한 명의 카이스트 학생이 자살했다. 자살한 학생의 개인적 문제로 보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너무 크다. 서남표 총장의 카이스트 개혁을 주욱 못마땅하게 봤던 이유는 그가 성공적으로 해낸 일도 있겠지만 한편 그가 대학을 회사처럼 보는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흔히, 사회에서는 결과가 중요하지만 대학에서는 그래도 여전히 과정을 중요하게 본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무한경쟁 체제에 내몰린 대학에서는 역시 결과만 중요하다. 나름대로 객관적이라는 대학평가 기준을 만들어 세계의 대학들의 순위를 매기는 일도 우스꽝스럽지만, The TImes 같은 신문사에서 정하는 그 기준들에 목이 메여 질질 끌려가는 대학들도 우습다. 그저 세계 100대 대학, 50대 대학 안에 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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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온 것 같다. 거무튀튀한 자켓이 답답하게 느껴진다. 봄비가 올것 같은 흐린 하늘에 탑승을 기다리는 공항에선 왠지 시간이 멈췄다. 3월 한달이 쉴틈없이 빠르게 돌아갔다. 많은 연구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지혜를 배우는 중일까? 그래도 학생들이 결과를 내기 시작하니 일은 재미있어 진다. 오랜만에 다시 밀라노로 간다. 기대를 안했는데 구두발표가 주어졌다. 이런 작은 미팅은 정말 토론하고 공동연구를 만들어내기 좋은 미팅이다. 그런데 바쁜 일정들 때문에 왠지 충분히 준비가 안된 것 같은 느낌이다 내 발표준비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이 발표할 내용들에 대한 공부도 덜 끝났다. 밀란에서 여유있는 시간을 갖고 싶었는데 잘 안 될듯... 곰곰히 생각해보면 일에 대한 욕심이 있는 것 같다. 연구뿐만 아니라, 다른 일들..

자우림에 꽂히다!

'위대한 탄생'을 보다가, 처음 보는 사람이 심사위원, 멘토를 하길래 누군가 궁금했습니다. 그러다가 그녀가 자우림 밴드의 싱어라는 걸 알게되었죠. 십년 가량 외국생활을 했더니 한국가요 십년치를 잃어버린 셈인데, 종강파티 때, 대학원생 중 한명이 불렀던 기억나는 노래, '이렇게 멋진, 파란 하늘아래...' 로 나가는 융단 어쩌구 노래가 바로 그녀가 부른 노래 더군요. 유투브를 주욱 뒤져 자우림 노래들을 듣다가 팍! 꽂혔습니다. 특히, '봄날은 간다'에 내 젊음 생각이 나, 가슴이 저려오더군요. 자우림, 음반을 사서 들어야겠어요. 근데 요즘은 다운 받는 추세니, 음반 사겠다는 것도 쫌 그렇군요.

방학 마지막 한 주

시차 적응할 시간도 없이 월요일 부터 빠듯한 한 주를 보냈습니다. 허블우주망원경 시간을 얻기 위한 프로포잘을 미국 동부 시간으로 금요일 저녁때까지 제출해야 했기 때문에 전세계의 많은 천문학자들이 바쁜 시간을 보냈을 것입니다. 전 세계 모든 지상, 우주 망원경을 포함해서 아마도 허블우주망원경의 시간을 얻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만큼 경쟁이 심한 것이죠. 작년에 아쉽게 탈락한 프로포잘을 수정하고 보완하는 작업을 지난 주에 칼텍에 있을 때부터 하고 있었는데 마무리해서 어제 제출했습니다. 이것이 되면 제 학생 중의 한명의 박사논문 주제의 일부가 될텐데 말이죠. 공동연구원으로 들어가는 다른 여러개의 프로포잘들은 마지막 버젼에 코멘트를 해주고 마무리 되었네요. 두 주간 연구진행상황을 학생 한명 한..

귀국

조금 전에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서울가는 리무진 버스를 탔습니다. 좋군요. 버스에서도 인터넷이 되고.. 역시 한국의 힘일까요 ^^ LA에서 오전 11시에 출발했고 서울에 오후 5시반 도착이라 아주 긴 하루를 보냈습니다. 비행기에서도 논문도 주욱 좀 쓰고, 한국에 완전히 적응했나 봅니다. 이제 서울에 오니 집 같습니다. 두주 동안 환대해준 동료들, 친구들, 지인들 모두 감사합니다. 내일부터 한 주는 아마도 치열하게 보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