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신앙 110

[213호 과학칼럼]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다 (복음과상황 2008년 7월호)

복음과상황 [213호 과학칼럼]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다 수배자 전단에 실린 어느 용의자가 ‘얼짱’이라는 이유로 누리꾼들에게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예쁘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는 말이 실감나는 경우였다.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외모에 따라 차별을 받거나 주었던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법하다. 그래서인지 다들 외모에 무척이나 충실하다. 각종 부위(?) 별로 살을 빼는 것이 유행하고 몸 만들기에 열심인 남자들도 늘고 있다. 말 그대로 이미지의 시대다. 인간의 오감 중 가장 강력한 것은 시각이다. 말로 아무리 잘 설명해도 잘 그린 그림 하나를 못 당한다. 우리의 의사결정에 바탕이 되는 정보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각을 통해서 얻어진다.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와 팔짱을 끼고 가는 것을 목격하는 것, 범죄 현장에 떨..

[209호 과학칼럼] 좁디좁은 우물 안을 박차고 나와라 - 복음과상황 08년 3월호

[복음과 상황 209호 과학칼럼] 좁디좁은 우물 안을 박차고 나와라 선택효과 영국의 유명한 천체물리학자인 아서 에딩턴 경은 이런 얘기를 했다. 어떤 어부가 10센티미터 간격으로 짜여진 그물을 깊은 바다에 던졌다. 끌어올린 그물에는 10센티미터 보다 큰 고기들이 가득했다. 만족스런 얼굴로 고기들을 내려다보던 어부는 이렇게 결론내렸다. 깊은 바다에는 10센티미터 보다 작은 고기는 살지 않는다고. 이 얘기는 어떤 현상을 연구할 때 꼭 점검해 보아야하는 소위 '선택효과(selection effect)'의 위험성을 잘 보여준다. 그물망이 10센티미터니까 그보다 작은 고기들은 그물 밖으로 빠져나갔을 뿐인데, 작은 고기들이 없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심각한 오류다. 과학에서 이런 일은 종종 일어난다. 특히 새롭게 발..

인터넷에 회자되는 얘기라는데....

약간은 과장되게 드라마로 꾸민 이야기지만 한 번 쯤 생각해 볼만한 이야기가 아닌가 합니다. 과학적 지식과 종교적 지식에 대한 공통점과 차이점을 생각해 볼 좋은 토론거리가 될 듯. 물론 이 이야기에서 과학적 지식에 대한 접근이 나이브하고 변증적 비판도 뭐 그렇긴 하지만 흥미삼아 읽어 볼 만 합니다. 신과 과학 그리고 성경 * 아래는 인터넷에 떠도는, 크리스찬들 사이에서 명문장이라며 줄곧 회자되는 글이다. 이 글을 읽고 생각한 바가 있어 스크랩한 글 아래에 몇마디 덧붙여 보고자 한다. 어느 철학 수업 시간. "오늘은 과학과 예수 그리스도 사이의 문제점에 대해서 얘기해보도록 하지." 그리고는 무신론자인 철학과 교수가 한 학생을 일으켜세웠다.

한국 창조과학회 흐름의 고무적인 변화

지난 1월에는 한국 창조과학자들이 모이는 포럼이 대전에서 열렸다고 한다. 이 모임은 벤쿠버의 기독교 세계관 대학을 열고 있는 양승훈 교수에 의해서 주도된 것으로 알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 포럼에서 한국창조과학회의 전통적인 입장인 젊은 지구론 (즉 지구의 나이를 만년으로 보는)에 반대되는 입장들이 표출되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지질학적 증거들을 볼 때 지구의 나이가 만년 보다 훨씬 오래되었다는 주장들이 제기 되었는데 이는 기존의 소수 입장인 오랜 지구론 (즉 지구와 우주의 나이는 과학이 말해주는 것처럼 오래되었다)을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견해라고 할 수 있다. 양승훈 교수는 한국 창조과학회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로 이 분의 젊은 지구론에 회의적이던 시각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으나 이렇게 공식적으로..

[208호 과학칼럼] 침묵의 카르텔에 돌을 던져라 - 월간 복음과상황 08년 2월호

복음과 상황 2008년 2월호 [과학칼럼] 침묵의 카르텔에 돌을 던져라. 우종학 예일대 천문학 박사.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바바라의 물리학과에서 거대블랙홀에 대해 연구 중이며 국제학술회의/국제학술지 논문발표, 논문 심사, NASA 우주망원경들의 프로포잘 리뷰 등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한국에서는 IVF와 기독교학문연구소를 섬겼고 미국에서는 코스타를 섬기고 있다. 기독과학자들의 모임인 American Scientific Affiliation의 멤버. 복상과는 98년부터 필자로 관계를 맺었고 창조-진화 논쟁과 지적설계 논쟁, 그리고 신앙과 과학에 관련된 글들을 기고해왔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얼굴 제이슨(가명)은 한 학기 내내 강의실 맨 앞자리에 앉았다. 시위라도 하듯 그는 ‘낙태는 살인이다’라는 커다란 문구가..

[책] 현대과학과 기독교의 논쟁

창조-진화 논쟁을 넘어서 과학과 기독교의 관계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읽을 만한 다음의 책을 강추합니다. 제가 번역한 책이라 조금 쑥쓰럽기는 하지만 한국의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도움이 될거라는 그 소망을 가지고 번역한 책이라 권하기를 주저하지는 않겠습니다. 과학과 신앙의 관계에 대한 입문서로서 손색이 없으리라 봅니다. 이 책의 일독 후에는 각각의 입장에 대한 보다 깊은 공부가 필요할 겁니다. 현대과학과 기독교의 논쟁 리차드 칼슨 편저 우종학 옮김 살림출판사 (2003) Science & Christianity: Four Views Richard F. Carlson Ed. InterVarsity Press 이 책에 대한 소개는 저의 번역후기로 대신하지요. 역자후기 우주인이 있다면 성경이..

[책] The Language of God - 프란시스 콜린스

신앙과 과학에 관한 책을 준비 중이다. 지난 코스타 때 했던 세미나의 원고와 그동안 작업해 둔 글들을 토대로 초고를 만들어 IVP에 보냈었다. 11월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아서 현재 2차 원고 작업 중이다. 피드백 중, 랭귀지 오브 갓 이라는 책과 구조가 비슷한 면이 있다는 얘길 들었다. 안그래도 서점에서 대충 보기만 했던 책이라 이번에 제대로 읽어보자는 생각이 들어 동네서점에서 책을 구입했다. 책은 상당히 재미있었다. 월화 이틀 저녁을 꼬박 그 책에 투자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총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콜린스 박사는 몇년 전 미국 과학자 모임인 American scientific Affiliation의 연례모임에 강사로 초대되었었고 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나는 웹을 통해 그의 강의를 보고들었었다. ..

별들의 운행을 고찰하더라도

읽던 책에 이런 말이 있었다. '별들의 운행 경로를 고찰하면서 자신의 영혼을 무시하는 오만한 학자보다 하나님을 섬기는 미천한 농부가 하나님을 더욱 기쁘게 하는 법입니다.' 토마스 아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에 나오는 대목이란다. 오늘 몇달간 땀을 흘리게 하던 프로젝트의 결과가 나왔다. 블랙홀의 질량을 계산하고 은하들의 속도값을 재고.. 10미터의 급의 KECK망원경을 써서 겨우 할수 있는 일이고 10년 뒤에는 다 틀린 결과로 판명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지도교수는 선구적인 일이라며 흥분했다. 이건 어떤 의미에서 별의 운행을 고찰하는 류의 일이다 어쨌거나. 산타바바라에 머문 지가 2년이 넘어 3년째가 시작되었다. 다음 자리를 찾아 어플리케이션을 내야하는 가을도 얼마남지 않았다. 서로 힘 자랑 지식 자랑..

[책] 창조론자들 The Creationists - Numbers

Ronald Numbers의 'The Creationists'의 증보판이 지난 연말에 나왔다. 1992년에 하바드 대학 출판부에서 나온 이 책의 첫 판은 다윈의 '종의 기원'이 나온 이후 진화론에 대해 반대한 소위 창조론자들의 역사를 학문적 깊이를 갖고 다룬 책으로 명성을 얻었다. 이번에 개정된 증보판에서는 특히 90년 후반부터 새로운 이슈가 되고 있는 지적설계 운동과 미국 밖의 세계에서 진행되어 온 창조론 운동들을 새롭게 첨가했다. 구하기 어려웠던 첫 판을 수소문하다가 증보판이 계획되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다려왔었는데 드디어 증보판의 출간과 함께 책을 구입했다. 참고문헌을 합해서 6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이라 일독에 꽤나 시간이 걸렸다. 1920년대의 근본주의의 영향을 통해 주로 안식교인들 위주로 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