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한 우주공간 그리고 우리동네 [월간 복음과상황 2003년 12월호] 우종학 집을 잃어버릴 위험이 높았던 어린 시절, 꼬불꼬불한 동네 골목을 거쳐 집으로 돌아올 때면 가끔씩 새로운 길로 가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저기로 가면 어디가 나올까? 내가 살던 작은 동네는 어린아이의 일상을 보내기에 충분히 컸지만, 가끔씩 그 경계에 다다를 때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대책 없이 솟아오르곤 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한참 새로운 길을 탐색하다 가도가도 끝없는 낯설음에 두려움이 들기 시작하면 조심조심 오던 길을 되짚어 집으로 돌아오던 기억... 집을 잃을 염려는 이제 없어졌다. 그 대신 다양한 방식과 세계관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릴 염려가 새로 생겼다고나 할까. 미국 국립천문대가 위치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