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종교 이슈/과학과 종교: 책과 자료 102

[책] 누가 신을 만들었단 말인가? Who made God by Edgar Andrew 두번째 글

얼마 전에 "누가 신을 만들었단 말인가?" 라는 책에 대한 감상을 올렸었습니다. 누가 신을 만들었단 말인가? Who made God by Edgar Andrew 짧은 첫번째 글에 이어, 짧은 두번째 글을 씁니다. 지난번에는 약 11장 정도까지 읽고 간단한 감상을 올렸는데 이제 막 17장까지 뒷부분을 다 읽었습니다. 출판사에는 일단, 책을 완독하고 추천사를 쓸지 결정하겠다고 얘기해 두었는데 아무래도 제가 추천사를 쓰기는 어렵겠습니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정보이론을 바탕으로 한, 생명의 기원, 대진화, 진화심리학 등등의 문제들을 차례로 다룹니다. 그러나 신선했던 앞부분과는 달리 뒷부분으로 가면서는 창조과학의 냄새가 많이 납니다. 특히 아직 설명되지 않은 진화이론의 다양한 면모들을 공격하면서 대진화가 일어날 수..

[책] 누가 신을 만들었단 말인가? Who made God? by Edgar Andrew

물리학자인 Edgar Andrew가 지은 Who made God?이라는 책을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2009년에 출판된 책이고 벌써 제 책장에 꽂혀 있은지 오래되었습니다만 통 읽을 시간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복있는사람들에서 번역서로 출간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추천사를 부탁받는 바람에 부랴부랴 읽게 되었습니다. 과학으로 신을 증명할 수는 없지만 신이라는 가설을 세울때 오히려 무신론의 입장보다 더 많은 것이 설명가능하다는 것이 전반적인 논지로 보입니다. 책의 내용을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제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들을 보았습니다. 제가 과학과 신앙 강의에서 꼭 짚고 넘어가는 논점들도 많이 등장하더군요. 책의 앞부분에 나오는 재미있는 점 하나만 소개하자면 동어반복에 관한 것..

[책] 알빈 플란팅가 - Where the Conflict Really Lies

알빈 플란팅가의 새책이 나왔다. 웨슬리 웬트워스 씨가 지난 달에 이메일로 알려줘서 이번에 미국 출장을 가면서 사려고 했더니 아마존에는 책이 없다. 읽어야 할 것 같은데 어디서 구하지... 일단 한번 뒤저봐야 겠다. 알빈 플란팅가는 과학과 종교가 양립할수 있다고 보는 입장에 있다. 우주론이나 진화와 같은 과학이 기독교와 모순된다고 보지 않는다. 다니엘 데넷이나 리차드 도킨스처럼 과학이 종교에 비해 우월하고 종교는 없어져야 하는 악인것처럼 보는 견해와는 달리 플란팅가는 프란시스 콜린스와 같이 오히려 과학이 종교을 지지하는 논점들을 던져 줄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지적설계론자들처럼 설계의 과학적 증거가 있다고 들이대는 입장은 또한 아니다. 옥스포드 출판사 웹싸이트에 나온 책에 대한 설명을 달아본다. Th..

[책] Surprised by Meaning - 알리스터 맥그라스 (Alister McGrath)의 새책

휘튼 칼리지 서점에서 책을 샀다. 연중 행사처럼 이번에도 Science 섹션을 훝으며 대여섯권을 골랐다. 매번 새로 눈에 띄는 책들에 손이 가는 것은 어쩔수 없다. 알리스터 맥그라스의 새 책이 눈에 들어왔다. C. S. 루이스의 Surprised by Joy를 따라 비슷한 스타일의 제목을 달고 있었다. 한글번역서에는 '예기치 못한 기쁨'이라는 제목이 달려있는 루이스의 책은 그의 인생과 작품에 녹아들어 있는 Joy라는 주제를 다루는 책이다. 잃어버린 천국처럼 결코 이 땅에서 채워지지 않는 그 빈 자리를 채우는 Joy는 결국 그리스도와의 만남에서 찾아온다. 시카고에서 서울로 날아오는 비행기에서 책을 읽어갔다. 긴 비행시간의 지루함을 잊고 13개의 장을 따라 그의 얘기를 들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맥그라스가 ..

[책] 철학자들의 신과 성서의 하나님 - 신과 세계의 관계, 그 치열한 논쟁사, 존 쿠퍼

오랜만에 집에서 쉬는 토요일입니다. 강의 준비차,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고 있습니다. 며칠전 출판된 책이 생각나 올립니다. 범재신론 (Panentheism)이라는 원제목을 갖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은 칼빈 신학교 교수인 존 쿠퍼가 저술했습니다. 번역본은 철학자들의 신과 성서의 하나님이라고 제목을 달았고 부제로 신과 세계의 관계, 그 치열한 논쟁사라고 되어있습니다. 원서는 2006년에 출판되었는데 원서의 부제는 The Other God of the Philosophers 입니다. 범재신론이라는 말은 약간 생소할 수도 있지만 범신론과는 달리, 모든 것이 신 안에 존재한다(pan-en-the-ism)는 사상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신 "안에" 존재한다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냐는 것..

[책] Science, Creation and the Bible

Science, Creation and the Bible. IVP에서 최근에 나온 책 제목이다. 오랜만에 만난 웨슬리가, 예전에 부탁했던 책과 함께 가져다 준 책. '현대과학과 기독교의 논쟁'의 주저자였던 리차드 칼슨과 '어떻게 창세기를 읽을 것인가?'등으로 알려진 구약성경신학자인 트럼퍼 롱맨 3세가 공저한 책이라 재미있게 보인다. 내용을 주욱 살펴보았더니 창조와 진화에 관련된 이슈들에 관해 어떻게 성경을 해석할 것인가를 전반적으로 다룬 것 같다. 성경에 나오는 창조기사들을 직접 다루면서 창조에 관한 과학과 신앙의 갈등 문제들에 조명을 비추는 책이랄까. 얇은 책이니 금방 읽을 수 있을듯 하고 목회자나 창조-진화 논쟁에 대해 성경은 무엇이라고 말하고 있는지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책이 될 것 같다.

[책] 과학과 종교는 적인가 동지인가, 로널드 넘버스 엮음

과학과 종교는 적대관계이며 둘 사이에는 끊임없는 전쟁이 있어왔다는 통념은 19세기 중후반 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장 널리 퍼져있는 견해이다. 하지만, 그런 견해는 엄밀한 과학사적 증거들에 기초해 있기보다는 당대의 사회적 상황에 따라 요구되었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의도된 관점이라는 것이 최근 과학사가들의 견해라고 한다. 가령, 과학활동을 종교적 영향에서 보다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종교의 관계가 적대적이라는 것을 부각시킴으로써, 과학의 독립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제에 사회적 동의를 효과적으로 끌어낼 수가 있다. 'The Creationists (창조론자들)'이라는 책으로 익숙한 로널드 넘버스는 과학과 종교를 적대적 관계로 보는 입장에서 흔히 회자되는 25가지의 잘못된 통념들을 바로 잡는 책을 엮..

[책] 맥그라스의 삼위일체(-혹은 기독) 자연신학

지난 글에 이어 이 책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해보자.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서론을 빼고 7개의 장이 'A Trinitarian Natural Theology' 라는 제목으로 묶여있고, 결론을 빼고 7개의 장이 ' Fine-Tuning: Observations and Interpretations'로 묶여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반부를 읽어보니 이 책이 과학과 신앙의 대화에 상당한 유익을 줄 것으로 보인다. 논리적으로 간결하게 구성된 꼭지들이 산만한 느낌없이 핵심적인 내용들을 파악할 수 있게 해주며, 글도 읽기가 편하다. 전반부의 제목 "A Trinitarian Natural Theology"이다. 문자적으로 해석하자면 맥그라스의 삼위일체 자연신학이라고 번역해 볼 수도 있겠지만 그 내..

[책]19세기 자연신학은 기독교의 신을 왜곡시킬 수 밖에 없다. - 스텐리 하우어워스

"기독교 교리로부터 분리된 자연신학은 하나님과 우리가 사는 세계의 특성을 왜곡시킬 수 밖에 없다." - 스텐리 하우어워스, 2001년 기포드 강연에서 윌리엄 페일리도 대표되는 19세기 영국의 자연신학은 계몽주의의 드센 영향을 배경으로 한다. 물론 비슷한 노력은 초대 교부들의 작품에서도 볼 수 있고 다른 색깔을 가진 자연신학적 접근들도 존재하지만, 흔히 자연신학이라고 말할 때는 계몽주의의 시대를 상황으로 하는 영국의 자연신학을 일컫는다. 인간의 이성을 통해서, 그러니까 성경이라는 계시에 의존하지 않고서 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노력을 자연신학의 핵심이라고 할수 있다. 이렇게 독특한 자연신학이 형성된 배경에는 물론 그 당대의 눈부신 과학의 발전, 그리고 인간 이성의 위대함에 대한 나이브한 믿음을 꼽을 수 ..

[책] A Fine-tuned Universe- 알리스터 맥그라스

지난 6월 미국 출장을 가 있는 동안 IVP의 노종문 편집장에게서 문자메세지가 왔다. 알리스터 맥그라스의 책, A Fine-tuned Universe 번역을 검토해 보라는. 안그래도 읽어야 할 책 목록에 있던 작품이라 흔쾌히 검토(만) 하겠다고 답장을 보냈다. 한국에 돌아와보니 연구실에 이미 책이 도착해 있었다. 맥그라스가 최근 다 죽어가는 자연신학을 새롭게 부활시키고 있다. 물론 창조과학이나 지적설계에서는 여전히 근대주의적 자연신학의 맥락에서 변증적 시도들을 하고 있지만 사실 그 케케묵은 자연신학적 접근법이 신학자들로부터 외면 받은지는 오래된 것 같다. 그런데 나름 과학에 정통한 맥그라스가 그 자연신학을 새롭게 정의하고 새로운 옷을 입혀서 21세기의 상황에 부활시키고 있다. 소위 과학적 신학이라는, 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