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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누가 신을 만들었단 말인가? Who made God? by Edgar Andrew

별아저씨의집 2012. 1. 29. 06:04

물리학자인 Edgar Andrew가 지은 Who made God?이라는 책을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2009년에 출판된 책이고 벌써 제 책장에 꽂혀 있은지 오래되었습니다만 통 읽을 시간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복있는사람들에서 번역서로 출간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추천사를 부탁받는 바람에 부랴부랴 읽게 되었습니다. 

과학으로 신을 증명할 수는 없지만 신이라는 가설을 세울때 오히려 무신론의 입장보다 더 많은 것이 설명가능하다는 것이 전반적인 논지로 보입니다. 

책의 내용을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제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들을 보았습니다. 제가 과학과 신앙 강의에서 꼭 짚고 넘어가는 논점들도 많이 등장하더군요. 

책의 앞부분에 나오는 재미있는 점 하나만 소개하자면 동어반복에 관한 것입니다.

무신론자들은 자연세계를 신이 창조했다는 설명은 아무런 답을 주지 못한다고 공격합니다. 우주를 신이 창조했다면 신은 누가 창조했냐고 묻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런 공격은 오히려 무신론자들에게 합당한 공격입니다. 신은 인간이 만들어낸 개념이고 인간은 진화를 통해 만들어졌다는 것이 그들이 주장이지요. 그럼 진화는 어떻게 시작되었고 자연법칙은 어디서 기원했는가라는 질문을 할수 있습니다. 자연이 인간을 만들었고 인간이 신을 만들었다면, 그렇다면 자연은 누가 만들었는가라고 물을수 있습니다. 그들의 대답은 자연은 자연이라는 것이지요. 

에드가 엔드류는 무신론의 설명이 동어반복이라고 꼬집습니다. 자연은 자연이 만들었고 그 자연은 자연이 만들었고..... 주욱 나가는 것이지요. 이런 설명은 신이 자연을 만들었다는 설명과 비교할때 논리적 전개만 본다면 같은 형태의 대답입니다. 

그러나 신을 누가 만들었는가라고 묻고자 한다면 먼저 신이 무엇인가를 정의해야 합니다. 일단 무엇을 묻는지 알아야 할테니까요. 문제는 신을 누가 만들었는가라는 질문 자체에 신은 만들어진 것이다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은  무엇인가에 의해 만들어진 신을 믿는 것이 아닙니다.  정의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지요. 다시 이야기하면 신은 누가 만들었는가라는 질문에서 다루는 그 신은 기독교인들이 믿는 신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질문은 모든 것을 과학의 인과율로 설명하려는 과학주의의 오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자연세계를 초월하는 신을 믿는 사람들에게 그 신은 누가 만들었냐고 자연세계에나 해당하는 질문을 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우스꽝스러운 것이지요.

물론 과학적 잣대로서가 아니라 철학적인 의미에서 신의 존재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할수 있을것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질문은 자연이 모든 것을 만들어 내었다라고 하는 무신론적 믿음에 적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자연이 인간과 신을 비롯한 모든 것을 만들어 냈다면 과연 그 자연은 누가 만들었단 말입니까?

책의 번역이 곧 끝난다고 합니다. 아직 뒷부분은 받지 못했는데 2월경에 번역출판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