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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기_이야기] 19. 선악과인가, 아니면 인형극인가?

#과도기_이야기 19. 선악과인가, 아니면 인형극인가? 지난 번에 올린 "당신이 믿는 신은 마술사?"라는 글에 이어 오늘은 인형극의 신에 대해서 나눠볼까 합니다. 종종 그런 질문을 받습니다. 왜 하나님은 굳이 선악과를 만들어서 인류가 죄를 짓게 만들었나? 선악과 만들지 않고 인간이 선하게 살도록 했으면 더 좋았지 않았겠나? 왜 인간이 죄를 짓게 만들고는 예수를 보내서 구원의 길을 제시하는 건가? 그냥 처음부터 죄를 안짓게 인간을 창조했으면 되잖아?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당신이 신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가에 달려있습니다. 프라하에서 인형극 오페라를 본 적이 있습니다. 마치 살아있는 듯 인형들이 연기하고 노래합니다. 처음엔 뭔 인형극이냐 생각했지만 나름 유쾌했습니다. 하지만 인형극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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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29일https://www.facebook.com/jonghak.woo.9/posts/1937313783159897?notif_id=1511918157686486¬if_t=like * (추가) 어젯밤에 잠들기 전에 이 글을 썼는데 많은 분들이 동감을 하시는군요. 가슴 아픈 일입니다. 특정 교회를 탓하려는 생각은 없고 그저 이 땅에 사는 복음에 목말라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단비 한번 맛보지 못하고 오랫동안 메말라 있을 생각을 하니 답답할 뿐입니다. 그나마 성서를 통해 양식을 먹을 줄 아는 사람들은 낫겠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공동체까지는 언급할 생각도 못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살아숨쉬는 건강한 교회들이 여기저기 많이 살아있음을 확신합니다. 그리고 감히 말한다면, 거기서 내 영혼..

고난이 없으면 경건도 없는 겁니다.

고난이 없으면 경건도 없는 겁니다. 오늘 설교시간에는 그리스도인이 세상에서 고난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설교 전 특송 시간에 들은 찬양엔 "모든 시선을 주님께 드리고 살아계신 하나님을 느낄때 내 삶은 주의 역사가 되고 하나님이 일하기 시작하네"라는 가사가 담겼습니다. 내 삶이 주의 역사가 된다는 고백은 들을 때마다 부를 때마다 눈시울을 붉히는 고백입니다. 찬양 전에 나눈 짧은 나눔을 통해 맘몬이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겠다는 의지를 표하면서 한 청년이 부른 노래라 더 감동이 되었습니다. 이어진 설교는 요한복음 15장을 중심으로 전해졌습니다. 설교해 주신 조석민 교수님은 결론부분에서 이렇게 묻습니다. 여러분의 삶에는 세상속의 그리스..

생물학 전공학생의 울음

과신대 포럼 끝나고 한 학생이 찾아와 [과도기]책에 싸인을 부탁했습니다. 추운 날인데 자원봉사자로 와서 빙그레 웃고 있던 모습을 봤는데, [인공지능과 기독교] 스펙트럼 시리즈 책도 당첨 받은 학생이었습니다. 싸인을 해서 책을 건네니 그런 얘기를 합니다. 몇 주 전에 신림교회에서 제 강의를 들었는데 그때 너무 좋아서 강의들으며 계속 울었답니다. 알고보니 생명과학부 전공 학생이었는데 도킨스의 [눈먼 시계공]을 읽는 중에 많은 상처를 받았다는 군요. 과학을 배우고 공부하는 전공생이니 만큼 도킨스가 제시한 과학내용에는 동의했겠지만, 그가 기독교를 공격하고 신앙을 무시하는 태도가 참 마음이 아팠겠고 화가 났겠고 그리고 답답했겠지요. 그런데 제 강의를 통해서 많이 위로받았고, 과학을 버리지 않고 오히려 창조를 이해..

[과도기_이야기] 18. 당신이 믿는 신은 마술사?

#과도기_이야기 18. 당신이 믿는 신은 마술사? 이번 지진으로 많은 분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런 지진은 왜 일어날까요? 과학적 원인을 묻는 게 아닙니다. 왜 하나님은 이런 재해들이 일어나게 내버려두는 건지, 정말로 지진을 통해 뭔가 경고하시는 건지, 아무 잘못없이 피해입는 사람들은 억울한 게 아닌지, 이런 고통이 있는데도 창조주를 선하다고 할 수 있는지 질문이 이어집니다. 이번 지진 뿐만이 아닙니다. 암이나 병에 걸려 고통당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넘어져서 팔이 부러지거나 골반을 다치는 일도 많습니다. 이 세상을 창조한 신이 정말 선하다면 지진도 안 일어나게, 병도 안 생기게, 그리고 넘어져도 안 다치게 그런 세계를 만들면 될 텐데, 도대체 왜 자연재해와 병과 사람들이 다치는 일들이 발생하게 내버려둔..

[과도기_이야기] 15번째. 지구 6천년설 말고, 지질학과 천문학이 알려주는 지구나이 정리

#과도기_이야기 15번째 글. 지구 6천년설 말고, 지질학과 천문학이 알려주는 지구나이 정리 1.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은 캐나다 아카스타에서 발견된 40억 년 된 암석. 2.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광물은 호주의 잭힐스 역암 (27억년 된 암석) 안에서 발견된 지르콘. 연대는 44억 년. 화강암질 마그마에서 형성된 지르콘은 우라늄 동위원소 측정법으로 연대측정. 3. 1950년대에는 지구로 떨어진 운석들 (석질 운석 3개, 철질 운석 2개)을 분석하여 지구나이 45.5억년으로 측정. 이 수치가 보통 예전에 지구나이를 45.5억년이라고 하는 데이타. 4. 지구는 원시행성들이 뭉쳐져서 형성. 어느 작은 원시행성에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운석의 나이는 45억 6천 5백만년 (2008년 사이언스) 5. 현재까지..

[과도기_이야기] 16번째. 우리 학교가 수십억 원을 잃는다면? 그래도 진리를 추구할 수 있을까?

우리 학교가 수십억 원을 잃는다면? 그래도 진리를 추구할 수 있을까? 리차드 마우는 20년 동안 풀러 신학교의 총장이었습니다. [진화에 대한 내 생각은 어떻게 바뀌었나?]에 등장하는 25명 중 마지막 저자인 그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꺼내놓습니다. 한번은 그가 총장이던 시절에 풀러 신학교 교수 한명이 지적설계에 대해서 비판하는 글을 썼답니다. 그런데 풀러에 기부하던 부자 한명이 그때문에 화가 났답니다. 마침 그 교수의 정년보장 심사가 있었는데 그 부자 기부자가 마우 총장에게 이렇게 요구했다는 군요. 풀러의 교수들이 정년심사를 통과시켜도 총장이 비토할 수 있으니 그 교수가 정년을 받지 못하게 하라고. 그렇지 않으면 풀러 신학교에 한푼도 내지 않겠다고. 그렇게 요구한 기부자는 한 푼 정도가 아니라 수백만 달라..

라이덴에서 맞는 주일

라이덴에서 맞는 주일,시차때문에 일찍 깬 이른 새벽부터 블랙홀 논문들을 읽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천문학, 그중에서도 몰랐던 사실들이 빠르게 밝혀지는 이 분야는 말 그대로 난장판이자 흥미로운 무대입니다. 몇년만 논문을 읽지 않으면 뒤쳐지기 쉬운 분야에서 논문들을 읽을 때마다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박사과정 시절엔 날이면 날마다 새로운 논문들을 읽으며 모르는 내용들은 참고문헌을 죄다 뒤져가며 공부하고 그렇게 연구결과들을 섭렵하면서 한 주제를 점점 꿰둟어 보는 내공을 쌓아갔는데, 커리어가 흘러가면서 매니저같은 일이 점점 많아지니 그 시절의 그런 호사를 누릴 기회는 많지 않다고 변명하면서도 쌓아둔 논문들을 뒤늦게 읽으면서 참 부끄럽습니다. 대부분 작년 하반기에서 올해 나온 논문들인데 그사이 논란되던 관측결과들엔 ..

로렌츠 센터 학회 첫날

학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국제학회나 마찬가지로 첫날은 긴장되고 어렵고 그렇습니다. 첫세션은 30여명의 참석자가 돌아가면서 1분씩 슬라이드를 보여주며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입니다. 다들 예쁜 사진들과 취미활동들도 적어넣었는데 저는 포스터 1분 발표처럼 심각한 연구내용만 넣었습니다. 페북에 있는 대중강연 포즈처럼 멋진 사진이라도 넣을걸 그랬나 봅니다. 뭐, 연구 이외의 삶에 대해서는 신비주의를 펼친 셈 치자며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오전 커피시간부터 긴장이 풀립니다. 캠브리지 대학 카빌리 센터의 디렉터인 로베르토 마이오리노가 참석자 중 가장 시니어 중 한명일텐데 마침 뒷자리에 있어서 첫인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올해 제가 낸 논문 이야기를 꺼냅니다. 자기가 톡 할때 계속 그 내용을 언급한다며 좋은 결과..

과학이야기 2017.11.11

암스테르담에서 하루

하루 묵고 가는 암스테르담에서 많은 생각을 합니다. 처음 만나는 분들과도 유쾌한 대화와 식사를 했습니다. 과학상식의 오류에 맞서 과학을 지키는 일은 한다는 분들의 연락을 받고 인터뷰에 응하기로 했는데 어쩌다 마음이 편해졌는지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누군가 나를 불러주고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건 참 감사한 일입니다. 아니나다를까 저는 자뻑증에 빠져 또 열심히 수다를 떨었습니다. 암스테르담의 밤거리를 보며 경제논리와 인간성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했습니다. 호기심은 잠깐이었고, 동유럽에서 온 여성들이 공공연히 상품화되는 모습에 자본주의는 결코 자본의 논리앞에 불평등을 고칠 수 없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요일 오전, 샌드위치 하나를 먹으며 어슬렁 어슬렁 꽃시장과 카날과 광장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