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일반서적 8

이원석의 [거대한 사기극]

이원석의 "거대한 사기극"을 읽었습니다. 범람하는 자기계발서의 역사와 배경을 훝으며, 사회의 안전망은 점점 약화시킨채 개인에게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자기계발의 시대를 비판하는 걸작입니다. 자기계발의 붐 자체가 거대한 사기극이라는 것이죠. 이 책에 언급된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을 보며 자기계발서들이 베스트셀러에 많이 포함되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 수준임에는 정말 놀랐습니다. 그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의 이름이 하나씩 나오는데 저는 그 중에서 한 권도 읽은 책이 없더군요. 물론 전혀 부끄럽지 않습니다. 자기계발을 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자기계발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사회를 저자는 까발리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거대한 사기극이죠. 책의 재미는 자기계말을 종교 특히 기독교와 비교해서 풀어가는..

죄란

왠지 모르게 신부는 뜰에서 불을 쬐고 있던 하인들의 모습을 상상했다. 예루살렘의 밤, 한 사나이의 운명에 아무 관심도 없이 불에 손만 쬐고 있던 몇 사람의 모습. 그들처럼 이 파수꾼들도, 인간이란 이 정도로 타인에게 무관심할 수 있구나 하고 느끼게 하는 그런 소리로 웃기도 하고 지껄이기도 했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도둑질을 한다거나 거짓말을 하는 그런 것이 죄가 아니었다. 죄란, 인간이 또 한 인간의 인생을 통과하면서 자신이 거기에 남긴 흔적을 망각하는 데 있었다. -엔도 슈사쿠의 '침묵'에서

아프니까 청춘이다 - 김난도 교수

공휴일에는 책 한 권씩! 그래, 옛날 버릇을 한번 살려보기로 했다. 광복절을 맞아 책 한권을 읽자. 서점에 들렀다. 살 책은 정해져 있었다. 베스트 셀러라는 책을 별로 사 본적이 없다. 그대신, 주로 지인들의 평을 보거나 뒤지다가 발견한 책들을 주로 읽는다. 어제는 베스트 셀러 한 권을 샀다.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이 책은 바이오메니아 님의 평을 보고 단박에 산 책이다. 작년에 교양과목 강의를 하면서 대학생들에게 연민이 느껴졌고 그들에게 던져 줄 위로와 충고의 지혜를 얻고 싶었다. 자정을 넘기며 책을 읽었다. 젊은 그대를 대하는 저자의 진정성이 느껴졌다. 읽다가, 배경음악으로 켜 두었던 재방송 개그콘서트도 꺼버렸다. 누구는 제목을 잘 뽑아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는 얘기도 한다. 그러나, ..

최고의 교수, 책을 읽다

이번 학기 교양과목을 처음 가르치면서 비전공자들에게 어떻게 과학을 특히 천문학을 잘 가르칠 수 있을까라는 긴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다. 사실, 영어로 수업하는 대학원 과목보다 학부 교양과목을 준비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그것은 직업교육에 가까운 대학원 수업과는 달리, 학부수업은 학생들이 대학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학문을 통해 인생을 보는 안목이 넓어질수 있도록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평소 생각 때문이다. 평소의 생각대로, 비전공자를 위해 효과적으로 수업을 하려면 당연히 많은 시간이 소모된다. 어떻게 잘 가르칠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다보면, 교수도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서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얼마 전, 이한승 교수의 블로그에서 '최고의 교수'라는 책에 대한 얘기를 접했다...

[책] 삼성을 생각한다 - 김용철

우리는 어떤 시대에 어떤 사회에서 살고 있을까? 나는 삼성이 한국을 빛낼 훌륭한 기업일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삼성이 갖고 있는 문제들을 간과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으로 빚어진 삼성의 문제들이 한국 사회를 강타했지만 그저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다. 그 문제를 어떤 모양으로든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썼다는 김용철 변호사의 책, '삼성을 생각한다'. 2월에 나온 책이 소문을 타고 벌써 7쇄 인쇄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 책이 주요 언론보도에는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런 현실이 바로 이 책의 필요성을 대변하는 것이 아닐런지. 한국사회에 산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를 꿈꾸었고 그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한 정치가가 떠오른다. 그의 실험과 노력은 ..

시와 소설, 잡생각

'거꾸로 생각해 봐'를 읽다가 무척 시와 소설이 읽고 싶어졌다. 거기 나온 몇편의 시에서 맞부딪힌 감동과 그리고 그 장을 쓴 국어선생님이 던진 메세지가 왠지 시집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했다. 토요일, 오랜만에 교보문고에 갔다. 문을 들어서자 바로 앞 전시대에 2010년 이상문학상 소설이 보였다. 집어 들었다. 박민규를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그의 작품은 씁쓸하면서도 현실로 바로 들어가게 하는 힘이 있다. 그의 수상작, '아침의 문'을 읽다. 잘 쓴 작품이다. 자살과 새 생명의 탄생이라는 설정도 그랬고 '문'이 상징하는 바도 그랬다. 나는 불현듯 오랜동안 잊고 있던 한국이라는 현실에 쑤욱 들어온 느낌을 받았다. 마치 어느 딴 세상에서 표류하고 있다가 눈을 뜬 것 같은... 그래 소설엔 그런 힘들이 있다...

거꾸로 생각해 봐! 세상이 많이 달라 보일걸 - 홍세화 외

어느 출판사 편집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책을 함께 만들어보자는 이메일을 재미있게 썼길래 만나서 아이디어들을 들어 보았다. 출판사 이름이 '낮은 산'이라서 왠지 정이 갔는데 천천히 책을 만드는 곳이란다. 그분이 선물로 가져다 준 책이 '거꾸로 생각해 봐' 였다. 오늘 저녁 식사 후에 책을 붙들었는데 꽤나 재미나게 읽었다. 거꾸로 생각하거나 뒤서 가거나 뭐 그런 식의 주제들을 담은 책들에 왠지 눈이 간다. 여러 저자가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 책은 세상이 먹여주는 생각에, 그런 주입된 생각에 끌려가기 쉬운 젊은이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여유있는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