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362

코스타 간사 수양회를 다녀와서

노동절 주말에 코스타 간사 수양회에 다녀왔습니다. 상담관련 일을 하고 있는 아내를 따라 간사 배우자로 따라 갔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여러 간사님들, 그리고 새로 만난 많은 젊은 간사님들과 함께 귀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번 수양회는 그동안 참석했던 수양회와는 다른 모습이 보여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리더쉽을 쥐고 있는 시니어 간사님들 보다는 차세대 젊은 간사님들의 약진이 돋보였습니다. 세대교체가 약간 늦은 감이 있지만, 훌륭하게 해 나갈 젊은 간사님들에게 기대가 됩니다. 더욱 인상적이었던 것은 코스타의 핵심가치나 운동론등에 대한 논의들이 예전과 다르게 밀도있게 진행되면서도 소수의 의견에 집중되지 않고 전반적인 다양한 생각들을 끌어낸 점이었습니다. 주로 시니어 간사들의 명제적 설명을 토대로 top- ..

출퇴근

근 십년 만에 도시 생활을 하다보니 무척 피곤합니다. 집에서 학교 오피스까지 가는데 거리로는 6마일 밖에 안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꽤 됩니다. 집 문 밖을 나서서 오피스에 들어가기 까지 빠르면 30분, 차 막히는 출퇴근시간에는 1시간도 걸리는 군요. 예전에 서울서 살 때는 이런 출퇴근을 아무문제 없이 잘 했을텐데, 시골서만 살다가 도시로 오니 몸이 아직 적응을 못합니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퇴근 길에서 뉴스도 듣고 전화로 아내와 하루동안 있었던 일을 나누기도 하는데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왜 이런 복잡한데서 사는가 하는 생각도 들다가 그래도 도시 생활의 장점들도 많겠지하는 생각도 합니다. 어쨌거나 이제 두 주쯤 되었는데 덜 막히는 길, 최단 거리 길, 시간대 별로 어느 차선이 흐름이 빠른지를 조금씩 익히고 있..

오랜만에

10층 창밖 남쪽으로 목성이 보이다 오랜만에 망원경을 들이대고 가만히 앉아 별들을 보다. 노른자 같은 목성에는 두 줄의 띠가 있고 그 옆에는 4개의 달들이 일렬로 서있다. 갈릴레오가 처음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관찰했을 때 발견한 이 4개의 목성의 달들은 갈릴레오의 달이라고 부른다. 생각해 보면 먼 과거에도 사람들은 밝게 빛나는 목성을 보았을 것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망원경으로 그렇게 목성의 달들을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수없이 목성을 보았다 익숙한 목성의 줄 무늬와 달들이지만 똑같은 현상을 바라보는 사람들마다 제각각 다른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밤이 깊어간다. 도심의 한복판에 앉아 나는 홀연히 별과 영원과 삶을 생각한다.

LA로 이사하다

지난 주말 금,토에 거쳐서 산타바바라를 떠나 엘에이로 이사했습니다. 금요일 아침에 짐을 싸서 보내고 토요일 오후에 아파트에 들어왔습니다. 10층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고 내리는 ㅣ일이 영 거추장스럽군요. 짐정리를 하다가 밤 10시반에 배고파서 순두부를 먹으로 코리아 타운에 갔다오면서, 거참 도시 생활이 좋은 점이 많구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물론 물가는 훨씬 비싸군요. 자동차 보험표가 일단 두배 이상 올랐습니다. 학교 주차료로 두배가 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많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나누고 배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삶의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면서 여기 담긴 그분의 뜻은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수다

어제 엘에이에 아파트 계약을 하러 내려갔다가 여러가지 볼 일들을 보고 오늘 올라왔다. 그 중에는 반갑게 맞아주고 재워주고 반-밤새워준 오진/보희 커플과의 수다떨기가 가장 재밌었다. 이러저런 사는 얘기들을 나누는 것은 웃음과 관심과 연민과 긍정, 그리고 때로는 분노나 답답함의 공유가 어우러진다. 그리고 작은 깨달음들과 배움들, 더 생각해봐야 할 숙제들, 그런 것들이 미래로 연결해 주는 실타래가 되어 과거의 생각들과 함께 하나의 sequence를 만들어 낸다. 사실 산타바바라에서는 깊이 있는 관심사들을 나누고 논하고 찔러보고 막아보는 기회들이 별로 없었는데 가끔씩 주어지는 이런 기회는 꼭 배불리 먹으로 잔치집에 가는 것 같다. 이제 엘에이로 이사가게 되면 조금더 사람답게(?) 살아봐야 할 것 같다.

번역을 끝내고

드디어 몇달 간 틈틈히 작업하던 번역이 끝났다 폴킹혼의 쿼크, 카오스, 그리고 기독교라는 책이다 원래 6월말까지 원고를 넘기기로 했었는데 5,6월에 건강이 그렇게 좋지 않아 작업이 늦어졌다. 책은 아마도 9월 쯤 나올 것 같다. 그때쯤 가서 책에 대한 얘기를 더 해 보자. 저녁시간과 주로 주말을 이용해서 번역을 했다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라서 그리고 잘 이해하고 있는 내용이라서 번역이 별로 어렵지는 않았다. 그러나 하나하나 문장들을 점검하며 오역을 잡아내고 그리고나서 한글 문장들을 다듬으면서 원어의 의미에서 벗어나지 않게 만드는 작업은 사실 꽤나 까다롭고 신경이 많이 쓰인다. 어제 오늘, 주말 시간을 꼬박 들이부어서 최종 퇴고를 거치고 오늘 저녁에는 역자서문을 썼다. 그렇게 하나의 번역서가 만들어진다. ..

Serenity Prayer

God, give us grace to accept with serenity the things that cannot be changed, courage to change the things that should be changed, and the wisdom to distinguish the one from the other. -Reinhold Niebuhr 라인홀드 니버가 썼다고 알려진 기도문이다. 바뀔 수 없는 것들은 받아들이고 바꾸어야 할 것들은 바꾸어내고 그리고 어떤 것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어떤 것이 바꾸어야 하는 것인지 분별할 지혜를 달라는 기도. 바꾸어야 할 것을 그냥 받아들이고 받아들어야 할 것을 되레 바꾸어버리면 그것이 바로 반-하나님 나라로 가는 지름길이리라. 바꾸어야 할 것은 무..

산불

Planets and Fire by Moonlight Credit & Copyright: Dmitrii Zagorodnov 동네에 산불이 났다. 시카고에 가있는 동안 산불이 났고 많은 사람들이 대피했다. 코스타를 마치고 101하이웨이로 산타바바라로 들어가는 길에 멀리 듬성듬성 산불들이 시뻘겋게 보였었다. 작년에도 산불이 크게 나서 큰 피해가 있었는데 올해는 해안과 가까운 쪽에 산불이 나서 더욱 실감을 느끼게 된다. 달빛과 도시의 불빛과 산불은 그래도 아름답게 보이는데 이 사진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껴도 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불구경가는 사람들의 심보는 타오르는 불에 뭔가 아름다움이 있어서일까?

무엇을 해야할까?

내가 대학생이었을때 가르쳤던 교회 중등부 학생들이 있었다. 4명인가를 한 반으로 맡았었는데 그들과 돌아가며 면담을 하던 생각이 난다. 그 중에 한 사람과 우연히 싸이를 통해 연락이 닿았었다. 사진을 통해 본 그의 모습에는 어린시절의 얼굴이 남이있었지만 그는 어느덧 대학생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선교단체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듯 했다. 그렇게 몇번 미니홈피에 오가며 짧게 안부를 전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서 벌써 또 4,5년이 흐른 것 같다. 이제 싸이를 거의 하지 않는데 오랜만에 로그인 해 봤더니 비밀글이 남겨있었다. 그였다. 그는 벌써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고 미국에 유학와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었다. 아 세월이란 그런데 신앙의 끈을 잃은것 같다는 고민을 짧게 털어놓았다. 열심히 공부해서 취직하거나 좋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