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진화 논쟁 34

한국창조과학회 우주의 나이 6천년이라니....

한국의 창조과학회가 양승훈교수를 중심으로 한 창조론 포럼에 대해 위협을 느끼나 보다. 회원들에게 이메일을 발송해서 우주의 나이가 6천년이라는 입장을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표명했다고 한다. 물론, 나는 창조과학회 회원이 아니기 때문에 그 내용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없고 다만 국민일보의 기사를 통해 그런 소식을 접했다. 우주의 나이가 6천년이라는 우스꽝스런 주장을 공식입장으로 천명하다니 거참 답답하다 못해 허탈하다.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런 뉴스를 접하는 무신론자들이 복음도 그 수준임이 분명하다고 오해할까봐 그리고 그것이 복음의 진보에 방해가 될까봐 정말 답답허탈하다. 그 이메일을 받은 몇백명의 박사학위 소지자 창조과학회 회원들은 도대체 어떻게 반응했을까? 아, 그것이 궁금하다. 우주의 ..

ASA의 Creation/Evolution page

American Scientific Affiliation 이라는 단체는 미국의 기독교과학자들의 모임이다. 이 단체는 1940년대에 시작되었는데 그 배경은 사실 아마츄어 지질학자들이 지질학을 부정하고 홍수지질학을 들고 나와 지구의 연대를 만년 이하라고 주장하던 창조론 운동이 때문이었다. 1920년대부터 시작된 창조론 운동이 과학과 기독교 양쪽에 모두 피해를 줄 것을 염려하기 시작한 기독교 과학자들은 이 단체를 구성하여 전문과학자들의 시각에서 창조와 진화라는 양극단의 목소리에 균형있는 시각을 제공하고자 노력했다. 현재는 물론 다양한 시각의 기독교인 과학자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창조과학자들로 부터는 유신론적 진화론의 온상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 단체에는 오랜지구론자들과 지적설계론자들을 포함..

[209호 과학칼럼] 좁디좁은 우물 안을 박차고 나와라 - 복음과상황 08년 3월호

[복음과 상황 209호 과학칼럼] 좁디좁은 우물 안을 박차고 나와라 선택효과 영국의 유명한 천체물리학자인 아서 에딩턴 경은 이런 얘기를 했다. 어떤 어부가 10센티미터 간격으로 짜여진 그물을 깊은 바다에 던졌다. 끌어올린 그물에는 10센티미터 보다 큰 고기들이 가득했다. 만족스런 얼굴로 고기들을 내려다보던 어부는 이렇게 결론내렸다. 깊은 바다에는 10센티미터 보다 작은 고기는 살지 않는다고. 이 얘기는 어떤 현상을 연구할 때 꼭 점검해 보아야하는 소위 '선택효과(selection effect)'의 위험성을 잘 보여준다. 그물망이 10센티미터니까 그보다 작은 고기들은 그물 밖으로 빠져나갔을 뿐인데, 작은 고기들이 없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심각한 오류다. 과학에서 이런 일은 종종 일어난다. 특히 새롭게 발..

한국 창조과학회 흐름의 고무적인 변화

지난 1월에는 한국 창조과학자들이 모이는 포럼이 대전에서 열렸다고 한다. 이 모임은 벤쿠버의 기독교 세계관 대학을 열고 있는 양승훈 교수에 의해서 주도된 것으로 알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 포럼에서 한국창조과학회의 전통적인 입장인 젊은 지구론 (즉 지구의 나이를 만년으로 보는)에 반대되는 입장들이 표출되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지질학적 증거들을 볼 때 지구의 나이가 만년 보다 훨씬 오래되었다는 주장들이 제기 되었는데 이는 기존의 소수 입장인 오랜 지구론 (즉 지구와 우주의 나이는 과학이 말해주는 것처럼 오래되었다)을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견해라고 할 수 있다. 양승훈 교수는 한국 창조과학회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로 이 분의 젊은 지구론에 회의적이던 시각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으나 이렇게 공식적으로..

[208호 과학칼럼] 침묵의 카르텔에 돌을 던져라 - 월간 복음과상황 08년 2월호

복음과 상황 2008년 2월호 [과학칼럼] 침묵의 카르텔에 돌을 던져라. 우종학 예일대 천문학 박사.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바바라의 물리학과에서 거대블랙홀에 대해 연구 중이며 국제학술회의/국제학술지 논문발표, 논문 심사, NASA 우주망원경들의 프로포잘 리뷰 등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한국에서는 IVF와 기독교학문연구소를 섬겼고 미국에서는 코스타를 섬기고 있다. 기독과학자들의 모임인 American Scientific Affiliation의 멤버. 복상과는 98년부터 필자로 관계를 맺었고 창조-진화 논쟁과 지적설계 논쟁, 그리고 신앙과 과학에 관련된 글들을 기고해왔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얼굴 제이슨(가명)은 한 학기 내내 강의실 맨 앞자리에 앉았다. 시위라도 하듯 그는 ‘낙태는 살인이다’라는 커다란 문구가..

[책] 현대과학과 기독교의 논쟁

창조-진화 논쟁을 넘어서 과학과 기독교의 관계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읽을 만한 다음의 책을 강추합니다. 제가 번역한 책이라 조금 쑥쓰럽기는 하지만 한국의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도움이 될거라는 그 소망을 가지고 번역한 책이라 권하기를 주저하지는 않겠습니다. 과학과 신앙의 관계에 대한 입문서로서 손색이 없으리라 봅니다. 이 책의 일독 후에는 각각의 입장에 대한 보다 깊은 공부가 필요할 겁니다. 현대과학과 기독교의 논쟁 리차드 칼슨 편저 우종학 옮김 살림출판사 (2003) Science & Christianity: Four Views Richard F. Carlson Ed. InterVarsity Press 이 책에 대한 소개는 저의 번역후기로 대신하지요. 역자후기 우주인이 있다면 성경이..

[책] 창조론자들 The Creationists - Numbers

Ronald Numbers의 'The Creationists'의 증보판이 지난 연말에 나왔다. 1992년에 하바드 대학 출판부에서 나온 이 책의 첫 판은 다윈의 '종의 기원'이 나온 이후 진화론에 대해 반대한 소위 창조론자들의 역사를 학문적 깊이를 갖고 다룬 책으로 명성을 얻었다. 이번에 개정된 증보판에서는 특히 90년 후반부터 새로운 이슈가 되고 있는 지적설계 운동과 미국 밖의 세계에서 진행되어 온 창조론 운동들을 새롭게 첨가했다. 구하기 어려웠던 첫 판을 수소문하다가 증보판이 계획되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다려왔었는데 드디어 증보판의 출간과 함께 책을 구입했다. 참고문헌을 합해서 6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이라 일독에 꽤나 시간이 걸렸다. 1920년대의 근본주의의 영향을 통해 주로 안식교인들 위주로 반진..

[책] 다원주의자가 기독교인이 될 수 있는가 -마이클 루즈

마이클 루즈의 책 '다원주의자가 기독교인이 될 수 있는가'는 과연 진화론과 기독교가 양립할 수 있는가를 묻는 책입니다. 보통 의문문으로 시작되는 제목은 부정적인 견해를 암시하지만 이 책은 상당히 긍정적이 답을 제공합니다. 과학과 기독교의 관계에 대해 상당히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하는 이 책은 기독교인이 아닌 저자에 의해서 쓰여졌지만 크리스챤들이 한번 읽어 볼 만한다고 봅니다. 저자는 우선 다윈주의와 기독교 각각의 내용과 발생과정을 살펴봅니다. 그리고나서 주요한 이슈들을 하나씩 끄집어 내어 그에 대한 각각 다윈주의와 기독교의 입장을 정리하고 그리고 이 둘이 서로 지지하는 관계가 될수 있음을 설득력있게 제시합니다. 이런 이슈들은 인간과 관련된 문제 (예를 들어, 의식이나 영혼의 기원, 고통), 자연주의와 설계..

지적설계 운동 비판 2 - 지적설계 논증은 과학인가? (복음과상황 2002년 11월)

이 글은 월간 복음과상황에 지난 2002년 11월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복음과상황의 문맥 (다른 분들의 기고글들과 관련된) 에서 벗어나 제가 쓴 글만을 올려서 포커스에 오해가 있을 수도 있겠으나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최근에 쓴 글은 아니지만 여전히 유효한 글이며 지적설계 운동에 대해 보다 균형 잡힌 시각이 전달되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올립니다.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반론에 응답하여 두편의 글을 더 기고하였고 이 글과 함께 올립니다. ------------------------------------------------------------ 지적설계 논증은 과학인가? (월간 복음과상황 2002년 11월호) 우종학 연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천체물리학을 전공하고 현재 미국 예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