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13

첫학기가 끝나다

교수로서 첫학기를 보냈다. 대학원생들을 가르치는 일에는 많은 시간이 들어갔지만 재미있고 유익한 경험이었다.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고 학생들과 만날 기회를 갖는 것도 좋았다. 물론 강의는 항상 부담되는 일이고 가르치는 것은 은퇴할 때까지 해야하는 일이라는 것도 실감했다. 그래도 한과목을 가르친 첫 학기는 적응과정으로서는 잘 한것이라는 자평을 해본다. 학과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그리고 연구비 사용이라든가 학생지도 등등 다양한 것들을 새로 배우는 과정이라 산만하고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한 학기였다. 그러다보니 막상 연구에 사용한 시간은 비교적 적었다는 생각이 든다. 박사과정을 마치고 PhD Candidate된 이후 지난 8여년의 기간 중에서 연구의 양이 가장 적었던 학기가 아니었을까. 그..

연구하는 화요일인디..

월수는 수업준비에, 수업에, 학생들과의 만남에, 목요일은 콜로퀴움에, 그리고 금요일은 주말 놀 궁리에 산만하데 비해 화요일은 조용한 편입니다. 문 잠궈 놓고 연구하는 화요일, 오늘은 손님 두분이 찾아왔습니다. 미국에서 윤여재 간사님이 반가운 얼굴로 아침 일찍 문을 두드렸습니다. 어젯밤에 갑작스레 연락이 왔고, 커피 한잔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코스타때도 매번 바쁘게 섬기는 터에 얘기할 기회가 없었는데 옛날 대학원시절 얘기도 하구... 그리곤 아내 친구 한분이 찾아왔습니다. 아내가 보험 든 것이 없어서 의료실비 보험을 들려고 요즘 인터넷을 뒤지고 연구중이었는데 마침 설계사일을 하는 친구가 있어 직접 만나 교육을 좀 받았습니다. 기존에 내 이름으로 들었던 보험들을 합해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부족한 부분..

부활절 메세지 - 죽는 것과 열매 맺는 것

이번 부활절 예배의 메세지는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가르침이었다. 긴 여행 뒤에 골골한 몸을 붙들고 꼭 해야 하는 일들을 처리하다 보니 메세지에 대한 묵상도 늦어버렸다. 7월 말이면 십년 동안의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에 모든 메세지들이 그 컨텍스트에 맞추어 귀에 들어온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수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말씀은 사실, 예수님이 자신의 죽음을 빗대어 말한 것이라고 한다. 죽음을 앞에 두고 그 길을 가야만 모든 사람들에게 영생의 길이 주어진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말씀을 전하신 그분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그 길은, 예수님이 결국 걸어내신 그 길은 그의 제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요구되는 길이었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어야 많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