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새벽

별아저씨의집 2019. 1. 30. 13:57

새벽 6시 컨퍼런스콜로 1시간을 보내니 안 그래도 잠이 덜 깬 두뇌가 몽유하는 듯 합니다. 캄캄하던 창밖은 이미 밝아졌는데 다시 침대로 가고 싶어집니다.


브라질에서 부터 미국과 호주를 거쳐 한국까지 동시에 컨퍼런스콜을 하려니 한국 시간으로는 새벽 6시 밖에 안 나오나 봅니다. 아침잠을 즐기는 저에겐 아니될 시간이지만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맡기로 한 일이니 새벽에 일어나 비몽사몽 회의를 했습니다.


학회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주제별로 초청강연을 위해 누구를 부를지 사람 이름들을 거론하는 회의를 하다보니, 참 한 분야에서 앞서나가는 연구자가 되기가 쉽지 않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국제사회에서 사람들 입에 공통적으로 떠오르는 이름들이 있는 반면, 또 어떤 분야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은하 진화과정에서 가스가 은하 안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전체 사이클을 다루겠다는 이번 GMT Community Science Meeting의 주제는 Baryon Cycles입니다. 아쉽게도 은하진화에 중요한 이 주제의 서브 타픽들에서도 초청강연을 할만한 한국연구자들이 없다는 점이 좀 아쉽습니다. 물론 워낙 분야가 넓고 많아서 그렇다고 위로를 해 봅니다.


블랙홀 질량 관련 연구를 오래 해오다가 outflow와 피드백 쪽으로 분야를 틀어서 지난 몇년간 연구를 새로 시작하다 보니 아무래도 굵직한 연구들을 쌓아나가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도 열심히 해서 좋은 성과들을 내야겠지요. 물론 이 분야에서 잘 나가가는 연구자가 되겠다는 동기로 열심히 연구하는 건 쫌 칙칙합니다. 정말 궁금한 주제고 신나고 재밌는 일이라 열심히 하다보니 이 분야를 이끄는 위치에 서게 된다면 그건 피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말입니다.


이생각 저생각 하다보니 잠이 좀 깨는듯 합니다만 그래도 아침잠의 유혹이 살랑거립니다. 그런데 오늘 10시부터 학교에서 미팅이 또 있네요. 그래도 1시간은 잘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만. 꿈에 누가 나타날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