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학의 글과 칼럼 143

나의 성경해석을 성경과 동일시하는 오류를 벗어나라

나의 성경해석을 성경과 동일시하는 오류를 벗어나라 최근 페북에서 오간 논쟁/논의들을 보면 성경과 과학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중 몇가지 생각해 볼 만한 것들은 이렇습니다. * 성경은 진리이지만 과학은 변하기 때문에 진리가 아닐 수도 있다.* 과학으로 성경을 재단하는 것은 과학을 성경 위에 두는 것이다. 자 어떻게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1. 성경은 하나님의 계시로서 완벽하지만 성경을 인간이 완벽하게 이해할 수 는 없습니다. 성경의 권위를 높이 두는 분들에게서 흔히 관찰되는 점은 자신의 성경이해 (혹은 우리의 성경이해)와 성경 자체를 동일시 한다는 점이죠. 우리가 읽어내는 성경이해가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2. 두번째는 성경뿐만 아니라 자연도 하나님이 주신 책이라는 ..

[우종학 교수의 별아저씨 이야기] 지구 나이 1만 년이라는 창조과학의 궤변

국민일보 2015. 2. 7 지구 나이 1만 년이라는 창조과학의 궤변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사슴을 보고 말이라 칭한다는 뜻의 사자성어 ‘지록위마(指鹿爲馬)’가 한국사회를 비유하는 말로 유행했다. 지록위마 현상은 올해도 계속된다. 연말정산으로 세금을 더 내는 국민은 ‘증세없는 복지’라는 말에 속은 느낌이다.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자원외교 성과 등 사실관계 문제와 더불어 자화자찬 일색이란다. ‘대통령의 자뻑’이 더 적당한 제목이라는 비난도 거세다. 다른 시각을 제시한 책 ‘MB의 비용’을 봐야 균형이 잡히겠다. 사슴을 말로 바꾸는 둔갑술은 정치가들만의 수완이 아니다. 원산지를 분간할 수 없는 소비자에게 중국산을 국산이라고 속이는 상술도 마찬가지다. 교회건물을 성전이라는 말로 업그레이드시켜 헌금..

창조과학을 주장하는 이재만씨는 과학을 제대로 배웠을까?

지구의 나이가 만 년이라며 많은 그리스도인들을 오도하고 있는 창조과학 신봉자인 이재만씨가 저의 책, '무신론기자 크리스천과학자에게 따지다(이하 무크따)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벌써 두 편이나 글을 써서 제 주장을 왜곡하고 있군요 그럴듯하게 썼지만 사실 그 글을 관련 분야 과학자들이 읽으면 실소가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과학과 신학 전반적인 내용들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할 내용이 많지만 다른 것은 제쳐두고 오늘은 제 전공영역인 천문학 이야기를 인용해 보겠습니다. 138억 동안 우주는 멋지게 변해왔다는 내용, 우주가 중력에 의해 거시구조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은하들이 병합되는 과정, 별이 죽어서 무거운 원소를 우주공간에 퍼트리는 과정, 다음 세대별들이 탄생하는 과정 등 우주 역사를 설명한 '무..

신앙과 과학에 대한 질문들을 풀어가는 공부 길잡이 1

과학을 어떻게 보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고민하는 크리스천들이 많습니다. 종종 질문을 받을 때면 어떻게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좋을지 조언을 드리곤 합니다. 어떤 문제를 다루건 간에, 처음부터 지엽적인 한 두 가지 내용에 집중하기보다는, 먼저 전반적인 그림을 보고 대략적인 이해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체의 윤곽을 어느정도 이해했으면 그리고 나서 이제 좀더 구체적인 문제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봐야 합니다. 흔히 숲을 먼저 보고 나무를 나중에 본다는 비유로 표현하는데 이 원리는 과학이나 신학을 포함한 다른 모든 학문에도 적용되며 일상생활이나 사회에서 겪는 문제를 파악할 때도 역시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과학과 신앙에 관한 이슈들에 대해 큰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과학과 신앙의 관계를 서로 다른 관점에서 보는 다양..

[우종학 교수의 별아저씨 이야기] 시간의 절대성과 상대성

[우종학 교수의 별아저씨 이야기] 국민일보 2015. 1. 24 시간의 절대성과 상대성 영화 ‘인터스텔라’가 개봉하자 기자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블랙홀이 소재가 되다 보니 블랙홀 과학자를 찾는다. 블랙홀로 유명한 킵 손의 책을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터라 그가 자문한 영화라는 점에 구미가 당겼다. 감탄하면서 감상했던 영화 ‘인셉션’의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의 새로운 영화라는 문구도 솔깃했다. 블랙홀이 웅장하게 묘사된 홍보 동영상을 찾아보고 나서 방송과 신문에 인터뷰를 했다. 다행히 인터뷰 질문들은 블랙홀 현상에 대한 과학적인 내용이었다. 사람들이 몰리는 시기가 지난 후 영화를 보러 갔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것일까? 영화를 보며 연거푸 하품을 했다. 블랙홀 묘사는 좋았지만 종합적으로 봤을 때 영화는 걸작이..

[우종학 교수의 별아저씨 이야기] 아름다운 것은 피할 수 없다.

2015년 1월 10일 국민일보 [우종학 교수의 별 아저씨 이야기] 아름다운 것은 피할 수 없다.살포시 눈 덮인 관악산 위로 태양이 떠오른다. 아침마다 창밖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이 하루를 힘차게 시작하게 한다. 변함없이 미소를 던져주는 아침 햇살처럼, 한 해가 저물고 또 한 해가 시작됐다. 뭔가를 새로 시작할 때면 왠지 모를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끝없이 흘러가는 긴 시간여행의 여기 어디쯤에서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앞뒤를 둘러보는 것도 지혜로운 일이리라. 내다보려면 돌아보는 게 우선이겠다. 지난 2014년을 물감으로 칠해 본다면 어떤 색깔이 될까? 많은 사람들이 짙은 회색을 선택할지도 모르겠다. 한 해 동안 터진 다양한 사건사고들은 마치 우리 사회가 세월호처럼 침몰하는 듯한 인상을 던져주었다. ..

[신문기고] 창조과학은 약이 될까, 독이 될까? - 지구나이 논쟁은 없다.

2015년 1월 9일 벤쿠버 크리스천신문 특별기고2 창조과학은 약이 될까, 독이 될까? - 지구나이 논쟁은 없다.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창조과학은 기독교에 약이 될까, 독이 될까? 이렇게 물으면 많은 기독교인들이 당황할지도 모른다. 과학과 맞서 싸우며 복음을 변증하는 창조과학이 기독교에 독이 될 수도 있다니 무슨 소리인가? 흔히 오해하듯 대답이 그리 단순하지는 않다. 다양한 신학적, 과학적 문제를 안고 있는 창조과학이 복음전파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창조과학의 주류입장은 젊은지구론(young earth creationism)이다. 지구는 최근, 즉 약 만년 전에 생성되었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우주가 백 억년 이상 오래 전에 생성되었다는 것도 거부한다. 천지창..

[신문기고] 인터스텔라의 우주에 담긴 창조 - 특별기고 1

2015년 1월 2일 벤쿠버 크리스천신문 (특별기고1) 인터스텔라의 우주에 담긴 창조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헐리우드 영화 인터스텔라에 천만 관객이 들었다고 한다. 블랙홀과 우주여행이 소재가 된 영화라서 교육적 효과를 기대한 가족단위의 관객들도 많았단다. 우주와 블랙홀을 연구하는 일을 업으로 삼다보니 다양한 질문을 받는다. 웜홀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블랙홀을 통한 여행이 가능한지, 블랙홀 근처에서는 정말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는지… 영화를 보면 밀러 행성에서 보낸 1시간이 지구의 7년에 해당된다는 점이 신기하긴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의 시간지연 효과에 따라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인터스텔라(interstellar)라는 말은 별들 사이의 공간을 의미한다. 광대한 우주공간은 ..

미우주항공국 (NASA)가 여호수아서 10장의 태양이 멈춘 사실을 증명했다?

지난 달에 낸시랭의 신학펀치 '외계인은 있나요' 편에 출연했을 때 낸시에게 받았던 돌직구 질문입니다. "미항공우주국 나사에서 과학자들이 컴퓨터 계산을 하다가 지구 시간에서 24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찾았고 이것이 바로 여호수아서 10장에 나오는 태양과 달이 멈췄던 바로 그 사건을 증명한 것이라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이에 대한 저의 답변은 그 이야기는 찌라시 수준의 카더라 통신이다 였습니다. 나사에 납품을 하던 한 회사의 직원이 이런 이야기를 지역 신문기자에게 했고 그것이 일파만파로 번져나간 것이지만 실제로 이 사람은 나사의 컴퓨터 관련 부서와는 관련도 없고 나사에서 지구 시간에 24시간이 모자란다는 것을 찾은 적도 없습니다. 사실 지구의 긴 역사에서 24시간이 비었다는 사실을 도대체 어떤 컴퓨터 계산을..

성년창조론 (성숙한 모습으로의 창조론)에 대하여

과학과 신앙 관련 강의를 하다보면 가끔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질문: 하나님이 아담을 창조하실 때 아기가 아닌 성인으로 창조하신 것처럼 지구도 오래된 지구처럼 보이도록 창조하신 것이 아닐까요? 이 질문은, 과학이 지구 나이를 46억년이라고 결론을 내리는 데 반해, 젊은지구론(young-earth creationism)은 지구 창조는 약 만 년 전에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는 모순에서 출발합니다. 성경을 잘못 해석해서 우주와 지구를 포함한 천치창조가 약 만 년 전에 있었다고 보는 젊은지구론은 과학이 틀렸다고 주장합니다. 가령 동위원소 연대측정법을 인정하지 않고 빅뱅우주론도 틀렸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비해서 성년창조론은 젊은지구론과 약간 다릅니다. 이 관점은 실제 창조는 약 만 년전에 이루어졌지만 이미 나이가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