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학의 글과 칼럼 143

[글] 숭실대 지식인포럼: 현대사회 기독인 과학자의 책임

현대사회 기독인 과학자의 책임 -(주1) 우종학(서울대) 들어가는 말 현대는 과학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눈부시게 발전한 과학을 통해 현대인들은 매일의 삶에서 수많은 문명적 혜택을 누릴 뿐만 아니라 경험적 증거와 논리적 추론에 근거한 과학적 사고방식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는 일에 익숙해졌다. 과학적 증거는 정치, 사회, 개인의 영역에서 중요한 기준이 되었으며, 과학은 현대인들이 자신의 인생을 읽고 해석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일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과학의 시대이니 만큼 과학을 등에 업은 무신론의 공격도 맹렬하다. '만들어진 신'의 저자인 생물학자 리차드 도킨스는 과학주의를 바탕으로 기독교를 공격하는 무신론자들과 함께 21세기 판 과학주의적 무신론을 대변한다. '지식인선교 포..

[복음과상황] 우주진화에 담긴 창조주의 손길 - 진화적 유신론 (진화 창조론) 이해하기

복음과상황 2013년 11월호 커버스토리 우주진화에 담긴 창조주의 손길 – 진화적 유신론 이해하기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우주는 진화한다. 원자 크기보다 작았던 시공간은 빠르게 팽창하기 시작했고 138 억년이 지난 오늘, 무한히 넓어 보이는 우주는 여전히 더 크게 자라고 있다. 잔잔한 바다처럼 균일하고 심심하던 아기 우주는 긴 세월동안 역동적이고 흥미진진한 우주로 성장했다. 텅빈 듯한 우주공간은 암흑물질 덩어리들이 거미줄처럼 얽힌 거시구조로 채워졌고, 그 구조 안에는 천 억개가 넘는 거대한 은하들이 가스가 뭉쳐 탄생한 수백, 수천 억 개의 별들을 거느리며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과학은 우리를 자연의 세계로 데려간다. 이상하리만큼 자연은 조화롭다. 인과법칙에 의해 자연현상의 신비가 벗겨지면서 자연..

[추천사] 오리진 - 창조, 진화, 지적설계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들

추천사: 오리진 - 창조, 진화, 지적설계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들 (IVP)우종학 교수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과학이 보여 주는 자연 세계는 황홀하다. 100억 년 이상의 시공간에 담긴 우주의 역사나 지구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생물의 세계는 끝없는 감탄을 자아낸다. 자연과 초자연을 혼동한 고대인들이 우상으로 숭배했던 자연 세계의 구성원들은 선명한 인과관계를 통해 하나하나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자연 세계가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은 자연 세계 안에서 찾을 수 없다. 신비로운 자연 세계의 존재 그 자체가 어떤 초월자를 어렴풋이 가리키는 셈이다.그러나 과학은 우리의 시각을 자연 세계 안에 가두어 놓기도 한다. 보이는 것이 전부라는 자연주의 세계관은 일상적 경험에 잘 들어맞는 것 같다. 모든 것은 빈틈없이 자..

[서평] 주께서 생명을 창조하실 때 사용하신 그 로고스를 들어보라: 프란시스 콜린스의 '신의 언어'

[크리스채너티 투데이 2010년 1월호] 이 책을 말하다 :프란시스 콜린스의 '신의 언어' 주께서 생명을 창조하실 때 사용하신 그 로고스를 들어보라 - 우종학 신은 인간이 만들어 낸 상상의 산물에 불과하다는 도그마적인 주장을 펼친 책, '만들어진 신'에서 리차드 도킨스는 이런 주장을 한다. 신을 믿는 것은 마치 어린아이가 산타 클로스를 믿듯이 유아적이고 비합리적이라고. 교육을 받고 사고가 깊어진 어른이 되면 어릴때 믿었던 산타 할아버지를 자연스럽게 버리게 되듯이, 신에 대한 믿음도 성인이 되면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도킨스는 그 책에서 신이 산타와 같은 상상의 존재에 불과하다는 그 어떤 과학적 논증도 제시하지는 못하지만, 그의 유비 자체는 그럴듯하다. 그러나 도킨스의 주장에는 커다란 헛점이 있다. 그..

복음과상황 2009년 11월호 특집

복음과상황 11월호에 '공룡이 버거운 한국교회'라는 특집이 실렸다. 우종학-장대익 간의 대담이 실렸는데 이종연 기자가 찍어준 사진이 이렇게 나왔다. 뭔가 따지는 분위기이다. 이종연 기자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기사는 아래에서 볼수 있다. 내 생각에, 대담이 미리 잘 준비되지는 못해서 내용이 그리 재밌지는 못하다. 그러나 기자가 나름 잘 정리해서 좋은 대담기사로 재창조해냈다. 과학과 신앙, 양립할 수 있다? 없다?

[비평] 낸시 피어시의 완전한 진리 - 세번째 7,8장 내용을 중심으로

피어시의 두꺼운 책, 완전한 진리는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2부 (5-8장)가 주로 과학에 관련하여 세속적 세계관을 비판하는 내용을 다룬다. 5장에서는 생물 진화이론을 비판하고 6장에서는 지적설계론을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방법론적 자연주의와 철학적 자연주의를 함께 비판한다. 7,8장에서는 다윈의 이론에 근거한 무신론적 세계관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있는지를 논하면서 다윈주의 세계관 자체를 무너뜨려야 한다고 설파한다. 7장은 주로 진화심리학을 다루고 8장은 철학적 다윈주의를 다루면서 과학, 교육, 심지어 신학에까지 다윈의 이론이 어떤 폐해를 가져왔는지 훝어간다. 오늘은 7,8장을 간단히 비평하는 것으로 2부에 대한 생각을 마무리하자. 진화심리학자들 중에서 인간의 정신은 그저 물질의 진화를 통해 만들어..

[비평] 낸시 피어시의 '완전한 진리' - 두번째: 자연주의자의 의자에서 일어서라고? 어떻게?

6장 상식에 기초한 과학 5장에서 진화를 일으킬 메카니즘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무모한 공격을 펼친 낸시 피어시는 6장에서 본격적으로 지적설계론을 도입한다. 마이클 베히의 환원불가능한 복잡성과 윌리암 뎀스키의 특정한 복잡성 (책에서는 지정된 복잡성으로 번역되어 있다)을 설명하며 설계의 흔적은 기존의 과학적 설명, 그러니까 법칙과 우연으로는 설명할수 없다고 주장한다. 즉, 뎀스키의 설명여과기를 따라 법칙과 우연에 의해서 설명될수 없는 현상은 설계자의 설계임이 분명하다는 주장이다. 설명여과기와 뎀스키의 설계논증에 대해서는 예전에 복음과 상황에 쓴 글, '너무나 인간적인 지적 설계'라는 글을 참조하라. 설명여과기에 대한 비판은 전에도 했으니까, 설계의 개념에 대해 하나만 언급하고 넘어가보자. 신의 설계..

[비평] 심판대 위의 필립 존슨 - 낸시 머피 (Nancy Murphy)

지난 91년에 출판된 필립 존슨의 '심판대 위의 다윈 (Darwin on Trial)' 은 지적설계운동을 다룬 초기의 책이다. 필립 존슨은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의 법학 교수로 법정에서 사용하는 수려한 언어로 다윈의 이론을 공격한다. 이 책에는 다윈의 진화이론을 무신론적으로 해석하여 무신론을 설파하고 기독교를 공격하는 많은 생물학 관련 대중과학서들에 대한 올바른 비판이 담겨있다. 그러나 필립 존슨의 다윈이론에 대한 공격은 오히려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는 훌륭한 법학교수인지는 모르지만 사실 과학이 어떻게 연구되는지에 관한 과학연구방법론에 대해서는 깊은 이해를 갖고 있지는 못하는 듯 하다. 더군다나 이 책에서는 주로 자연선택이 종의 분화를 일으키는 메카니즘/기제라는 과학적 증거가 없다는 논의를 전개하는데 ..

[217호 과학칼럼] 얇팍한 거룩의 이원론 (복음과상황 2008년 11월호)

우종학 (천문학박사, UCLA) solarcosmos@hanmail.net “죄 많은 세상에 나가 살던 저희들을 오늘 이 거룩한 주일에 주님의 전에 불러주신 거룩하신 하나님 아버지, 오늘 이 자리에 임재하셔서 저희들이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를 받아 주시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직장을 옮기면서 새로운 도시로 이사를 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중의 하나는 교회를 정하는 것이다. 추천 받은 교회들을 중심으로 몇몇 한인 교회들을 둘러보았다. 오랜만에 한인 교회에 가면서 그동안 잊고 있던, 그러나 매우 익숙했던 면들을 새삼 보게 된다. 그 중 하나는 대표기도 시간에 들을 수 있는 대략 위와 같은 내용들이다. 한 주간 기도를 준비하신 분들의 열심과 정성을 폄하할 생각은 없으나 예배시간에 이런 기도를 들으..

[215호 과학칼럼] 명품의 환상에서 깨어나라 (복음과상황 2008년 9월호)

월간 복음과상황 [215호 과학칼럼] 명품의 환상에서 깨어나라 우종학 (천문학 박사, UCLA) 우리의 일상은 사고파는 일의 연속이다. 노동을 팔아 자본을 사고 자본을 팔아 의식주를 산다. 경제활동을 포함한 대부분의 의사결정에는 사고파는 원리가 적용된다. 가능하면 적은 투자로 좋은 물건을 사는 것이 그 핵심이다. 회사는 같은 월급을 주면서 더 나은 인재를 뽑으려 하고 구직자는 같은 양의 일을 해야 한다면 보다 좋은 조건의 회사를 원한다. 싱글들은 경제력이나 미래의 가능성이 더 나은 배우자를 얻으려 한다. 적은 투자로 좋은 물건을 사는 원리에서 벗어나는 것이 바로 명품이다. 물론 명품은 정의하기 나름이다. 나도 명품을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명품은 좋은 질이 보장된 물건이다. 싸구려 물건보다는 괜찮은 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