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학의 글과 칼럼

나의 성경해석을 성경과 동일시하는 오류를 벗어나라

별아저씨의집 2015. 2. 11. 21:27

나의 성경해석을 성경과 동일시하는 오류를 벗어나라



최근 페북에서 오간 논쟁/논의들을 보면 성경과 과학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중 몇가지 생각해 볼 만한 것들은 이렇습니다.


* 성경은 진리이지만 과학은 변하기 때문에 진리가 아닐 수도 있다.

* 과학으로 성경을 재단하는 것은 과학을 성경 위에 두는 것이다. 


자 어떻게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1. 성경은 하나님의 계시로서 완벽하지만 성경을 인간이 완벽하게 이해할 수 는 없습니다. 성경의 권위를 높이 두는 분들에게서 흔히 관찰되는 점은 자신의 성경이해 (혹은 우리의 성경이해)와 성경 자체를 동일시 한다는 점이죠. 우리가 읽어내는 성경이해가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2. 두번째는 성경뿐만 아니라 자연도 하나님이 주신 책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과학은 하나님이 주신 자연이라는 책을 읽어 내는 해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성경과 자연은 하나님이 주신 두가지 책이고 하나님과 창조세계에 관해 서로 다른 목적과 메세지를 갖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성경읽기 혹은 성경해석과 자연읽기 혹은 자연해석인 과학은 실재에 근사하는 하나의 모델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때문에 성경 읽기와 자연 읽기 사이에서 모순처럼 보이는 일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즉, 성경해석과 과학은 종종 충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과 자연은 저자가 동일하고 모순되지 않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성경과 과학을 직접 대비시킵니다. 그러나 사실 격이 좀 맞지 않습니다. 성경과 자연을 대비시켜야 하고 성경을 읽어내는 한 입장과 자연을 해석한 과학을 대비시켜 비교해야 격이 맞습니다. 창조과학은 근본적으로 자신들의 성경해석을 성경자체와 동일시하고 절대적인 권위를 부여하지요. 성경에 권위를 부여하는 것은 옳지만 자신들의 성경해석에 절대적 권위를 부여하는 것은 성경과 성경해석 사이에 있는 영원한 간극을 보지 못하는 오류입니다. 최근 페북논쟁을 보면 창조과학지지자들이 성서신학자들을 가르치려 하는 모습을 목격합니다.


성경은 진리이지만, 성경 해석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 한 단계 나간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성경이해를 성경 자체와 동일시하는 실수는 넘어설 수 있죠. 최근 논쟁되는 댓글들을 주욱 보면 성경과 과학을 대립시키는 대부분의 댓글들은 그 실수를 넘어서지 못합니다.




3. 그렇다면 두 개의 다른 성경해석이 있을 때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질문하는 분도 있습니다. 복음의 핵심적인 내용에 관해 성경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물어 온 역사가 사실 2000 년 교회사입니다. 창세기 1장의 경우, 근대과학의 성립이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새롭게 등장한 것이고 현대과학이 발전하고 있는 시점에 여전히 해석의 차이들에 대해서 의견들이 오가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중요한 점은 위에서 2번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성경이라는 책 뿐만 아니라 자연이라는 책도 하나님의 책이라는 점입니다. 자연이라는 책과 성경이라는 책을 비교해서 봐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자연이라는 책을 읽어 해석해 보면 어떤 내용은 성경이라는 책을 해석한 내용과 다를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성경해석도 불완전하고 자연해석도 불완전하기 때문이죠. 이 때는 분명 자연에 대한 해석인 과학과 성경에 대한 해석인 성경읽기 (혹은 신학)을 돌아봐야하는 것입니다. 일방적으로,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고 과학은 세속적인 것이라고 보는 이원론적 관점을 갖고 있으면 결코 성경과 자연 두 책을 종합적으로 보는 시각을 기를 수 없습니다. 


4. 한 포인트를 더 이야기해야 겠네요. 과학은 계속변하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는 뉴앙스를 풍기는 댓글들이 있는데 과학이 변한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과학이 변덕스럽게 변하는 것은 아니죠. 오늘은 우주의 나이가 138억년이었다가 내년에는 만년이 되고 그런식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과학은 자연이라는 실재에 대한 근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성경해석도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주어진 성경(계시)은 불변하지만 성경에 대한 해석은 계속 변해왔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성경읽기는 하나님의 특별계시라는 실재에 대한 영원한 근사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그대로 있고 과학은 변해는 것이니 성경은 믿을 수 있고 과학은 믿을 수 없다는 뉴앙스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성경과 나의 성경이해 사이에는 간격이 있기 때문이고 나의 성경이해도 계속 변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나 성경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성경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바뀌는 것입니다.


과학이 변한다는 과학의 가변성은 오히려 과학의 장점입니다. 그만큼 실재에 다가간다고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성경해석이 변하는 것도 좋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성경이 원래 의미하는 메세지에 더 가까이 간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그것은 성숙을 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