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기독교 서적

[책] 감자탕 교회 이야기 - 양병무

별아저씨의집 2008. 10. 7. 12:02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번 '그들은 왜 교회를 떠났을까'라는 책의 감상을 올리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왜 자꾸 부정적인 내용, 비판의 내용을 담은 책을 추천해야 만 할까. 그것은 그만큼 내세울 만한 교회가 없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가주에 있는 여러 한인교회들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접하면서 참 갑갑했었는데 드디어 위로가 될 만한 교회 이야기를 발견했습니다.

물론 이 책이 나온지는 벌써 5년 쯤 되었고 그 때부터 회자되던터라 저도 감자탕 교회라는 존재를 알고는 있었습니다. 교회당을 짓기보다는 구제하는 일에 교회재정을 사용하기때문에 감자탕 집이 있는 상가건물을 교회당으로 사용하는 모범적인 교회라는 얘기 말입니다.


막상 책을 읽어 볼 기회가 없었는데 얼마 전 교회 도서관에서 턱하니 꽂혀 있는 이 책을 발견하고 빌려왔습니다. 한 장 한 장, 책을 읽으며 감탄이 나오더군요. 정말 이런 교회가 있다니... 뒤로 갈수록 결국 문제점이 발견되겠지... 그러나 별로 그렇게 심각한 문제가 보이질 않습니다. 정말 한국교계에 이런 교회가 있다는 사실에 무척 고무되었습니다.

여러가지 배울만한 내용들을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겠죠. 몇가지 제게 신선하게 다가왔던 점을 꼽아봅시다. 우선 목회자와 성도 간의 의사소통의 투명함, 그리고 양뱡향의 소통과 결정이 그 하나였습니다. 솔직하게 자신을 내어 보이는 담임목사가 있기에 이런 교회 운영이 가능한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홈페이지라는 것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기존 교회들과 다르게 재정을 사용하는 원칙들은 분명 충격적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생색내기 구제가 아니라 실제로 지역사회를 돕고 구제하는 일에 힘쓰는 면이나, 교회에서 장사를 하지 않고 이윤을 남기지 않는 면이나, 특별헌금을 강요하지 않는 면 등등, 아마도 다른 교회들이 따라하기 어려운 그러나 정말 본받아야 하는 면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옵니다. 교회 이름인 '광염'이라는 이름을 신학교에도 사용하고 개척교회에도 사용하는 것이 좀 마음에 걸렸더랬습니다. 그 얘기가 나오더군요. 새로 개척하는 교회에 광염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려고 하자 그 지역 목회자들이 서울의 광염교회와 어떤 관계인가를 물었답니다. 서울의 큰교회의 힘을 빌어 뚝딱 지교회를 개척하는 건 아닌가 하는 경계의 질문이었나 봅니다. 그 반응을 보면서 담임목사와 교인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습니다. 광염이라는 이름을 붙여 이것저석 하다보니 하나님의 나라가 아니라 광염교회가 세를 확장하고 영광을 받는다는 걸 깨달은 것이지요. 그래서 새로 개척할 교회들에 광염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된다는 결의를 합니다. 저는 이 부분이 이 교회의 가장 큰 파워를 보여주는 거라 생각합니다. 코스타도 너무 코스타, 코스타 하는 것이 싫고, 순복음이든 두란도든 마치 회사가 지사를 설립하듯 교회가 지교회를 개척하고 그 세를 확장하는 건 별로 복음적이지 않아 보입니다.

자, 이정도면 필독을 권해야 하겠죠. 책을 읽으면서 각자의 교회에서 적용할 만한 점은 없는지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직접 문제제기를 해보고 왜 이런 원리들을 우리교회에는 적용할 수 없는지 그 대답이라도 들어보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