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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전에 이메일이 하나 왔습니다. 


지난 1월 미국천문학회 때 만났던 어느 연구자가 보낸 이메일이었습니다. 


그때 학위논문 발표를 하면서 인상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던 Nathaniel Sticley라는 학생이 막 저널에 제출한 논문을 나에게도 따로 보내준 것이었습니다.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토대로 상당힌 흥미로운 결과들을 제시하는 것을 보았고 그래서 발표가 끝나고 나서 발표자를 기다리다가 소개도 하고 결과와 관련된 몇가지 얘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그동안 주욱 해오던 연구들과 깊은 관련이 있고 그 결과들을 해석하게 해주는 훌륭한 이론적 결과이기 때문에 다양한 관점에서 얘기를 나누었지요. 


오늘 날을 잡아서 3주 밀린 그 논문을 읽어보았습니다. 


아, 참 멋진 연구내용입니다. 


이 논문은 두 개의 은하가 충돌하면서 합병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를 토대로 별들의 평균적인 운동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구체적으로 분석한 내용입니다. 논문의 한토막 그림을 위에 올렸습니다. 


은하를 구성하는 수많은 별들의 평균적인 속도는 은하의 중력장을 나타내는 중요한 물리량입니다. 소위 방향성을 갖지 않는 무작위운동을 나타내는 양으로 속도분산 (velocity dispersion)이라고 불립니다. 관측적으로도 소위 fundamental plane이라고 하는 은하 물리량들 간의 상관관계, 그리고 블랙홀 질량과의 상관관계 등 때문에 관측연구에서도 측정 가능한 매우 중요한 물리량입니다. 물론 이 물리량은 제가 박사학위논문 때부터 주로 측정하고 연구하던 물리량이기도 하지요. 


문제는 은하 두개가 합병하는 경우에는 별들의 속도분산이 과연 어떻게 달라지는가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합병하는 은하들의 경우에도 관측적으로 별의 속도분산을 측정할 수는 있는데 과연 그 값이 물리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다양한 해석의 차이나 불신도 있어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 논문은 그 문제를 본격적으로 파고 들어 시물레이션을 통해 깨끗한 진단을 내려주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두개의 시스템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역학적 변화가 일어나고 별들의 운동이 새롭게 바뀌게 되기 때문에 사실 이런 은하 시스템에서 측정한 별속도분산을 가지고 블랙홀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하거나 다른 물리량과의 관계를 연구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이번 연구의 하이라이트라면 별속도분산의 어떻게 변하는지 그 과정을 은하 두개가 충돌하는 30억년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제시하였고 그 결과 다양한 관측 연구에 상당히 좋은 인사이트와 해석의 틀을 주었다는 점입니다. 


제가 연구하는 블랙홀질량과 별속도분산의 상관관계에 있어서도 주로 병합하는 은하들을 많이 사용할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이번 연구결과의 요점은 관측적으로 측정하는 별속도분산이 평형상태에 있는 실제 별속도분산에 비해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 연구결과가 더 반가운지도 모르겠습니다. 


논문을 읽고 길게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UC Irvine에 있는 연구자라 혹 직접 만날기회가 곧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직 심사중에 있을텐데 좋은 결과를 바랍니다. 감사의 글에는 좋은 제안들을 나에게도 고맙다는 얘기가 있군요. 


어쨌거나 인상깊은 논문을 읽으면 가슴이 벅찹니다. 



Posted by 별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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