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종교 이슈

진화는 하나님의 창조에 포함된 자연법칙일 뿐

별아저씨의집 2011. 10. 3. 23:35

인간은 원숭이에서 진화된 존재? 

도대체 누가 그런 주장을 하나? 생물학은 인간이 원숭이에서 진화되었다고 가르치지 않는다. 제발 생물학 공부를 좀 하시길...

우종학 교수는 인간이 원숭이에서 진화된 존재라고 했다라고 주장하는 젊은지구교인들은 창조과학의 전통을 따라 왜곡과 편집과 악의적 소문을 내려는 의도에 불과함


지난 여름에 한국 크리스채너티 투데이에서 아담과 관련된 미국판 Christianity Today기사를 번역해 올리는 기획이 있었습니다. 아울러서 인터뷰 기사를 대담형식으로 담고 싶다고 해서 몇몇 청년들과 진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말투는 전혀 저의 말투 같지가 않지만 잡지에 나간 기사를 그대로 옮겨봅니다. 원 기사는 여기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기 




진화는 하나님의 창조에 포함된 자연법칙일 뿐

크리스채너티투데이 2011년 8월호  
 

아직은 다소 낯설지만, 프랜시스 콜린스의 「신의 언어」(김영사 역간)가 번역돼 나오면서 진화를 인정하되 기독교 신앙을 그대로 유지하는 이들의 입장이 국내에도 확실히 알려지기 시작했다. 유신론적 진화론은 진화론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오해를 사기 십상이지만 진화론이 기독교 신앙을 갖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2009년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한국 IVP)라는 책에서 창조과학과 지적설계론 양쪽 모두를 비판하며 과학과 기독교 신앙이 상호보완적으로 양립 가능함을 보여준 우종학 교수(서울대 물리천문학부)의 견해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복음주의 환경에서 자란 젊은이들은 이런 생각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교회와 학교에서 창조와 진화를 각각 다르게 배운 이들이 기독교 신앙을 접지 않고, 나아가 복음을 전하는데 유신론적 진화론은 약이 될까 독이 될까. 실마리를 찾기 위해 신영혜(학원복음화협의회 간사), 김동원(고려대학교 대학원 건축사회환경공학과) 두 사람을 초대했다. 그리고 이들의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우종학 교수가 함께했다. 며칠째 멈추지 않던 빗줄기처럼 질문은 쏟아졌고 대답 역시 만만치 않았다.


신영혜 : 유신론적 진화론이 대세인가요.

우종학 : 아니요. 지구의 나이가 1만 년이라고 믿는 그리스도인이 대세죠.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갤럽의 조사에 의하면 약 절반 정도가 그렇게 믿고 있죠.

신영혜 : 그렇다면 지구가 1만 년 됐다는 젊은 지구론이 사실이 아닌 것은 확실한가요.

우종학 : 저는 확실한 것 같아요. 안드로메다은하가 300만 광년 떨어져 있거든요. 빛이 오는 데 300만 년이 걸리는 거죠. 그 안드로메다은하를 우리가 지금 보고 있죠. 그 시간은 부정하기 어렵죠. 그리스도인 가운데도 이런 과학을 수용한 사람이 제법 있어요. 대중과학서도 읽고 과학이 발견하는 새로운 사실에도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죠.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질문할 데가 없어요. 목사님한테 질문할 수도 없고 학교 가서 질문할 수도 없고. 그래서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쌓아만 놓고 있는 사람이 꽤 많아요. 안 곪으면 괜찮은데 곪으면 위험해지죠. 반면 이런 문제에 별 관심 없이 신앙생활 잘 하시는 분들도 물론 많죠. 저는 고민이 돼서 교회를 떠나는 사람에 관심이 많습니다.

신영혜 : 하지만 진화 관련 내용들은 신학자들이나 전문가들이 해결해야 하는 내용은 아닐까요. 일반 그리스도인은 이런 내용을 접하기도 어렵고 접해도 반감이 생기기 쉽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창조가 그대로 ‘믿어지는 은혜’가 더 중요하지는 않을까요.

우종학 : 진화 관련 문제를 피해가는 태도 중 하나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는 겁니다. 진화가 구원에 관한 핵심 문제가 아니라고 여겨지면 복 받은 것이지만 이 문제로 복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요? 강연하러 미국 코스타에 가서 그곳에 아이들을 보낸 부모들의 고민을 접합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과학을 배우기 시작하면 주일학교에 안 가겠다고 한답니다. 그들은 교회가 거짓말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구의 나이를 1만 년이라고 배웠는데 학교에서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듣게 되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교회가 거짓말한 게 그것뿐이겠는가’로 번지는 데 있죠. 지구의 나이나 진화에 대해서만 거짓말했겠냐는 거죠. 그렇게 신뢰가 떨어지면서 복음에 대한 신뢰가 같이 떨어집니다. 저는 심각하다고 봐요.

신영혜 : 교회에서는 학교에서 배우는 진화론이 잘못됐다고 가르치고 진화론의 맹점을 지적하죠. 그래서 많은 그리스도인은 교과서에서 배우는 것이 정말인지를 의심하지, 교회를 의심하지는 않죠.

우종학 : 그럴 수도 있죠. 많은 사람들은 교회에서 가르치는 게 맞고 학교에서 배우는 게 틀렸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앞서 예를 든 사람들이 다수는 아니지만 이들에게는 신앙의 걸림돌이 됩니다. 그리고 교회 밖 사람들은 기독교가 틀렸고 과학이 맞는다고 생각하는데,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과학이 틀렸고 교회가 맞는다고 하면 그들이 들을까요? 그들 입장에서는 교회가 가르치는 창조 이야기는 거의 지구가 평평하다는 이야기처럼 들리죠. 그리스도인들이 말하는 구원과 부활도 다 그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신영혜 : 진화라는 말이 어색하지는 않아요. 생물이 상황에 따라 발달하고 약간 변할 수는 있지만 큰 변화를 말하는 진화가 어색한 거죠.

우종학 : 진화와 진화이론은 약간 다른데요. 진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종이 나왔다는 것이죠. 진화는 일반적으로 다 받아들여요. 심지어 지적설계론자들도 받아들이죠. 시간이 가면서 더 복잡한 종이 보인다는 거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방식으로 더 복잡한 종이 나왔는지, 그 기작(機作,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것이 진화이론이죠. 찰스 다윈이 처음 진화이론을 소개할 때는 자연선택론 같은 이론이 있었고 최근에는 유전자 연구가 발전하면서 또 다른 진화이론이 등장하죠. 진화의 기작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생물학이 밝혀가는 단계에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단순한 종이었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복잡한 종이 나온다는 것은 ‘팩트’예요. 물론 복잡한 종이 나올 때마다 하나님이 개입하셨다는 주장도 가능하고 아니면 하나님이 창조 때부터 심어놓은 진화 법칙이 자연스레 발현된 것으로 볼 수도 있죠. 1859년 다윈이 쓴 「종의 기원」이 나왔을 때 많은 신학자들은 ‘하나님이 동물들을 이런 방식으로 만드시는구나’ 하며 받아들였어요. 그러다가 근본주의의 영향으로 일반인들 사이에서 반진화운동이 퍼져나가면서 진화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돼버렸죠.

신영혜 : 진화를 받아들이면 최초의 인류인 아담은 실재가 아니라 신화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렇게 아담이 무너지면 여러 문제가 생기니까요.

우종학 : 생물의 진화를 받아들여도 아담을 실존 인물로 받아들이는 데 무리가 없는 견해도 있어요. 사실 아담과 하와는 한 쌍이며 화석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진화생물학의 연구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지만 그리스도인 입장에서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여기서 인간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등장합니다. 저는 생물학적 골격, 즉 두뇌라든가 신체 기관들은 진화를 통해 얼마든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보지만,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진정한 의미의 인간이 되는 것은 하나님이 우리 앞에 현현하실 때, 우리를 만나주실 때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과 관계를 맺을 때 진정한 의미의 인간이 되는 거죠.

김동원 : 존 스토트의 경우도 아담 이외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죠. 저도 그 견해에 동의하는데 교수님은 어떠신지요.

우종학 : 존 스토트는 생물학적 인간은 진화를 통해 하나님이 만드셨고, 그중에 아담과 하와라는 한 쌍을 선택하셔서 그들에게 나타나셨고, 그들에게 하나님의 영을 불어넣으셨다고 봅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인간이 된 거죠. 그런데 그 외에도 다양한 견해가 있습니다. 아담과 하와를 한 쌍으로 보는 쪽과 1만 명 정도의 군집으로 보는 쪽 그리고 인류가 최초로 나타난 때를 1만 년 전으로 보거나 10만 년 전으로 보는 견해가 있기 때문에 네 가지 경우의 수가 생기죠. 창조과학은 아담과 하와를 1만 년 전에 있었던 딱 한 쌍으로 보고, 콜린스 박사는 10만 년 전에 있었던 한 공동체를 대표하는 인물로 보는 겁니다. 이와 달리 다섯 번째 견해도 있는데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를 비유적으로 받아들이고 아예 아담과 하와는 없었다고 봅니다. 제가 보기에 마지막 다섯 번째 견해를 제외하고는 복음주의권이 받아들이기에 큰 어려움이 없는 생각들입니다.

김동원 : 진화도 중요하지만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가 실존했는가, 그의 부활이 역사적 사실인가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이를 부정하는 고고학계나 과학계의 의견이 나오는데 그렇다면 과연 우리가 어디까지 그런 의견을 받아들이고 얼마나 유연해질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우종학 : 저는 역사적 예수와 부활 사건을 부정하면 복음주의가 될 수 없다고 봅니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지구의 나이도 과거와 달리 유연하게 해석하게 됐는데 신약성경도 그렇게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인데,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은 조금 다른 문제라고 생각해요.

일단 과학이 예수의 부활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봐요. 고고학은 좀 달라요. 제가 고고학을 잘 모르지만 문화인류학적 증거를 찾고 당시 문서를 찾아서 과학만큼 엄밀한 합의를 이루기는 어렵다고 봐요. 과학보다는 논쟁의 여지가 많다고 보는 거죠.

그리고 만약 예수라는 인물의 삶과 죽음과 부활을 고고학이나 과학이 밝히면 어떻게 될까요? 그것을 과학이 밝히면 더 이상 신앙의 영역이 아니죠. 믿음이 필요 없는 거죠. 그냥 받아들이면 됩니다. 저는 과학을 통해서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거나 성경의 사건들을 입증하려는 시도 자체가 위험하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반이성이나 반합리성으로 가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이해와 이성을 뛰어넘는 영역이 있음을 인정하자는 것입니다. 과학이 그 부분을 시도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시도해서도 곤란합니다.

김동원 : 소위 자연주의는 자연이 그 내부의 힘으로만 돌아간다는 생각입니다. 애초부터 기적은 없다고 하는데 다윈주의 진화론도 그 영향을 받아서 신의 개입이라는 것이 필요치도 않고 발견할 수도 없다고 봅니다. 만약 자연주의로 설명이 불가능한 것이 나오면 자연주의를 포기할 수 있을지가 궁금합니다.

우종학 : 설악산의 울산바위를 하나님이 천사를 보내서 만들 수도 있지만 풍화작용으로 긴 세월 동안 만드실 수도 있겠죠. 그러면 울산바위 연구에는 자연적 방법이 가장 합당합니다. 하나님의 창조 방법에는 흔히 기적으로 불리는 특별 창조와 자연계에 부여하신 법칙을 따르는 인과적 방법 두 가지가 있습니다. 기적을 통하지 않고 자연을 통해서 창조하시는 영역도 분명 있습니다. 그리스도인 과학자들이 자연주의 방법론을 취하는 이유는 하나님을 배제하고 자연 안에서 창조 원리를 찾기 위해서라기보다 원래 하나님이 부여하신 창조 방식이 그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자연적 이유를 넘어서는 것은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죠. 그런데 그런 질문은 좀 이상해요. 초자연적 이유들을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 저는 전혀 답이 안 보여요. 가령 특별 창조나 기적 같은 것을 다루겠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과학의 영역이 아닌 것 같아요. 과학의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고 고집 피우는 게 아니라 하고 싶어도 과학이 할 수 없는 영역이라 생각해요. 과학의 한계죠. 방법이 없는 겁니다. 과학자들이 기적을 배제하는 입장이 아니라 기적을 다룰 수 없기 때문에 방법론적 자연주의를 선택한다고 이해하는 게 맞습니다.

박동욱 : 초자연적인 현상만 기적은 아닐 텐데요.

우종학 : 컵을 놓으면 바닥으로 떨어지는데 흔히 말하는 기적은 아니죠. 하지만 이 현상이 하나님 없이 되는 것인가. 저는 아니라고 봐요. 중력법칙이 전 우주에서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사실은 신기한 일입니다. 왜 전 우주가 같은 물리법칙을 따라야 하는지를 과학은 대답 못하죠. 물리법칙이 전 우주에서 동일하다는 것은 전제죠. 증명이 안 되니까요. 하지만 그 전제가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하나님이 물리법칙 자체를 붙들고 계시다는 것이죠.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으시면 중력법칙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것이죠.

인간은 이 우주를 수학적 모델로 아주 아름답게 설명할 수 있어요. 그러면 어떻게 우리가 이 우주를 파악할 수 있는가. 아인슈타인이 말한 것처럼 우리가 우주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미스터리죠. 우주가 합리적이고 우리가 그 합리적인 우주를 이해하는 신비는 과학이 설명하지 못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우리 입장에서는, 하나님이 그 지식과 풍요함을 반영해 우주를 만드셨고,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으면서 그분의 지성을 나눠받았기 때문에 우주를 보고 연구하면서 이해할 수 있고 그것이 수학적 모델로 연결이 된다는 거죠. 이런 면들을 보면 자연법칙 자체가 오히려 더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신영혜 :다른 그리스도인 과학자들의 생각은 어떤지요.

우종학 :드러내지는 않지만 저처럼 생각하시는 분도 많고 다른 한편에서는 직업과 신앙을 분리해서 이원론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도 많죠. 마크 놀은 「복음주의 지성의 스캔들」(한국 IVP 역간)에서 창조과학이 미국 기독교계를 휘어잡은 것은 그리스도인 과학자들이 침묵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합니다. 과학적 결론을 신학적으로 수용하고 해석하는 작업을 계속하지 않으면 기독교는 뒤처질 수밖에 없어요. 갈릴레이 사건이 계속 일어나는 거죠. 뉴턴이 중력이론을 발표했을 때 당시 사람들은 밤하늘에 움직이는 목성과 화성을 천사들이 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뉴턴이 나와서 사과가 떨어지는 중력법칙이 거룩한 천체에도 동일하게 작용한다고 했을 때 그의 이론이 기독교를 위협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죠. 존 폴킹혼이 말하길 “뉴턴의 중력이론처럼 진화이론도 지금은 기독교에 위협이 되는 것 같지만 몇 백 년 후면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는데 저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과학은 발전하고 성경은 고정돼 있기 때문에 과학의 새로운 발견은 끊임없이 기독교에 도전이 될 거에요. 그런데 담을 쌓고 방치하면 치명상이 될 것이고, 그렇지 않고 신학자들이 활발하게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하나님의 크신 창조 안에 새로운 발견을 어떻게 품을 것이지를 고민하고 새로운 해석들을 내놓으면 기독교는 더 풍성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