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밤...

별아저씨의집 2002. 7. 1. 16:00
조금씩 밤이 깊어 갑니다.
무척이나 더운 하루입니다.
2층짜리 아파트의 2층이라서인지,
서녘으로 향한 창으로 오후 내 햇살이 들어서인지,
그도 아니면, 젊음이라는 열기가 내안에서 끝도 없이 복사되기 때문인지

스탑싸인에 멈춰섰던 차 한대가 유유히 지나갑니다.
모두 잠든 이 밤에 그는 집으로 가는걸까...
문득 나는 어디로 가는지를 한번 물어봅니다.
여름이 빨리 갔으면하는 생각같은 건 이제 하지 않습니다.
그저 여름은 매년 오는 것임을 알게되었기에,
더울만큼 더울거라고, 흐를 만큼 땀이 흐를거라고.

막 나온 C.S.루이스의 전기 한권을 받았습니다.
그의 삶의 한 주제가 'Joy'였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블럭버스터 영화와 감각적인, Joy도 아닌 Joy에 비춰
어린시절의 잠못 이루던 설레임들을 떠올려봅니다.

내일이면 시작되는 학교에서 예쁜 현아를 만날거라는 생각에
잠못들고 들뜨던 여름방학의 마지막 밤과
잠든 외할머니를 두고 소변보러 나왔다가 맞딱뜨린
수천개 별들의 조용한 흔들림
그렇게 가슴에 들어왔던 무언가 터질듯한 느낌에
매일밤 그들을 만나러 거름냄새나던 시골마당에 나오던
설레이던 끌림들.
짜가 나이키를 사주시겠다는 어머니와의 시장여행..
아, 어머니.

나는 이제 어른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열심이 사는 이유는 아마도 행복을 얻으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욕심이 채워진다고 Joy가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욕심은 채워질수록 목마름을 부릅니다.
나는 평범한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욕망의 거친 악셀레이터를 끝도 없이 밟아오다
문득 선 스탑싸인 앞에서 갑자기 모든 것이 무너지는.
Joy를 잃어버린 것은 언제쯤이였을까.

루이스는 9살에 어머니를 잃습니다.
그녀는 mild하고 fresh하며 독재적인 passion으로부터 자유로운
행복에 대한 탤런트가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녀의 죽음으로부터 그의 Joy에 대한 고민은 시작됩니다,
삼십대 초반의 어느날 Joy에 의해 suprised 될때까지
아니, 그이후에도 Joy는 여전히 그의 삶에 중심이 있습니다.

내가 찾던 신의 이름을 오늘 문득 깨닫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나는 갑자기 모든 이의 이방인이 됩니다.
그러고보니 신비한 밤의 아름다움 속에 누렸던 Joy 생각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