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기독교 서적

세마리 여우 길들이기 - 송인규

별아저씨의집 2005. 3. 1. 04:26
포스닥 자리를 지원하면서 야망, 질투, 경쟁 같은 것들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느꼈다. 좋은 자리에 가고자 하는 욕망과 그 밑에 깔리 동기들, 그리고 당연히 겪게 되는 경쟁, 그리고 결과들을 보면서 느끼게 되는 질투. 이것들은 우리 삶에 어느덧 녹아들어 따로 분리해내지 않으면 문제의식을 갖기조차 어려운 것들이 되어있는지도 모른다.

어디선가 송인규 교수님이 작년에 저술한 '세마리 여우 길들이기'라는 책의 정보를 듣고 꼭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마침 구하게 된 책을 오늘 주욱 읽으면서 다시 한번 얼마전 내가 거쳐간 야망-질투-경쟁의 과정을 잠시 돌아볼수 있었다.

한국교회에 대해, 아니 교회 전반에 대해 내가 갖는 불만은 아젠다를 누가 설정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교회 굴리기(?)에 집중된 흔히 교회성장의 이슈들이 주로 설교메뉴로 다뤄지는 것까지야 참을수 있지만 성도들의 실제 전쟁터인 삶의 자리에서 일어나는 현장의 문제들이 전혀 터치되지 않는다는 것은 내심 불만이다. 말씀에 비추어보고 기도하고 고민해야 할 문제들을 과연 누가 설정하고 제시하는가, 얼마만큼 현실적인 판단에서 제시되는가를 생각해보면 아쉽다는 결론을 내릴수 밖에 없다.

이 책은 매우 중요하지만 잘 다뤄지지 않는 야망, 질투, 경쟁의 문제를 끌어낸다. 그것은 사실 평신도나 전임사역자나 피해갈수 없는 무거운 문제이며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내면을 흔들어 놓을수 있는 위험한 문제이다. 이 책은 그렇게 이런 문제제기의 측면에서 두말할 나위없이 만족스럽다.

야망, 질투, 경쟁을 여러가지 내용적인 면에서 분석하고 그 조합을 통해 여러가지로 나누어 보는 분석의 틀은 상당히 도움이 될것이다. 야망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해 보던 것과 달리, 질투와 경쟁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다양한 방면의 접근을 할수있게 되었다. 특히 어느정도 고민이 되던 경쟁의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도 깨끗하지는 않지만 최소한의 정리는 가능해졌다.

이 세가지 (야망, 질투, 경쟁)을 여우로 표현하며 이 놈들을 길들이자는 의도로 쓰여진 책이지만 실제로 길들이기의 측면에서는 좀더 실제적인 얘기가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첫권은 분석의 면에 치중하고 다음에 후속편을 내서 실제 길들이는 사례들을 중심으로 적용면에 촛점을 맞춘 책이 나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쨌거나 성경에 충실히 기초해서 이 세마리 여우들을 요리조리 분석해서 다룬 이 책은 그리스도인들이 반드시 한번쯤 읽고 고민해봐야 할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막상 문제가 터졌을때 다시 한번 펴들고 곰곰히 분석해보고 처방하는데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문제는 책읽기가 아니라, 야망, 질투, 경쟁, 이 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