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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학기 교양과목을 처음 가르치면서 비전공자들에게 어떻게 과학을 특히 천문학을 잘 가르칠 수 있을까라는 긴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다.
사실, 영어로 수업하는 대학원 과목보다 학부 교양과목을 준비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그것은 직업교육에 가까운 대학원 수업과는 달리, 학부수업은 학생들이 대학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학문을 통해 인생을 보는 안목이 넓어질수 있도록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평소 생각 때문이다. 평소의 생각대로, 비전공자를 위해 효과적으로 수업을 하려면 당연히 많은 시간이 소모된다.
어떻게 잘 가르칠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다보면, 교수도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서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얼마 전, 이한승 교수의 블로그에서 '최고의 교수'라는 책에 대한 얘기를 접했다. 흠... 최고의 교수상을 받은 훌륭한 교수들을 인터뷰하고 분석한 책이란다. 꼭 읽어야겠다고 벼르다가 지난 주에 학교서점에서 구입해서 일부러 세번에 나누어서 읽었다. 이 책에는 미국대학에서 가르치는 8명의 교수가 등장한다. 내가 예일에서 박사과정을 할 때 물리학과 학과장이 된 상카 교수도 그 중 한 명이다. 한국대학의 교수들 중에도 훌륭한 교수들이 있을텐데, 소개되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이미 사용하고 있는 수업방식들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지만, 경험많은 교수들의 눈을 통해 새로운 것들도 많이 배우게 되었다. 대부분 동의하는 내용들이다. 매 학기 새롭게 수업을 시작할 때 다시 한번씩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나온 대로, 교수는 학생을 가르치는 학생이다.
그러나 수업준비에 충분한 시간을 쏟을 수 없는 구조를 갖는 한국의 대학에서 이 사람들과 같은 최고의 교수들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사실이 조금 씁쓸하기도 하다. 연구논문의 양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많은 수업량을 교수들에게 지우는 한국대학들의 환경은 어떻게 개선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