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종교 이슈/창조-진화 논쟁

열린 창조론

별아저씨의집 2010. 6. 6. 02:00



우주와 지구, 그리고 생물들과 인간의 창조의 시기를 만년 전으로 보는 젊은 지구론은 하나님의 창조가 대부분 기적을 통해서 이루어졌다는 얘기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기적적 창조론 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뭔가 자연법칙과 인과론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방식으로 창조되었다면 그것은 기적적 창조이다.

반면 진화를 통해서 인간을 창조했다고 보는 사람들의 입장은 보다 자세히 보면 여러가지로 나뉜다. 그 중에서 극단적인 입장은 기적을 통하지 않고 모든 창조가 자연법칙과 인과관계에 의해서 창조되었다고 보는 입장이다. 창조를 씨앗과 씨앗의 발현으로 나누어 본 어거스틴의 입장도 이 입장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창조와 진화를 보는 세가지 견해'라는 책에 등장하는 "능력으로 충만한 창조"라는 개념도 자연적 방식, 즉 자연법칙을 따른 인과관계를 통한 창조를 일컫는다고 할 수 있다. 진화를 창조의 한가지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입장은 흔히 진화적 창조론 혹은 유신적 진화론이라는 말로 표현하지만 이 두 표현은 인간의 창조과정에 기적적인 방식이 전혀 사용되었는가 혹은 그렇지 않았는가에 대해서는 분명한 차이를 드러내주지 않는다. 더군다나 진화와 창조는 흔히 서로 대립되는 개념으로 오해되기 때문에 이 진화와 창조를 섞은 표현에 대해서는 거부감도 많다. 그런 의미에서 기적을 통하지 않고 자연적 인과관계를 통해 창조가 이루어졌다고 보는 견해를 자연적 창조론이라고 부르는 것이 좋겠다. 

물론 신은 자연적 방식과 기적적 방식을 다 사용할 수 있다. 자연적 방식과 기적적 방식 모두를 사용했다고 보는 입장은 복합적 창조론이라고 하자.

그러나 자연적 방식과 기적 중에 어느 것을 사용하셨을지를 미리 알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은 기적만으로도 혹은 자연적 방식만으로도 혹은 두가지 방식을 다 사용하여서도 창조를 하실 수 있지만 어느 방식이 실제로 사용되었는지에 대해서 미리 결론을 내리지 않는 입장이 더 바람직하겠다. 어떤 현상의 인과관계가 과학을 통해 밝혀진다면 그 현상은 하나님이 자연적 방식으로 창조하신 것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입장, 이런 견해를 열린 창조론이라고 하겠다. 이 입장은 과학으로 밝히지 못한다고 해서 기적을 인정하는 경우, 빈틈의 하나님과 같은 오류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는 입장이다. 그래서 복합적 창조론보다는 보다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