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학 99

서울대, 허블망원경으로 우주블랙홀 비밀 밝힌다

지난 주에 허블우주망원경의 Cycle 20 즉 2012년 하반기에서 2013년 상반기에 이르는 1년 관측 프로그램들에 대한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2월에 공들여 준비한 관측제안서를 제출하였고 5월에 심사가 있었으며 이제 그 결과가 발표된 것입니다. 너무나도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자외선과 가시광선을 동시에 관측할수 있는 STIS라는 분광기를 사용하여 6개의 블랙홀 근처의 가스운동을 관측할 15 공전 시간을 얻게 되었습니다. 올해 연구에서 가장 뿌듯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기사내용입니다. 서울대 우종학 교수, 허블우주망원경으로 블랙홀 관측 서울대학교는 우종학 교수(물리·천문학부·사진)팀이 미항공우주국(NASA)의 허블우주망원경 관측시간을 확보해 거대 블랙홀 관측에 나선다고 19일 밝혔다. 국내..

[사이언스플라자] 글쓰기는 과학자의 일상

매경 사이언스 플라자 칼럼 2012년 5월 23일자 과학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초ㆍ중ㆍ고생들이 이메일로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다. 심심찮게 날아오는 이메일에 일일이 답해주지 못해 안타깝지만 그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 그것은 과학자가 되려면 글 쓰기 훈련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박사과정 시절 동료 대학원생들 사이에선 `교수들은 글 쓰는 기계`라는 농담이 오갔다. 연구비를 타려면 연구제안서를 잘 써내야 하고 그것을 토대로 다른 연구자들과 경쟁해야 한다. 오랜 시간 준비해서 제출한 제안서가 좋은 평가를 받아 채택될 때 즈음이면 벌써 다음 연구제안서를 준비하기 시작해야 한다. 연구비뿐만 아니다. 시간이 한정되어 있고 경쟁이 심한 우주관측 기기나 실험장비 등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좋은 연..

[사이언스 플라자] 대중이 과학을 누리게 하라

2012. 3. 14일짜 칼럼입니다. 내용을 나눠쓰긴 그렇고 묶어쓰려니 구체적 얘기를 많이 할 수 없고, 뭐 그렇군요. --------------------------------------------- 대중이 과학을 누리게 하라.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한 나라 과학 수준은 연구인력이나 예산, 논문, 과학교육 등 다양한 지표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흔히 간과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국민의 과학 수준이다. 북미나 유럽 국가 국민은 과학에 대한 소비 욕구가 높다. 과학전시관에 가보면 자녀들 보호자로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과학관을 찾는 어른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과학과는 거리가 먼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다가, 그들이 가진 과학상식이나 과학에 대한 깊은 관심에 깜짝 놀..

[사이언스플라자] 대한민국에는 국립천문대가 없다.

이번 달 칼럼입니다. 편집부에서 제목을 우리에겐 국립천문대가 없다로 수정했군요. 원 제목으로 올립니다. 우리나라에는 왜 국립천문대가 없을까요? 대한민국에는 국립천문대가 없다.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10여 년 전 워싱턴DC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했다가 미국 해군 천문대를 방문한 적이 있다. 부통령 관저가 자리 잡은 해군 천문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해군 천문대 상징인 마스터 시계였다. 24개의 세슘원자와 수소메이저 장치로 구성된 마스터 시계는 표준시간을 유지하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전자장비가 일상생활을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 정확한 시간 측정은 꽤나 중요하다. 가령, 1억분의 1초 정도 작은 오차가 있다면 위성항법장치(GPS)를 통한 위치측정에서 3m가량 오차가 생긴다. 예부터 역법과 시..

매일경제 "주목! 새해 멋진 연구성과 낼겁니다"

이런 글 올려도 될까 모르겠지만 새해를 다짐하는 기념으로 올려봅니다. 매경에서 사진찍으러 오라해서 갔더니 결과가 이렇게 나왔군요. "주목! 새해 멋진 연구성과 낼겁니다" "한옥마을에 오는 사람들이 몇 명인지 어떻게 계산할 수 있을까요? 입장료가 없으니 웨이트(가중치)를 주어야겠네요."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필동 한옥마을. 카메라 앞에 선 과학자들은 자연스럽게 말하는 포즈를 취해달라고 부탁하자 난해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우주 탄생 초기에 존재했지만 사라진 반(反)물질을 연구하는 원은일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43), 블랙홀을 연구하는 우종학 서울대 물리ㆍ천문학부 교수(42), 그래핀을 연구하는 홍병희 서울대 화학과 교수(41)는 각각 88, 89, 90학번으로 또래다. 나이뿐 아니라 각자 분야에서..

[사이언스 플라자] 과학에는 민간의 힘이 필요하다

매경 [사이언스 플라자] 과학에는 민간의 힘이 필요하다 2011년 11월 30일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10여 년 전에 개봉된 영화 `콘택트`는 과학에 대한 깊은 통찰을 던져주는 명화다. 과학명저로 꼽히는 `코스모스` 저자이며 행성과학자로 유명했던 칼 세이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에서 조디 포스터는 외계 생명체를 찾는 과학자로 등장해 열연한다. 뉴멕시코 사막지대를 배경으로 펼쳐 있는 전파망원경들 모습이나 과학적 증거와 경험의 역학관계와 같은 철학적 주제들도 흥미롭다. 잊히지 않는 장면은 조디 포스터가 연구비를 얻기 위해 관계자들을 설득하는 장면이다. 외계 생명체 증거를 찾지 못한 탓에 정부 지원 연구비가 끊어지자 그는 연구비를 지원받기 위해 기업과 민간 재단을 찾아다닌다. 외계 생명체를 찾..

[사이언스플라자] 뛰어놀다가 쥐를 잡아라

매달 마감일이 순식간에 다가옵니다. 이번 칼럼에는 감상을 조금 담았습니다. 원글가기 10월 26일자 매일경제 [사이언스플라자] 뛰어놀다가 쥐를 잡아라 우종학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우주의 가속팽창을 발견한 공로로 세 천문학자, 펄뮤터와 슈밋 그리고 리스에게 수여됐다. 인류의 긴 역사 동안 우주는 무한히 크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20세기 초에 허블과 르메트르는 우주가 팽창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우주 공간이 커지고 있다는 이 발견은 현대우주론의 출발점이 됐고, 우주 시공간이 유한하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지난 한 세기에 걸쳐 뿌리내렸다. 하지만 21세기가 시작되기 직전 또 한 번 놀라운 발견이 우주론을 뒤흔들었다. 먼 우주의 초신성을 연구하던 버클리와 하버드대학의 두 연구팀이 각각 ..

[과학기사] 거대블랙홀 질량은 태양 3200만배

매경에서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몇가지 오류가 있군요. 거대블랙홀 질량은 태양의 100만 배에서 100억 배까지 입니다. 원글은 요기에... 태양 질량은 지구의 33만3000배에 달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2×10^30㎏이다. 이를 숫자로 표시하면 2,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 은하 중심에 자리 잡고 별과 가스를 잡아먹는 거대 블랙홀 질량은 더 어마어마하다. 태양의 100만~100억배 정도로 추산된다. 표기가 어려울 만큼 천문학적 숫자가 등장한다. 다른 은하에 있는 거대 블랙홀 질량을 정확하게 재기는 쉽지 않다. 빛조차 도달하기 힘겨울 만큼 워낙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 주변 천체도 측정하기 어려워서다. ↑ 시퍼트 은하들은 중심에 자리잡은 거대 블랙홀의..

진화는 하나님의 창조에 포함된 자연법칙일 뿐

인간은 원숭이에서 진화된 존재? 도대체 누가 그런 주장을 하나? 생물학은 인간이 원숭이에서 진화되었다고 가르치지 않는다. 제발 생물학 공부를 좀 하시길...우종학 교수는 인간이 원숭이에서 진화된 존재라고 했다라고 주장하는 젊은지구교인들은 창조과학의 전통을 따라 왜곡과 편집과 악의적 소문을 내려는 의도에 불과함 지난 여름에 한국 크리스채너티 투데이에서 아담과 관련된 미국판 Christianity Today기사를 번역해 올리는 기획이 있었습니다. 아울러서 인터뷰 기사를 대담형식으로 담고 싶다고 해서 몇몇 청년들과 진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말투는 전혀 저의 말투 같지가 않지만 잡지에 나간 기사를 그대로 옮겨봅니다. 원 기사는 여기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기 진화는 하나님의 창조에 포함된 자연법칙..

[사이언스 플라자] 공정한 평가는 과학발전의 초석

이 칼럼의 독자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입니다. 너무 넓게 잡으면 별로 할 얘기가 없어지고 너무 좁게 잡으면 대중성이 떨어지고... 주제마다 넓혔다 줄였다 해야할 것 같습니다. 1800자를 훨씬 넘겨 글을 잘라냈는데 칼럼 스타일에 좀더 적응이 필요한 듯 합니다. 매경 사이언스 플라자 2011년 8월 17일 과학은 막대한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공공 분야다. 예산이 적합하게 배정되고 연구비가 효율적으로 사용되는지에 대한 철저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근대국가가 성립되기 전에는 과학의 가치를 알았던 귀족들이 과학자를 먹여살린 반면 현대에는 국가가 그 일을 대신한다. 과학자들이 다양한 연구제안서를 내놓으면 심사위원들은 국가를 대신해서 평가한다. 연구비가 많이 몰리는 분야가 발전하게 마련이다. 결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