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362

'인간과 우주' 수업

87명의 학생들이 듣는 교양과목, '인간과우주' 수업을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강의를 할 때마다 학생들이 얼마나 강의에 흡입되고 있는지를 확연히 볼 수 있는데 이번 학기 학생들의 열의가 매우 좋아보입니다. 우선, 정원을 넘어 40명 가량이나 더, 꼭 이 수업을 듣겠다고 온 것도 기특하고 다른 수업으로 가라는 협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내 싸인을 받아간 학생들이 나름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과목 소개를 한 첫 수업에 이어, 우주공간의 크기를 다룬 두번째 수업에서 학생들이 수업에 주욱 몰입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첫번째 과제를 내주고 과목에 바라는 점과 목표를 쓰게 했습니다. 문과생들이 대부분인 수강자들은 과학에 대한 두려움이나 몰상식을 넘어 우주에 대한 과학 지식을 배우고 과학적 사고도 배우고 싶다는 ..

블로그 글이 뜸해서리...

원래도 자주 글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간간히 글을 올리며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갖곤 했는데 요즘은 도통 블로그도 못하고 있습니다. 주인장으로서, 별로 방문자도 없는 블로그라도, 명색이 블~로그 인데 폐쇄해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도 좀비 블로그 정도로 살려두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들고. ^^ 날이 밝았습니다. 뒤척이다 한밤중에 깼는데 잠이 오지 않아 드디어 블로그를 하는군요. 옛글들을 뒤적이며 댓글들을 보다보니 지인들 생각이 간절해 집니다.

새학기를 맞으며

새학기 첫 주를 바쁘게 보내고 나니, 추석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가을 느낌도 솔솔 나고, 한숨 돌릴 여유도 있어 좋습니다. 밀려왔던 블랙홀의 활동과 별생성 활동의 연관성에 관한 논문을 마악 제출했습니다. 1년 이상 밀렸던 프로젝트군요. 다른 그룹의 박사후 연구원이 데이타 처리를 했고 대략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 지난 봄이었는데 8월 내내 파고 들어 분석을 새로 하고 논문을 다시 썼습니다. 논문제출을 하고 나니 좀 홀가분한 생각이 들고, 드디어 2학기를 제대로 맞는 것 같습니다. 방학 초에는 박사과정 학생의 논문을 제출했고 방학 중에는 다른 교수팀의 학생과 같이 연구하던 주제의 논문을, 그리고 방학이 끝나면서 박사후 연구원이 맡았던 논문까지 제출을 마쳤습니다. 그러고보니 방학 때 땀 좀 흘린 것 같습니다. ..

9월

9월. 무척이나 좋아하던 9월이 왔다. 9월을 무색하게 하는 늦더위라 왠지 마음이 동하지는 않는다. 프로젝트 하나를 마감하며 논문을 쓰느라 지난 몇 주를 빡빡하게 보내서 인지, 들이닥친 새학기가 좀 멍멍하다. 오늘 논문을 대략 마무리 했으니 이제 새학기를 꿈꿔보자. 교양과목인 '인간과우주'를 가르친다. 60명 정원인데, 수강 첫날 정원이 찼다며 수강을 허락해달라는 학생들의 이메일이 꾸준히 날아왔다. 다 받아주면 100명이 넘어갈 듯 해서, 몇가지 규칙을 세워 공지를 했다. 오늘 벌써 8명이 초안지를 받아갔다. 인기 짱인 것 같다. (완전 자뻑이다). 그러나 학생 수가 많아지면 작년처럼 질높은 수업은 어렵겠다는 생각도 든다. 학기 초반에 학생들 이름을 몽조리 외웠었는데... 깜찍, 귀엽, 상큼, 발랄하던 ..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인생은 만남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다. 새로운 만남에는 예기치 못한 즐거움과 흐뭇함도 있고 때로는 뜻밖의 당황함이나 불쾌함이 따라 올 수도 있다. 먼 길, 오랜만에 부산에 내려가서 아이들을 만나고 어른들을 만나고 작은 섬김을 하고 큰 섬김을 받고 왔다. 새로운 사람을을 만나, 그 삶의 여정을 스스럼없이, 식탁에서 차에서 혹은 간식을 먹으며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했다. 존중과 호의, 경청 그리고 환대와 아쉬움 그런 것들은 사람이 살아가는 여정에서 맞부딪히는 흐뭇하고 뿌듯한 감사가 아닐까.

일상에서 벗어나기

외국인 학생 때문에 맘 고생을 좀 하고 있다. 영어를 잘 못하는 학생에게 많은 얘기를 해줘도 결국 논점을 잘못 파악하거나 엉뚱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 많이 힘들었는데, 가만 생각하니 본인도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이러저러한 일들로 맘이 무겁다. 좋은 지도교수가 된다는 것은 뭘까. 연구도 연구지만 먼저 성품의 훈련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많이 깨닫는다. 학생들은 아직 어리고 그러나 고집은 세고 프로답지는 않고 그러면서도 평등을 요구한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나는 학생들을 미국 스타일로 대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권위적인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인에게 불리할때는 동양적 사고로, 유리할때는 서양적 사고로 나오는 학생의 태도는 꽤나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며칠 마음이 무거운데 오늘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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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출장을 다녀와서 보낸 한 주가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학생들하고 주초에 길게, 주말에 짧게 두 번의 미팅을 했고 여러 프로젝트들의 현재 상황들을 점검하느라 바쁜 한 주였네요. 출장보고서 처리하고 연구비 처리도 좀 하고 말이죠. 시차 때문인지 한 주 내내 새벽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저녁먹고 나면 헤롱헤롱 졸다가 일찍 잠이 들었어요. 그래도 새벽부터 일을 하니 생산성은 좋은 것 같습니다. 외부 일도 많았네요. 한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 잡지랑 인터뷰를 하느라 하루 저녁은 명동에 다녀왔고 국립과학관 전시물 때문에 찾아온 사람들과 컨설팅 회의도 했고 초등학생들 방문이 있어서 금요일 오전에는 강의를 했습니다. 갑작스레 원고청탁이 들어와 짧은 글 하나도 써 보냈습니다. 징검다리 프로젝트로 구형규 선생님과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