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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한국에 계신 어머니와 전화 통화를 하다가 그런 얘기를 들었다. 신앙생활 건성건성 하지 말고 잘 하라고. 그러면서 어머니는 고3때 생각나냐고 물으셨다 성적이 떨어지는 것 같아 교회 여름 수련회가지 말고 공부하라고 했었다고 그런데 내가 학교 담임선생님께 겨우 허락받았는데 엄마가 왜 그러냐고 했단다. 어머니는 권사가 되어가지고 하나님이 먼저인지 공부가 먼저인지를 구분 못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했다고 하셨다. 나는 기억도 안 나는데 왜 그런 얘기를 꺼내셨을까? 어머니가 보시기에는 그 때에 비해서 내 신앙이 건성건성으로 보이나 보다. 그때, 참 대책없이(?) 믿었다. 말그대로 무대포로 하나님만 믿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거칠고 어린아이 같은 신앙이었지만 그래도 참 신앙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212호 과학칼럼] 명품 논리, 경제 논리

[212호 과학칼럼] 명품 논리, 경제 논리 한국이 드디어 우주인을 배출해냈다는 소식이 포탈을 뒤덮었다. 우주시대의 개막, 우주정거장에서의 김치 파티, 우주식품 개발을 통한 국위선양 등등, 요란한 미디어의 얄팍함을 보는 일은 왠지 씁쓸했다. 우주선을 올리는 로켓에 태극 마크가 달린 것을 보고 저거 달기 위해 예산을 얼마나 썼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우주여행을 두고 여론이 갈렸다고 한다. 우주시대로 진입이라는 긍정적 의견과 260억 짜리 로또 우주여행이라는 비난이 있었다. 솔직히 개인적 의견으로 이번 이벤트는 쇼에 가까워 보였다. 구체적으로 얻은 것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전공이 전공이다 보니 우주기술 확보와 같은 아이디어에 나는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우주기술은 간단히 말하자면 만들고 쏘고 쓰는 것..

나이든 감

요즘은 나이든 감이 팍팍 와닿는다. 30대 초반과는 영 다른 몸 상태를 경험하면서 착찹함도 있고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현실감도 든다. 긴 일정으로 그리스에 다녀왔다. 크레타 섬의 한 지역에서 학회가 있었고 결혼 기념여행 겸 아내와 함께 몇군데를 거쳐 지난 월요일에 돌아왔다. 비행시간도 길었고 아테네에서 아크로 폴리스 등등 유적지를 둘러보느라 무리를 해서 그런지 아직도 몸이 골골하다. 제작년부터인가, 이제 국제선을 타면 영 시차 적응을 못한다. 월요일 밤에 돌아 왔으니 지금쯤이면 시차 적응 할 만도 한데, 아직도 밤낮이 뒤바뀌어 있다. 열흘이나 자리를 비워서 일이 밀려 있는데 두통과 몸살로 아무일도 할수 없다는 것이 답답했다. 더군다나 학회를 갖다오면 아이디어들이 생기고 해보고픈 일, 뒤져봐야 ..

진중권의 글 (프레시안에서) 그저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그저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나라가 완전히 이상해졌다. 굳이 국가인권위의 해석에 의뢰하지 않아도, 상식적으로 대한민국의 국민 모두는 남녀노소의 차이에 관계없이 헌법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집회에 참석할 자유와 권리를 갖고 있다. 그런데 경찰이 뭔데 죄 없는 학생을 찾아와서, 그것도 수업 시간에 데려다가 조사를 한단 말인가? 그 학생이 무슨 범법 행위라고 했단 말인가? 듣자 하니 그저 집회신고 하러 경찰서에 찾아간 것뿐이라고 한다. 그 어린 학생이 수업하다 말고 끌려 나가 경찰의 조사를 받을 때, 얼마나 겁이 났겠는가? 지금 이명박 정권은 중고생들 대상으로 협박을 하고 있다. 그저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나라가 온통 대통령의 사유물이 되어 버렸다. 경찰은 촛불문화제를 불법화하여 시민들을 범법자로 ..

이메가 복음전서

누가 썼는지 참 기발합니다. 데굴데굴 웃다가 막상 현실을 생각해보면 참 씁쓸합니다. 이메가 복음 전서 - ssawall I. 나를 누구라 하더냐? - 이메가께서 제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물어 가라사대, "세상 사람들이 나를 무엇이라 부르더냐?" 제자들이 이르되, "어떤 이는 '땅박이', 또 어떤 이는 '공구리' 또는 '쥐박이'라 하더이다" 하니 이메가께서 또 물어 가로되,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인초니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는 영도자이시요. 만백성의 어버이이심을 제가 믿나이다" 하니 이메가께서 크게 기뻐하시며, "귀엽고 충성된 종아. 네가 복이 있도다. 네 믿음이 너를 키울 것이로다" 하셨느니라. 또 가로되, "이 백성이 선거에서는 나를 선택하였으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 어찌하여 미련한 잣대로..

[211호 과학칼럼] 선입견의 우상을 버려라 - 복음과상황 08년 5월호

[211호 과학칼럼] 선입견의 우상을 버려라 - 복음과상황 08년 5월호 우종학 (천문학 박사, 켈리포니아대학 산타바바라) 선입견의 위력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서 누가 이웃인가에 대한 실험을 한 적이 있다. 펑크 난 자동차를 고속도로 갓길에 세워놓고 누가 도움을 주는지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터반을 쓴 인도인이 고장 난 차 옆에서 도움을 청했지만 몇 시간 동안 수백 명의 사람들이 그냥 지나쳐 갔다. 남미 계열의 사람의 경우에는 같은 남미 계열 사람들이 차를 세우기 시작했다. 젊은 대학생이 도움을 청했을 때는 차를 세우고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고 금발 여성의 경우에는 너도나도 차를 세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런 비슷한 얘기는 많다. 선입견은 엄청난 파워를 갖는다. 9·11 사건 며칠 후, 두려움..

본회퍼의 전기

작년 가을 쯤 읽다 만, 본 회퍼의 전기를 다시 읽고 있다. 잠이 안 오는 밤이면 그의 옥중서신들을 들춰 내 읽곤 했었는데 제대로 전기 한번 읽어보자며 샀던 책. 책을 읽으며 문익환 평전이 많이 생각난다. 두 사람 다 훌륭한 가정 교육을 받고 자랐고 현실의 문제에 깊이 관여했다. 지난 여름 이후, 조용히, 그러니까 별 볼일 없이, 지내고 있는 내 삶에 뭔가 문제의식이 제기된다. 사람은 결국 만남과 대화를 통해서 성장하고 깨어나며 위대해 지는 것 아닐까 결국, 삶의 컨텍스트를, 그것도 자신의 풍요로운 삶에 촛점을 맞춘 컨텍스트가 아니라 그의 나라와 그의 통치에 면밀히 연관된 눈으로 삶의 정황들을 읽어내는 그런 컨텍스트는 결국, 훌륭한 교제에서 온다. 그런 면에서 나는 방학 중인 셈인가?

[210호 과학칼럼] 배보다 배꼽이 크면 과감히 버려라 [월간 복음과상황 2008년 4월호]

[210호 과학칼럼 복음과상황 2008년 4월호] 배보다 배꼽이 크면 과감히 버려라 우종학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바바라, 천문학 박사) 최근 어느 신문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국내 대학들이 특허를 내서 얻은 이익 보다, 특허를 내고 유지하는 데 들어간 비용이 더 많다는 내용이었다. 수익을 기대하고 특허를 내는 것이 당연한데, 투자한 것도 건지지 못했단다. 특허 숫자를 실적의 기준으로 삼다보니, 경제적 가치가 없는 기술을 갖고도 무조건 특허를 내는 데 급급했기에 이런 현상이 벌어졌다. 결국 배보다 배꼽이 큰 국가적 손실이다. 이런 예는 그리 드물지 않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도 그런 예가 아닐까? 운송, 관광 등등 여러 그럴듯한 논리가 제시되지만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도대체 왜 이 사업을 해야 하는지 이해가..

고지론과 코스타

고지론은 유학생활 중에 자주 논쟁거리가 된 이슈였다. 특히 청년학생 운동에서 고지론적 방향성을 갖는 것이 바람직한가하는 데에는 신랄한 비판이 따랐다. 물론, 고지론 자체가 폐기되어야 할 것은 아니다. 단순히 직업에 적용하는 일을 넘어선다면 고지론은 (그 영향력과 폐해와 더불어) 삶의 어디에서나 적용될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타와 고지론에 대한 다음의 글을 보니 아직도 코스타와 고지론에 대한 오해가 있나보다. 고지론, 코스타의 주홍 글씨인가 (권오진) 이제 다음달이면 2008년 코스타 여름수양회의 등록이 시작된다. 매년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코스타를 홍보하다 보면, “고지론을 주장하는 코스타에는 참가하기 싫다”는 반응을 접하곤 한다. 작 년에는 코스타에 강사로 참여했던 어떤 분이 자신의 교회 홈페이지에 코스타..

새 것과 헌 것

5년 가량 쓴 모니터가 맛이 갔다. 박사과정 중에 여름방학 동안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 장만했던 컴퓨터. 값싸게 마련한 컴퓨터, 모니터, 그리고 스피커까지 셋트로 배달되던 날의 즐거움이 기억난다. 교회에서 쓰지 않는 오래된 컴을 얻어서 그래도 3년 가량 썼던 것 같은데 새 컴퓨터로 업그레이드하는 그 때 기분은 무척 좋았던 듯. 요즈음 기준으로 보면 그때 구입한 XP가 깔린 컴퓨터는 느려터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웹서핑이나 한국드라마를 다운받는데 별 지장이 없다. 더군다나 나는 맥으로 전향한지 오래되었고 이 컴으로 주로 문서작업을 하는 아내는 별 불만이 없다. 그런데 얼마 전 부터 가끔씩 모니터가 불안정하더니 결국 얼마버티지 못하고 화면이 나가버리곤 한다. 벌써 수명이 다 된것일까. 내가 출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