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국민일보 2015. 2. 7


지구 나이 1만 년이라는 창조과학의 궤변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사슴을 보고 말이라 칭한다는 뜻의 사자성어 지록위마(指鹿爲馬)가 한국사회를 비유하는 말로 유행했다. 지록위마 현상은 올해도 계속된다. 연말정산으로 세금을 더 내는 국민은 증세없는 복지라는 말에 속은 느낌이다.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자원외교 성과 등 사실관계 문제와 더불어 자화자찬 일색이란다. ‘대통령의 자뻑이 더 적당한 제목이라는 비난도 거세다. 다른 시각을 제시한 책 ‘MB의 비용을 봐야 균형이 잡히겠다.

 


사슴을 말로 바꾸는 둔갑술은 정치가들만의 수완이 아니다. 원산지를 분간할 수 없는 소비자에게 중국산을 국산이라고 속이는 상술도 마찬가지다. 교회건물을 성전이라는 말로 업그레이드시켜 헌금을 걷는 교회는 또 어떤가? 어느 헬스장에 들렀더니 반값 할인 기간이 오늘 끝난단다. 내일은 또 다시 할인기간이 시작되리라 짐작된다.

 

말이라는 이름표를 긴 목에 걸고 있는 슬픔 사슴이 우리 사회에는 너무 많다. 대다수가 사슴을 말이라 부른면 그 단어가 사슴을 뜻하게 된다. 물론 이름이 바뀐다고 해도 사슴이 말이 될 수는 없다. 지록위마는 속임수일 뿐이다.

 

과학으로 방향을 돌려보자. 사슴이라는 것을 100퍼센트 확신할 수 있을까? 말과 닮았거나 말처럼 소리내고 행동하는 사슴도 있겠다. 유전자 검사는 정확하겠지만 보통 사슴과 좀 다른 유전자를 가진 사슴이라면 어떨까?

 

사슴처럼 생겼고 행동하고 소리를 낸다면 과학자들은 사슴이라 부른다. 충분한 증거가 있으면 그렇게 결론낸다는 말이다. 과학은 연역적으로 증명되는 수학과는 거리가 있다. 실험으로 결과가 재현되고, 100도에 물이 끓는 등의 단순한 현상은 입증된다. 하지만 자연현상을 이해하는 굵직한 체계인 과학이 완벽히 증명되지는 않는다.

 

경험적 증거들을 종합하는 귀납적 방식이 과학에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모든 증거가 깨끗하게 하나의 이론을 지지하지는 않을 때가 많다. 맞지 않는 데이타가 종종 발견되고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 이론이 수정되거나 폐기되는 과정이 과학이다. 과학은 자연이라는 실재에 점점 다가가는 하나의 근사라고 할 수 있다.

 

과학자들이 접하는 심각한 지록위마 현상은 지구나이가 만 년 이라고 주장하는 창조과학자들의 궤변이다. 지구가 매우 오래되었다는 지질학, 천문학의 과학적 증거는 압도적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창조과학을 위한 곳이 아니듯, 창조과학은 과학이 아니다. 창조과학자들은 지구나이가 만년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과학적 증거를 내놓지 못한다. 반면 지구가 매우 오래되었다면 설명하기 어려운 데이타를 찾아내어 흠집내기에 열중한다. 하지만 반증처럼 보이는 데이타를 과학자들이 연구하면 바른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말처럼 보이는 구석이 있어도 결국 사슴이다.

 

하지만 어느 수준까지 말인지 사슴인지 구별해야 할까? 압도적 증거가 있어도 계속해야 할까? 기존의 과학을 뒤집는데 혈안이 된 과학자들은 해결되지 않은 문제라면 당장 뛰어든다. 그러나 천동설을 입증하려는 과학자가 없듯이, 지구연대 문제는 더이상 과학의 이슈가 아니다.

 

오십 평생을 살았지만 지구의 움직임을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다며 지동설이 틀렸다고 주장한다면, 과학자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지구나이 만년이라는 주장은 거의 천동설 수준이다. 그 주장이 맞다면 지질학과 천문학, 그리고 물리학을 거의 통째로 뒤집어야 한다. 멀리서 보면 사슴은 말과 비슷하기라도 하다. 창조과학자의 궤변 앞에서 지록위마는 애교로 봐 주고 싶은 심정이다.

 

해당 분야 전문가도 아닌 창조과학자들이 교회 회중 앞에서 그런 주장을 펴다보니 매우 심각한 정보의 불균형이 발생했다. 지구나이 만년이라는 창조과학과 지구연대가 매우 오래되었다는 지질학이 마치 경쟁이라도 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개신교인들은 부지기수다.

 

지구연대가 오래되었다는 과학이 신앙과 모순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 과학사를 보면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의 창조를 이해하기 위해 자연을 연구했고 근대과학의 성립에 이바지했다. 신의 일반계시인 자연이라는 책에는 46억년 지구역사와 138억년 우주역사가 멋지게 펼쳐진다. 과학시대 이전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다채롭고 위대한 신의 창조역사가 자연에 담겨있다.

 

창조과학은 자연에 드러나는 창조주의 위대함을 송두리째 왜곡하는 심각한 신학적 문제를 안고 있다. 지구가 젊다는 궤변으로 지성인들이 복음에 귀를 닫게 만들고 청소년들이 과학때문에 신앙을 버리게 될지도 모르는 쓴뿌리를 심는다. 복음의 진보를 원한다면, 지구나이 1만년이라는 창조과학의 궤변은 멈추어야 한다.


Posted by 별아저씨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별아저씨 2015.02.07 22: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근, 창조과학의 주장에 오도되어서 과학에 반감을 갖는 분들과 댓글을 통해 이야기를 해보면 과학이 틀렸다는 반증을 제시하곤 합니다. 그 반증들 자세히 보면 조작된 증거, 개념에 대한 몰이해, 폐기되어 창조과학자들도 제발 더이상 쓰지 말라고 한 내용들이 많습니다. 물론 과학자들이 아직 잘 분석해 주지 않는 것들도 있지요.

    오늘 국민일보의 칼럼에 쓴 내용에는 이 점을 짚었습니다. 누군가는 계속 반증처럼 보이는 것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죠. 노력하면 지동설이 틀린 듯 보이는 증거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문제는 언제까지 어디까지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답해 주어야 하는가입니다.

  2. 아침112 2015.02.12 21: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언젠가 같은 신앙인들을 집에 초대한적이 있었는데 한분이 집에 꽂혀있는 과학철학책을 보더니
    '아 이거이거 완전히 극진보시네'.. 이러더라구요..

    그 뉘앙스라는게 대충 짐작이 되기에 웃고말았습니다만.. 기독교의 분위기라는것에는 좋은 것들도 많지만 이렇게 꽉 막혀서 사람을 답답하게 느끼게하는 면도 많은것 같습니다..

    반기독교서적도 아닌 그냥 과학책을 보면서도 기독교에 위해가 갈 수 있지 않을까 우려하는 그 지나친 신앙심은 도킨스같은 양반들이 과학의 이름으로 기독교를 공격하면서 더 방어적이 되는것 같아서 안타깝기도 하고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저 자신도 어린 시절에 진화론을 배우면서 기독교신앙이 다 허구였구나 하는 혼란을 경험해보았기에 저런 꽉막힌 행동들이 나름으로는 신앙의 숨구멍을 유지하는 방식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한국교회의 교인들이 그런 답답한 방식을 벗어나려면 그 사고가 얼마나 터무니없는가를 통렬하게 지적하는 방식도 필요하지만 그런 답답한 방식을 탈피해도 여전히 기독교신앙이 숨쉴 수 있는 타당한 관점과 지평이 단단하게 존재한다는걸 보여주는 과정이 꼭 필요할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선 선생님같은 분들의 노력이 너무 소중한것 같아요. 언제나 이 홈피를 통해서 좋은 책들과 관점들을 배우고 있는데 교회에서는 더욱 이런 소중한 노력들을 잘 활용할 수 있게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3. 진짜루 2015.03.04 19: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연히 우교수님의 이름을 듣고 들어왔습니다.

    나는 젊은 지구를 믿는 사람인데요 , 교수님은 오래된 지구가 과학적으로 이미 인증되어 있다고 하시네요
    연대 측정에 관해서 전공자가 아니라서 깊은 내용은 잘 모릅니다.
    그런데 어떤 책에서 c14 측정에 관한 내용을 읽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창조론자가 아니었고 , 제목도 가물가물합니다.
    그 내용을 보니 기본적인 내용 외에 c14의 측정은 보정되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오염이라든가, 이러저러한 이유로 말입니다.
    그래서 국제적으로 보정을 한 연대표가 만들어졌다고 하더군요
    그려면서 하는 말이 정확한 연대를 찾기가 힘들다... 라고 하더군요
    같은 값으로 2~3개의 연대가 나온다고 하기도 합니다.

    절대적인 기준이라고 주장되는 동위원소법이 이러저러한 이유로 보정이 되어야 한다는게 좀 이상하더군요
    다른 측정법은 어떤가요?
    100% 신뢰가 되는건가요?
    한번에 정확한 측정이 가능한가요?
    혹시 여러번 측정해서 평균을 낸다던가 하는 그런 것은 아닌가요?
    (평균이나 다른 원소로 측정한 값과 비교한다면 신뢰성이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론은 미분 방정식 같은 걸로 깔끔한 것 같은데 한편으로 연대측정에 대한 의문이 있고
    그래서 젊은 연대를 지지하는 편입니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오차 , 혹은 측정 오류, 오염 같은 것은 어떤 기준으로 판정되는지 , 궁금합니다.



    • 별아저씨 2015.03.04 20: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연대측정법은 지질학 뿐만 아니라 자원탐사나 다른 목적으로 많이 쓰입니다. 과학이 그리 만만하지가 않지요. 뭐 한번 측정하고 말까요? 과학자들이 맨날 하는 일이 측정과 보정입니다. 오염처리 당연히 중요하지요. 과학은 이론 뿐만 아니라 실험이 중요합니다. 측정은 실험과 관련된 것이죠.

      연대측정법이 틀려서 지구나이 1만년이라고 연구결과를 내면 노벨상은 물론 과학혁명이 일어납니다.

    • 별아저씨 2015.03.04 20: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기 소개했으니 이 책을 읽어 보세요. 이 책 아니라 일반지질학 책 같은 것을 보시면 됩니다.

      http://solarcosmos.tistory.com/706

  4. 진짜루 2015.03.04 2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5. 2015.03.31 16: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6. 2015.04.13 18: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7. 이름 2015.08.20 17: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8. 성도 2017.01.27 13: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eXTReMe Trac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