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페이스북, 판도라의 상자에 들어가다

별아저씨의집 2013. 7. 27. 13:28


그동안 거부하던 페이스북의 세계가 갑자기 들어가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굴러가던 한국의 삶의 자리를 떠나 미국에 연구년으로 나온 지난 반 년 동안, 


아마도 조금씩 사람이 고팠는지도 모르겠다. 



페북을 시작한지 며칠 안되어서 그런지 갑자기 쏟아지는 사람들의 정보의 홍수에 약간의 현기증이 난다.  


초짜로서 몇가지 인상을 정리해 본다면, 


1. 소위 '페친'을 맺음으로써 새로운 사람들, 그것도 잘 통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사귀게 되고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나의 우주는 그렇게 넓어진다.


2. 짧게는 수 년, 길게는 이십 년 씩 세월의 계곡을 넘어서 잊혀져 있던 옛 사람들의 현재 모습을 갑자기 마주하는 일은, 인생이라는 이야기가 흐른 새로워진 모습들을 발견하는 흥분과 더불어, 좋든 나쁘든 변한 모습들이 던지는 낯설음을 마주하게 한다.   


3. 기억이 가물가물한 사람들에 대한 모종의 미안함과 그 사람들과 함께했던 컨텍스트에 대한 궁금함이 뒤섞여 묘하게 내 인생을 돌아보게 한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잊혀져 갈 인생들이다. 이 인생의 값진 일은 무엇인가? 


4. 페북에서 아직 찾지못한, 아니 페북을 안 할지도 모르는 그러나 내 기억 속에 생생한 사람들이 궁금하다. 그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