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오는 황금연휴랍니다.
'공휴일에는 책을 읽는다.' 어릴 적 버릇을 되살려 책 한권을 읽습니다.
연휴의 시작, 주말 저녁에 벌써 해치워 버렸습니다.
골라 쥔 책은 '리비트의 별' 입니다.
조지 존슨이라는 뉴욕 타임즈의 저널리스트가 2005년에 낸 책이고 서울대 화학부의 김희준 교수님이 2011년에 번역을 하셨습니다. 저희 과의 이명균 교수님이 감수를 하셨네요.
이 책은 서울대 교양과목 중에서 '자연과학명저'라는 과목을 공동으로 가르친 기회에 알게 되었습니다. 여섯 분의 자연대 교수님들이 함께 자연과학의 각 분야를 두 주씩 맡고 각 분야의 책을 읽고 토론하는 수업이었지요. 그때 김희준 선생님이 선택한 책이어서 궁금했던 책입니다.
그런데 한편 얼마 전부터 서울대청소년센터에서 한학기에 한번씩 강의를 하면서 이 책이 추천도서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쓴 블랙홀 교향곡도 추천도서이더군요 (흠흠~).
한번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드디어 기회가 왔습니다.
저녁을 먹고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을 들으며 책을 읽었습니다.
책은 헨리에다 리비트라는 여성의 삶을 소재로 삼고 있습니다. 하바드 천문대에서 별을 연구했던 사람입니다. 그녀를 중심으로 20세기 천문학의 문을 연 외부은하 논쟁과 그 뒤를 이은 우주 팽창의 발견 등이 펼쳐지면서 그 밑바탕이 되었던 거리측정 이야기가 흥미롭게 진행됩니다.
리비트는 세페이드 변광성이라고 하는 거리측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밝기가 변하는 별의 주기와 광도 관계를 찾아낸 여성이었습니다.
앞부분은 조금 지루한 전기적 얘기도 있지만 천문학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를 흥미롭게 전개한 책입니다. 과학에 소외되어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이도 하고 관측의 힘이나 우주관의 변화를 흥미진진하게 보여주는 천문학사이기도 합니다.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고 어른들에게도 재미있는 책이 되겠습니다. 다음학기부터는 교양과목 추천 도서로 사용해야 겠군요.
자, 일독들 해 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