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허블 우주망원경의 시간을 얻어라

별아저씨의집 2012. 2. 23. 00:58

보통 HST라고 불리는 허블 우주 망원경 (Hubble Space Telescope)을 사용하기 위해서 전세계의 관측천문학자들이 연구계획서를 냅니다. 매년 공고가 나고 올해는 Cycle 20, 즉  20번째가 됩니다.

미국 시간으로 내일 금요일이 연구제안서 마감일입니다.  그동안 준비한 프로포잘을 오늘 접수했고 마감 시간까지 수정할 수 있으니까 혹시 오류가 있는지 살펴보고  확정하려고 합니다.

몇년 전에 서비스 미션 4라고 해서 우주왕복선을 타고 나간 우주인들이 우주유영을 하면서 허블 망원경의 고장나고 오래된 카메라나 분광기들을 교체 수리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래서 허블은 지난 20년 역사에서 최강의 시절을 맞게 되었다고도 하지요.

이번에 사용하는 기기는 STIS (Space Telescope Imaging Spectrograph)라고 불리는 분광기입니다. 자외선에서부터 가시광까지 분광 관측이 가능한 것이지요.  STIS도 지난 서비스 미션에서 수리가 되어 성능을 잘 발휘하고 있답니다.

현재 자외선 쪽에서 분광을 할 수 있는 기기는 허블우주망원경이 유일하고 COS 라고 불리는 분광기가 주력이지요. 저희팀은 자외선과 가시광 분광을 함께 해야해서 STIS를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연구내용을 간단히 얘기하면 탄소가 내는 방출선을 이용해서 블랙홀 주변에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가스의 속도를 재고 그것으로부터 블랙홀의 질량을 재는 것이 주 아이디어입니다. 초기우주에 있는 블랙홀 질량 측정에 많이 쓰이는 방법인데 현재우주에 있는 블랙홀들을 사용해서 정확한 측정법을 유도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허블우주망원경은 워낙 경쟁이 심하고 허블의 1시간은 보통 지상의 10미터급  망원경의 1시간보다 훨씬 얻기 어렵다고들 하지요. 작년에 냈던 프로포잘이 거의 승인되어서 3개의 타겟이 관측 승인이 났었는데 최종적으로 시간을 할당받지 못했습니다. 아쉬움이 짙게 남았지요. 올해는 꼭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프로포잘 마감 시기에는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3월 중순 경에 엑스선 우주망원경인 찬드라의 마감일 까지는 스트레스에 시달릴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