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국립과천과학관에서 강의를 하고...

별아저씨의집 2010. 10. 23. 23:17
1박2일로 과학캠프를 진행하는 국립과학관 프로그램에 강의를 부탁받았다. 

중고생들이 1박 캠프로 들어와서 과학선생님들과 실험도 하고 대학교수들을 통해 다방면의 과학강의를 듣는 프로그램이란다.

천문학 분야의 강의를 맡아서 '블랙홀과 우주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두시간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4반을 묶어서 80명 정도되는 학생들이여서 조금 숫자가 많았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

고등학생이 대부분이었고 중학생 약간, 그리고 서너명의 초등학생들도 있었다. 처음에 서먹서먹함을 깨고 친근감을 갖게 하기 위해 몇가지 질문을 했는데 엄마가 보내서 온 학생은 한 명도 없었고 다들 스스로 원해서 온 학생들이란다. 흠... 훌륭한 학생들이다. 물론 쑥쓰러워 손 들지 않은 학생들도 있었겠지...

그러고보니,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는 것이 처음이다. 천문학은 이미지로 승부하는 학문이라 중간중간에 멋진 사진들과 컴퓨터 시물레이션 동영상들을 보여주었고, 우주의 팽창, 빅뱅우주론, 암흑물질, 블랙홀등을 설명하면서 전체적인 우주 역사의 그림을 그렸다. 

몇몇, 조는 학생들을 빼고는 대부분 아이들이 열심히 들어서 놀랐다. 그런데 자주자주 질문 시간을 주어도 별로 질문하는 학생들이 없어서 아쉬웠다. 한국교육의 특성상 자유롭게 손들고 질문하는 것이 여전히 쑥쓰러운가 보다. 

학생들이 내는 우와~ 하는 소리를 듣거나 반짝반짝거리는 눈빛을 보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끝나고 반 별로 간단히 사진을 찍는데 앞으로 나온 학생들이 옆으로 지나가면서 슬쩍 말한다. 교수님 너무 멋지단다, 얼굴도 마주 못 쳐다보면서. ^^ 어떤 여학생들은 악수도 해 달란다. ㅋㅋ. 귀여운 아이들... 

대학생들보다는 양방의 소통 능력이 떨어지긴 하지만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이제 조금씩 고등학생들에게도 관심이 가기 시작하는 건가.

두시간 기를 품어냈더니, 무척 지치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