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연대 캠퍼스에 다녀왔다.
마침 이번 주가 축제기간이라 백양로에는 장터가 들어서 있고 5월의 캠퍼스는 젊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봄, 대학, 축제, 젊음, 뭐 그런 것들 속에 어울리기에는 나는 한물간 세대가 아닌가 싶다. ^^ 그래도 스쳐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아주 잠시 기억 속의 들뜸을 맛본다.
전체모임에 가서 과학과 신앙에 관한 강의를 했다. 내가 캠퍼스에서 IVF를 하던 때보다는 훨씬 작은 규모였지만 그래도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서 열심히 듣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과학과 신앙에 관한 강의를 할수록 내용이 조금씩 보완되고 양이 많아져서 한 2시간 정도는 해야 어느 정도 하나의 스토리를 전할 수 있는데 1시간15분 정도 강의를 하고 20정도 질문을 받았다. 시간이 조금 아쉬웠지만 더 길게하면 돌이 날아올 수 있으므로 약속한 시간을 지키고, 끝나고 나서 몇몇 학생들과도 대화를 나누었다.
대학생들, 특히 IVF 후배들을 보니 여러모로 안쓰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뭔가 해주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88만원 세대, 스펙 쌓기에 경황이 없는 세대, 그리고 젊음의 유혹이 많은 시기에 하나님 나라라는 잡히지 않는 꿈과 이상을 좇는 그들은 20년 전 나의 모습이기 하다.
과학과 신앙의 주제도 그렇지만 삶의 전반에 걸쳐 롤모델을 찾지 못하는 젊은 크리스쳔 대학생들이 무척 안쓰럽다. 그리고 그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롤모델의 역할도 무척이나 당황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