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것

별아저씨의집 2009. 4. 9. 12:05
긴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나리타 공항에서 쉬고 있습니다. 운동화에 운동복차림이라 서울사람들 기준으로는 제 모습이 민망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울서 도쿄까지 일반석이 만석이라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 받았는데 더 민망할지도 모릅니다. 옷차림이 별로면 받는 서비스 수준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흔히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아무리 형편없는 옷차림이라도 비즈니스 좌석에 앉으니 서비스가 좋더군요. 

거지와 왕자가 서로의 옷차림을 맞바꾼 얘기가 생각납니다. 거지로 옷차림을 바꾼 왕자는 사람들의 무시하는 눈초리가 사실 하나도 부담스럽지 않았겠지요. 반면 왕자로 옷차림을 바꾼 거지는 사람들의 우러러보는 시각이 무척이나 불안하고 부담스러웠을 겁니다. 

보이는 나와 실재의 나는 비슷한 면도 다른 면도 있겠지만, 내가 사랑하는 가치, 내가 살고 싶은 삶, 그리고 나의 꿈과 소망이 정말 나라는 존재를 만들어주는 것이라면, 나는 보이는 것들 보다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기억하며 살아야 합니다.